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제목을 이긴 책
8/27(목) 1장 '믿음'을 시작으로 11/3 11장 '죽음과 종말'에 이르기까지 총 11주 동안 믿음 수업 책을 함께 읽고 나누었다. 개인이 아닌 부부 모임으로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즐겁고 유익했고 그래서 더 감사한 시간이었다.
먼저 출간된 저서들과 sns에서 보인 저자 목사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던 터라 책이 출간되자마자 구매해 혼자 후루룩 읽었고 독서 모임 덕분에 재독 하면서 문장 하나하나 담긴 독자를 향한 저자의 진심과 만날 수 있었고 토론 문제를 멤버들과 답해 보면서 내용 이해에도 도움이 되었다.
(참고로 텍스트의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는 게 독서 모임 나눔에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모임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토론 문제', '확인 질문' 이 포함된 책을 선호합니다. )
이 책만의 특징 하나를 꼽자면 모든 챕터 서두에 유명한(?) 예술가들의 글과 시 그림 등 문학작품을 소개하는데 책을 흥미롭게 읽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문학작품을 읽어 내는 저자의 안목에 감탄했고 해당 쳅터의 중심 주제로 독자를 데려다주는 안내자 역할을 해주었다. (문학에 대한 관심도 생긴 것은 덤이다)
*아래 책의 장별 요약이 길고 지루하다면 마지막으로 넘어가서 후기 읽기를 마무리해도 좋다.
책의 내용을 간략이 요약해보면,
1장에서 믿음을 그리스도인의 인식 수단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영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을 받아 새로운 인식 수단을 갖게 되어 은혜로 주신 것들을 알게 된다.
2장에서 '성경'을 시대와 장소를 떠나 만고불변의 유일한 법칙이기에 신자는 성경을 통해 사색하고 성경이 가는 만큼 가고, 멈추는 곳에 멈추어야 한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느니라"는 로마서 말씀에 근거하여 불신자도 믿음을 선물로 받기 위해서는 '성경'을 배워야 한다. 이어지는 쳅터는 성경이 말하는 핵심 주제를 논리적 순서에 맞게 이어간다.
3장에서 '창조'를 다루는데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했다.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교만할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을 주신 하나님을 인해 겸손해하며 그 능력으로 하나님과 사람을 섬겨야 한다
라고 조언한다.
4장에서 '섭리'를 주제로 창조하신 것을 책임지시는 하나님을 소개한다. 특별히 북이스라엘 아합 왕이 '무심코 날아간 화살'로 예언대로 죽임을 당하는 사건을 조명한다.
우리가 인생에서 우연이라고 하는 것들은 사람에게는 우연이고, 하나님에게는 필연이다.
각 사람이 자신의 생각과 행동으로 자유롭게 살 때에 하나님은 이들의 자유를 존중하시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뜻대로 이끄신다
라고 말하며 인간의 작음과 하나님의 크심을 알고 어떤 어려운 상황도 하나님을 믿고 견디고 버티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5장에서 '죄'를 다루면서 앞에서 말한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 가운데 보호를 받으며 살았던 인생에게 비참의 삶과 죽음이 스며들었다고 말한다.
죄란 사람이 자신을 만드신 하나님을 창조자와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즉, 자신의 존재와 능력을 스스로 가졌고 스스로 옮게 인식하고 행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어긋나 버린 인간은 이 땅에 사는 동안 여러 모양의 비참을 경험하고 그 마지막은 기다리는 것은 늙음과 병과 죽음이라고 한다.
전적으로 부패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소견에 따라 지혜롭고 행복하게 산다고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비참한 삶을 살다가 어느덧 늙고 병들어 허무하게 죽는다.
6장에서 드디어 죄의 근본적 해결자로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한다.
인간의 죄와 비참은 '죄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가능한데 이는 하나님으로서 사람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실 수 있다고 말하며 예수님이 왜 근본적인 해결자가 되실 수 있는지 탄생과 생애, 십자가에 죽으심 그리고 부활을 자세히 다루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게 되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는 나음을 받는다. 우리의 모든 비참함과 늙음과 죽음이라는 죄악의 결과물을 그가 담당하신 것이다. 그는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했다
7장에서 그리스도가 마련해 놓으신 구원을 적용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사역을 소개한다.
성령께서는 그리스도가 획득하신 공로를 역사 속에서 각 신자에게 적용하시며 실현하시어 신자로 자신이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같이 못 박히고 죽고 부활하고 하나님 우편에 앉음을 알게 하시고 누리게 하신다.
오직 성령으로 충만한 자만이 그 부패한 마음이 하나님의 거룩함과 사랑으로 회복되어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공동체를 위하여 행하게 된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지정의로 진선미를 지속적으로 최대한으로 누린다는 것이고, 자연의 웅장함과 사계절의 변화와 아름다움을 즐긴다는 것이고, 각자 자신의 개성을 가진 사람들과 그 개성을 즐거워하며 기쁘게 교제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있는 기쁨과 즐거움을 구석구석 발견하여 최대한 누리는 자가 된다는 것이다!
8장에서 '칭의와 성화' 주제를 다루면서 성령께서 구원의 적용을 어떤 방식으로 구체적으로 이루시는 설명 한다.
성령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으로 얻은 영생과 구원이 신자에게 전달되게 하시고, 이 놀라운 사실을 신자로 알게 하신다. 예수님과 신자가 하나로 연합될 때에 성령께서 성자가 획득하신 영생과 구원을 신자에게 적용되게 하시는 것이다. 바로 이 적용을 통해 그리스도의 의로움이 신자에게 전가된다
이때 "믿음은 그리스도께서 획득하신 의를 신자에게 전가하실 때 성경께서 사용하시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가 죄인에서 의인으로 신분이 바뀌었지만 실제 수준이 의인이라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하면서 죄에 대해서 점점 더 죽고, 의에 있어서 점점 더 살아갈 수 있도록 성령 하나님은 성화로 신자를 이끄신다고 말한다.
이신칭의을 믿는다는 것은 죄를 싫어하고 의를 사랑해서 성화의 길을 자연히 걷는 것인데, 이것을 오해하여 죄를 마음 놓고 짓는 데 사용하는값싼
복음을 비판하고
칭의는 성화와 구별되지 절대로 분리되지 않는다. 칭의를 올바로 이해하는 자는 성화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성화의 길을 옳게 걸어가는 성도는 진리에 대한 분별력과 사랑의 실천력이 갈수록 성장하기 마련이고, 사회로부터 칭송을 받기 마련이다
라고 성화의 삶을 사는 신자를 북돋는다.
여기까지 하면 마지막 챕터인 '죽음과 종말' 또는 '교회'를 다룰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9장에서 '용서'를 10장에서 '기도'를 다루는 게 신선했다. 그러나 내용을 들어가 보면 저자의 의도를 금세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살다 보면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연약한 죄인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용서할 줄 알아야 하는데 진정한 용서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큰 게 용서받은 자'인 줄 아는 사람만이 가능하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근거를 이야기한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이 모든 빚을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탕감해 주셨다. 이유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사랑한 이유뿐이다. 다른 이유가 없다.
만약 신자라는 자가 타인의 죄를 용서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큰지, 이 큰 죄가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로 용서되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즉 용서의 삶은 성화의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의 참모습이며 원수를 용서할 때 하나님의 사랑에 풍덩 빠져 모든 감정을 녹이며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10장 용서와 더부어 '기도'는 성화의 삶을 살아가는 신자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어떻게 기도하는 것이 신자의 기도인지 이방인의 기도를 예로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창조자와 섭리 자이신 하나님은 무엇이 신자에게 필요한지를 구하기 전에 아시고, 어떻게 공급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과 때인지를 아신다. 그러므로 구하지 않는 것까지 응답받는 기도는 자신의 필요을 상세히 반복하여 하나님께 아뢰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이다.
참된 기도는 얼마나 기도하는 시간이 많으냐에 달려 있지 않고, 얼마나 하나님을 올바로 알고 믿느냐에 달려 있다. 기도는 하나님과 신자의 관계가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임을 아는 데 달려 있고, 그 하나님께서 신자에게 응답하시지 못해 안달이 나있음을 아는 데 달려 있고, 먼저 하나님 말씀대로 삶을 꾸려나감으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데 달려 있다.
11장에서 죽음과 종말을 주제로 이 땅에서의 삶이 아무리 잘 살았다 해도 끝은 허무와 무의미 밖에 없음을 역설하면서 오직 부활과 영생만이 이 허무의 늪에서 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부활과 영생과 새것이 없는 인생은 바람을 잡으려는 헛된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신자에게 죽음은 불행이 아니라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는 자유를 의미하고, 이보다 더 좋은 것들을 누리는 자유를 의미한다"
주변에서 죽는 자를 볼 때마다 죽음의 권세가 얼마나 큰가를 다시금 직시해야 하고, 이것을 깨뜨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능력과 사랑을 찬송해야 한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가까이하며 우리도 곧 이 땅의 장막을 벗을 줄 알고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하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저자 정요석 목사님의 교리문답 해설서 '삶을 읽다' 시리즈도 접해본 사람으로서 교리문답서 해설을 잘 요약해 놓은 느낌이다. 책을 만들고 홍보하기 위해서 눈에 들어오는 제목을 뽑아야 할 텐데 이 책은 '믿음 수업' 생각보다 너무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재독까지 하고서 생각해보니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 이야기하는 '참된 믿음' 은 확고한 지식과 굳은 신뢰라고 할 때 사도신경을 다루는 것처럼 이 '믿음 수업'이라는 책도 참된 믿음의 내용을 하나하나 다뤘던 것이다.
믿음의 내용을 한 주제로 풀어내기 위해 문학, 과학, 예술을 넘나들며 이어지는 해설은 교리적 관점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느끼게 해 준다. 교회를 처음 등록한 초신자든 오래 교회를 다녔던 직분자든 구분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해설이 재밌고 쉽고 문장이 간결하다고 해서 내용까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혼자 읽어도 좋지만 독서모임을 목적으로 함께 읽었으면 더욱 좋다.
아무쪼록 경건하게 살기를 힘쓰는 성도들이 이 책에 도움을 받아 하나님을 더욱 알고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