잔기술 공유 플랫폼 탈잉에 튜터로 등록되고 나서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수업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수업 요청이 들어와도 날짜와 장소 그리고 시간대를 맞추다 보면 3인 이상 수업을 진행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보통 1:1 또는 1:2 수업을 진행했다.
탈잉과 크몽 그리고 개인적인 의뢰로 12월부터 만난 수강생들은 다음과 같다. 대기업 사원, 청년사업가, 대학원 박사과정, 초등학교 선생님, 대학교수님, 19년 차 강사, IT 회사 직장인, 해외연수 준비생, 대학생,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무역회사 대리, 1인 사업가, 은퇴한 중년부부, 부동산 사장님 등 정말 다양했다.
작업치료사인 나는 대부분 재활분야의 의료인과 관계가 맺고 살고 있다. 직장 밖으로 나가도 이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강의 주제가 일반 대중들에게 닿을 수 있는 주제다 보니 자연스레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즐거움은 내가 강의를 지속하는 작은 이유가 되었다.
6개월 동안 강의를 해 오면서 나는 성장했다. 강의를 거듭하면서 내가 사용하면서 느낀 디지털 도구와 아날로그 도구의 장단점을 강의에 녹여낼 수 있었고 이는 당연히 정보관리 기록관리라는 주제의 강의를 더 탄탄하게 해 주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다양한 고민거리와 질문이 던져졌고 질문 대한 응답을 하면서 새롭게 정리되는 내용들과 자료들은 이어지는 강의에 요긴한 자료가 되곤 했다.
올해로 작업치료사 11년 차다. 나름 열심히 내 일을 해왔고 감사하게도 5년 차 이상부터는 간간히 외부에서 강의비를 받으면서 강의할 기회들이 있어왔다. 경험자는 알겠지만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의 차이가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
에버노트를 11년부터 8년 정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나름의 방식으로 사용해왔었다. 하지만 강의의 형태로 내용을 준비하고 실제 강의를 한 6개월 동안 훨씬 더 체계적인 정리도 가능했고 밀도 있게 성장했음을 느낀다.
가르치면 배우는 방식이 가장 성장을 가속화시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강의 흡수력이 좋은 수강생에게는 '1년 뒤에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사용해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에버노트에 기록된 내용을 보니 월평균 30-40만 원 정도의 월급 외 수입이 발생했다. 월급쟁이들은 항상 '조금 더'를 꿈꾼다. 나도 마찬가지 었다. 17-18년도에 에버노트 강의를 직장 내에서 네 차례 재능기부 형태로 진행했었고 나름 나쁘지 않은 피드백을 받았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내가 아는 이 정도 내용이 일반 대중들에게 공유될 가치가 있고 또 돈이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불과 6개월 전 만해도 그랬다.
이 변화로 크게 기억나는 경험은 3월에 이사 후 고양 이케아에서 100만 원어치 가구들을 구매할 때 망설임이 없었던 것, 장모님 회갑 때 큰 거 한 장을 넉넉한 마음으로 드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쇼핑 때에 고민의 시간이 많이 줄었고 아이들 구매 요구에도 좀 더 유연해졌다.
전공 외 강의를 추가로 스케줄에 집어넣다 보니 평일에도 주말에도 사실 더 바빠졌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과 남편으로서 아내의 옆 자리를 지켜주는데 써야 할 시간이 줄어들었다. 내게 맡겨진 주된 치료와 관련된 일에 집중도가 살짝 떨어지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기회비용이라고 했던가. 분명 얻는 게 있다면 잃거나 버려야 하는 일이 함께 따라오는 것 같다. 이 또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우선순위를 적어놓고 다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