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에서 방울토마토 씨앗을 산 적이 있다.
작은 화분이랑 씨앗 한 봉지.
2천 원짜리 씨앗이었는데, 반신반의하면서 심어봤다.
과연 이게 자랄까 싶으면서.
며칠 뒤, 작은 화분 위로 초록색 싹이 하나 올라왔다.
그리고 또 하나, 또 하나.
그 작은 변화가 괜히 기분을 좋게 했다.
하루에 한 번쯤 화분을 들여다보게 됐다.
오늘은 얼마나 자랐을까.
잎이 조금 더 커졌을까.
작은 화분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이
생각보다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싹들이 서로 너무 가까이 붙어 있었다.
싹이 작았을 때는 잘 몰랐는데, 어느 정도 자라자 그제야 알게 됐다.
너무 가깝게 심어버렸다는 걸.
처음에는 귀여워 보였다.
작은 잎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어딘가 정답게 느껴졌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이상하게 더 자라지 않았다.
잎은 그대로인데
키도 멈춘 것 같았다.
며칠을 지켜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그제야 알았다.
이 작은 화분 안에
싹들이 자랄 공간이 부족하다는 걸.
결국 작은 싹들을 하나씩 옮겨 심었다.
조금 더 큰 화분에,
서로 간격을 두고 다시 심어줬다.
흙을 살짝 파고
싹을 조심스럽게 옮기면서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처음부터 조금만 더
여유를 두고 심어줬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다시 심어준 뒤
며칠이 지났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토마토는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
전보다 더 빠르게, 전보다 더 힘 있게.
잎이 조금씩 넓어지고
줄기도 위로 쭉 뻗어 올라갔다.
그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사람 사이도 비슷하구나.
너무 가까이 붙어 있으면
더 잘 돌보고 있는 것 같지만
오히려 서로 자랄 공간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조금 떨어져 있어야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속도로 자랄 수 있다는 걸.
그래서인지 요즘은
사람 사이에서도,
일과 나 사이에서도
조금의 간격을 남겨두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멀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건강하게 함께 있기 위해서.
자랄 수 있는 자리,
서로에게 조금의 여유를 남겨두는 간격도
분명 필요하다는 걸
그 작은 방울토마토들이 알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