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한 Sep 03. 2024

섬세한 사람들은 누구보다
많이  상처받는다.

고등학생 때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섬세한심리학 책 <센서티브>를 읽어본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이런 말을 한다.




" 남들보다 민간함 사람들은 예민한 신경, 시스템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은 강한 정신력과 외향적인 성격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




나는 우연하게 읽어낸 책 하나로 내가 남들보다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별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좋은 것이기도 하지만, 남들보다 피곤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학창시절, 누구보다 섬세하고 예민한 아이였다.

학년이 바뀌고 새로운 반에 배정을 받으면, 처음보는 친구들의 이름을 물어보기보다

소지품에 써있는 이름을 보고 눈치껏 이름을 외워가곤 했고

내가 나간 대회가 아니더라도, 대회 성적을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성적표가 게시되면 바로 반 친구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유없는 친절과 소리소문없는 배려는 남들의 오해를 쉽게 사는 법이었다.

내가 이름을 물어보지 않고 각자의 이름을 외워가자, 아이들은 설마 대화를 엿들으면서 이름을 알아낸거냐며

자기들 맘대로 오해를 하기도 했고,

친구들에게 알려준 성적표에는 정작 친구들의 이름은 나와있지 않아서

다 보고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알려준거냐며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나는 그 이후로 이유없는 배려를 먼저 하려고 하지 않았다.

어쩌면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한창 받고있던 학생들 사이에서

예민한 주제였기에 이렇게 된 걸 수도 있겠지만

어른이 된 지금도 남들이 나의 행동을 오해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민감한 사람들은 남에게 고통이나 불편을 주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고 피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덜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이것은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




사람들은 내 의도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가 보고 느낀 것에만 과도한 관심을 가진다.

그들은 자신이 느낀 감정을 나에게 퍼부어놓고선

시간이 지나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다 잊어버리곤 한다.


계곡물이 흐르고흐르고 흘러 결국에 내가 놀던 자리에는

그 때의 계곡물이 남아있지 않듯이

이들은 내가 그 자리에 머물러있어도

자기가 했던 말과 함께 흘러내려가 버리곤 한다.

난 아직 그자리에 흠뻑젖은 상태로 울고 있는 줄도 모르고.

이전 02화 가족이 나를 불행하게 만들 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