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란애착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예전부터 알았던 건 아니고, 내가 이제까지 친구를 사귀는 방식을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인터넷에서 검사를 해보면서 알게 되었다. 혼란애착이란 양육자가 나를 떠났을 때나 다시 돌아왔을 때,
이를 일관성 없이 받아들이며 때론 두려워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부모에게 학대를 당했을 때 이런 애착관계가 형성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정도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혼란애착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부모와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운 아동은, 이 공식을 새로운 사람을 사귈때 사용하곤 한다.
나는 내 부모와 혼란한 애착관계를 맺었고, 결국 친구들과도 그런 관계를 맺어왔다.
분명히 친한 친구였던 것 같은데 갑자기 내 카톡에 답장을 하지 않는다거나,
나와 약속을 취소하려한다면 앞뒤 상황은 생각해보지 않고
'아 이 친구가 나에게서 마음이 떠났구나' 라는 생각으로 그 친구에 대한 마음을 굳게 닫아버리곤 했다.
지금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한참 연락이 잘 되던 친구가 연락을 받지 않는다거나,
내가 올린 스토리에 답장이 없다면 쉽게 불안해진다.
다음에 만날때 어떻게 대해야할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 된다.
그런 상황이 올 때마다 내가 항상 머릿속으로 되새겼던 말이 있다. '사람은 결국 혼자다.'
지금 연애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나는 친구나 동료들과 멀어지면 결국 혼자가 된다.
하지만 사람은 연애를 하든 하지 않든 결국 혼자다.
사람들이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면 강아지가 외로울까봐 새로운 강아지를 데려온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외로운 강아지가 두마리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혼자인 사람들이 만나면 행복한 두 사람이 되는게 아니라 혼자인 사람이 두 명이 될 뿐이다.
혼자 해결해야하는 문제는 내 주변에 누가 있든 간에 내가 해결해야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지금 혼자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큰 위안이 되기도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나만 가지고 있는 문제는 아니구나.'
'인간은 결국 혼자여서 외로워하는 것 뿐이구나.' '내가 외로운건 내가 인간이기 때문이구나.'
이런 저런 생각들은 내가 또 하루를 버텨낼 수 있게 해준다.
나의 이야기가 돌고 돌아 외롭고 힘든 사람들에게 닿기를
그래서 결국 사람은 누구나 다 외롭고
우리는 그렇게 태어난 인간들이기에
각자의 방법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