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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업공방 디렉터 Oct 09. 2020

[책 리뷰] 공부머리 독서법

생각하는 하는 느린 이야기책 독서


고등학교 입학 평준화가 되기 전에 지역에서 공부 좀 한다는 친구들이 모인 학교에 거의 마지막 등수로 들어갔어요. 이 책 덕분에 그 시절 제가 기울인 공부 노력에 비해 성적이 오르지 않았던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되었어요.(너무 늦었죠ㅋㅋ)


고3 때 제 짝꿍은 별명을 '엘리트'로 불러줄 정도로 공부도 운동도 잘하는 반에서 1, 2등을 다투는 친구였어요. (웃기지만 저는 엘리트와 짝꿍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했어요ㅎㅎ) '엘리트' 짝꿍은 수학 문제를 풀 때 학원쟁이 친구들에 비하면 현란하고 다양한 수학 풀이를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항상 다량의 문제 풀이보다는 개념을 이해하는데 시간을 썼고 개념을 이해하고서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어떤 문제를 갖다 줘도 해결하곤 했어요. 그때마다 저를 포함한 학원 쟁이 친구들도 놀라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러니 '엘리트' 별명까지 얻었겠죠. 


엘리트 친구는 쉬는 시간에 놀기도 했지만 책(제 기억엔 소설책)도 가까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랬구나... 이 책 저자가 하는 말이 과거 '엘리트' 짝꿍을 지켜본 경험을 비추어 더 공감이 되었어요. 


저자가 소개하는 이야기책으로 공부머리를 만든 친구들과 공부머리 없이 학원에서 테그닉만 배워 성적을 유지한 학원쟁이 친구들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노력만 엄청 해댔던 저의 이야기를 반추해보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저는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정말 놀기만 하다가 중3 때 딱 1년 바짝 정신 차리고 공부했던 케이스예요. 급히 올린 내신 성적으로 학교마다 반에서 5등 안에 드는 친구들 사이에 꼽사리도 들어갔으니 어찌보면 저에게 고등학교 3년은 '공부머리'의 유무에 따른 학습 능력 차이를 절절히 느끼는 시간이었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이 책은 '책은 도끼다'의 학습 편이라고 할까요?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책은 도끼다에서 박웅현 님이 본인은 다독하지 않고 '문장을 꾹꾹 눌러 읽는다'라고 했는데요. 모든 학습의 토대가 되는 독해 능력은 이야기 책의 문장을 꾹꾹 눌러 읽는 정독과 반복 독서를 통해 형성된다는 것이 공부머리 독서법 이 책의 요약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많은 것을 배워내야 하는 우리와 또 우리 아이들의 현실에 브레이크를 걸도록 조언하는 것 같아요. 공부머리 독서법이라는 주제로 말이죠! ^^


공유하고 싶은 책의 문장이 많은데 4장 이야기책도 싫다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할까? 에서 부록으로 실린 <독서 지도할 때 명심해야 할 7가지>를 소개하고 글을 정리할게요. 


<독서 지도할 때 명심해야 할 7가지>

1. 재미있는 독서가 좋은 독서다. 

2. 독서시간을 정해 매일 읽는다. 

3. 지식도서를 강요하지 않는다. 

4. 일주일에 한 번은 도서관이나 서점에 간다. 

5.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늦게 접할수록 좋다. 

6. 학습만화는 금물이다. 

7. 천천히, 많이 생각하며 읽을수록 똑똑해진다. 


1번, 2번, 4번, 5번, 7번은 당연하게 생각되어 동의가 되실 것 같고, 3번, 6번은 '아니 왜?' 그런 생각이 드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식도서 부분은 이 책의 뒷부분에서 '제대로' 읽으면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공부머리'가 형성되지 않아 독해 능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지식 독서를 요구받으면 독서 자체를 거부하게 된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독서는 공부머리를 끌어올리는 최상의 공부입니다. 하지만 독서를 지식의 축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순간 독서 지도는 실패하고 맙니다. 아이의 머릿속에 지식을 집어넣겠다는 욕심을 내려놓으세요. 독서 지도의 출발점은 독서를 ‘즐거운 놀이’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경험’을 거듭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부모님들이 학습만화를 아이들에게 권하게 됩니다. 사실 학습만화를 읽는 아이의 모습이 독서를 하는 것 같아 부모에게 위안이 될지 모르지만 아이의 공부머리(독해능력 향상)를 만드는 데는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아이의 독서 인생이 끝났다고까지 이야기합니다. 


학습만화는 얄팍한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모르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다 안다는 오만함이 아이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됐다는 것은 호기심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호기심이 사라지면 지식도서를 찾을 일도 사라지죠. 호기심이 사라지고, 글자를 읽기 힘들게 됐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아이의 독서 인생이 끝났다는 것을 뜻합니다. 


유아 때부터 중학교 대학입시에 이르는 시기에 따른 독서지도 방법을 정말 상세하게 다룬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녀의 연령대에 따라 그리고 현재 독해 능력(공부머리)을 평가해 본 후 저자의 처방을 천천히 따라가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좋은 조언과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되어도 내가 사는 세상으로 가져와 적용하는 것은 그 사이 갭이 있음을 느낍니다. 해오던 방식 이면에 존재하는 기존의 사고방식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방향이 맞다고 동의가 된 이상 더 미루지 않고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사고방식이 깨지는 불편함이 있더라도 노력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적용해 본 뒷 이야기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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