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타쿠 친구와 일본 나고야 여행 vol.3

나고야 근교 여행지 BEST 3 (1시간 내외)

by 세상에없는여행
0. 썸네일.jpg

오타쿠 친구와 일본 여행 3편이다. 사실 동선에 따라 브런치 글을 작성하고 싶었지만 워낙 출장 형식으로 동선이 빡센 편이었기에 글이 뒤죽박죽 될 것이 뻔했다. 그래서 실제 동선과는 다르지만 이번엔 나고야 근교 여행지를 소개해 보려 한다. 시라카와고는 워낙 거리가 멀어 아예 날을 1~2일 잡아야 하기에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말하는 3가지 여행지는 비교적 나고야 시내에서 가깝고(편도 1시간 내외) 렌트카가 없이도 대중교통을 잘만 활용한다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슬슬 나의 빡센 일정에 지쳐가는 K는 불평불만을 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녀석은 하라주쿠 등 화려한 일본 도시를 생각했지만 매일 이렇게 관광지를 들리는 것도 그 녀석의 입장에선 곤욕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음엔 도쿄나 오사카에 가서 네가 원하는 불야성을 맛보자고 달래며 여행을 이어갔다. 여자 친구도 이렇게 어르고 달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일정은 2박 3일로 짧은 편이었고 만약 10일 이상의 장기 여행이었다면 분명 우리는 주먹다짐까지 했을 수도 있다.



근교 여행에 렌트카는 필수?


0-1. 근교.jpg

일본 나고야 여행에서 렌트카는 반 필수다. 반 필수라는 것은 분명 대부분의 여행지를 여행사의 현지 투어 상품 혹은 대중교통으로 갈 수는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중교통이라는 것이 버스처럼 배차간격이 긴 교통이다. 일본의 교통비는 비싸기로 소문났다. 또한 여행사의 상품도 저렴한 편은 아니다. 한인 여행사가 흔한 곳은 아니다 보니 여행사 컨택도 어렵다. 오사카나 도쿄와 달리 '한글 패치'도 잘 안된 지역이라 가급적 렌트카를 활용하는 것이 시간과 노력을 아끼는 지름길일 것이다.


렌트카에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어 자체가 영어로 표현하기 힘든 지명이 많아 구글맵의 기능은 간혹 부정확한 경우도 있다. 렌트카 네비게이션은 '맵코드'라는 특수한 기능이 있다. 유명 여행지마다 고유의 숫자로 표현된 맵코드가 있어 굳이 지명으로 검색을 하지 않아도 여행지의 공영 주차장까지 정확하게 안내한다. 렌트카 계약 시 한국어로 된 맵코드 PDF 파일이 함께 전송되니 핸드폰에 저장하자.




1. 이누야마 성

1. 이누야마 성 (1).jpg
1. 이누야마 성 (2).jpg
1. 이누야마 성 (3).jpg

나고야에 도착하자마자 나고야성을 다녀온 우리는 이 이누야마 성을 가는 것에 깊은 고민을 했다. 이누야마 성을 간 날은 시라카와고를 간 날이기 때문에 한시라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밤 운전을 피하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여행은 4월이었기에 해가 조금은 빨리 지는 편이었다.


결국 우리는 1시간 정도를 할애 해 시라카와고를 가는 길에 이누야마 성을 가기로 했다. 이누야마 성은 중부 지방 여행의 필수 방문지로 알려져 있다. 근처에는 남녀를 연인으로 만들어 준다는 신사가 있었으나 남자 둘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 우리는 렌트카로 갔지만 전철로도 방문이 가능하다. 공항에서 탄 메이테쓰선을 타고 '이누야마유엔역'에서 내리면 된다. 이후 도보로 10~15분 정도를 걸어야 한다.


이누야마 성의 입장료는 당시 성인 기준 550엔. 한국 돈 5천5백 원이었다. 일본 전국시대에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건설된 이 성은, 군사적으로 매우 활용도가 높았다고 한다. 지난 2004년까지는 개인의 소유였던 이누야마 성은 현재 관광지로 활용되는 중이다. 천수각까지 가는 길이 잘 꾸며져 휠체어로도 등반하는 현지인이 있을 정도였다.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목조 천수각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시내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성 자체와 벚꽃이 핀 풍경이 아름다워 오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라 하니 흡연자들은 지정된 장소 외에선 절대로 흡연을 하면 안 된다.




2. 구조하치만

2. 구조하치만 (1).jpg
2. 구조하치만 (2).jpg

뭔가 처음에 이 구조하치만에 도착했을 땐 저녁시간이라 한산해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공주를 보는 것 같았다. 그만큼 작은 동네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이 낭만의 마을이라는 별명이 있는 이유는 동네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는 시냇물 소리 때문이다. 물의 도시라 불리기도 할 정도로 구조하치만은 수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마을 어디서든 벚꽃나무와 수로가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어 단아한 모습을 뽐낸다. 아련한 일본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곳. 구조하치만은 그런 곳이다. 물론 구조하치만 성 등 역사적인 장소를 갈 수도 있지만 이곳에선 그저 조용히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 동네 주민이 거주하는 곳이기에 지나치게 소란스러운 행동은 삼가야 한다.


가장 큰 물길은 강을 따라 걷다 보면 청량한 물소리를 더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많은 카페가 있다. 우리는 시간이 늦어 차마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낮에 오는 여행자라면 이곳에서 여유를 만끽해보시기 바란다. 마을 골목이 매우 좁은 편이라 운전을 해 찾아간다면 최대한 조심스럽게 운행을 해야 한다.




3. 아쓰다 신궁

3. 아쓰다 신궁 (1).jpg
3. 아쓰다 신궁 (2).jpg
3. 아쓰다 신궁 (3).jpg

일본의 3대 신궁이라는 아쓰다 신궁은 앞선 두 여행지보다 나고야 시내에서 매우 가깝다. 나고야 주부 국제공항으로 돌아가는 노선에서 방문할 수도 있어 마지막 여행지로도 추천한다. 물론 역에 물품 보관함이 있어 크지 않은 캐리어라면 7천 원 정도의 비용으로 짐 보관이 가능하다.


아쓰다역에서 내리면 일본어를 잘 못해도 쉽게 신궁으로 향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주차장도 넓게 있는 편이라 렌트카를 공항에서 빌렸다면 반납하러 가는 길에 들려볼 수도 있다. 신궁 자체보단 수많은 나무가 피톤치트를 뿜어내는 산책로가 더 매력적인 곳이었다.


본당으로 가는 길에는 신궁을 상징하는 여러 오브제가 있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흰 상의와 빨간색 장치마를 입은 신궁의 무녀들을 실제로 본 K는 눈을 떼지 못했다. 그 녀석이 좋아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인 '이누야샤'에서만 봤던 모습이라며 K는 신기해했다.


일본의 주요 정치인, 경제인들은 새해면 이곳에서 참배를 올리곤 한다. 우리나라에겐 그다지 반가운 모습은 아니다. 그래서 K와 나는 산책로를 중심으로 돌아본 뒤 나고야 여행을 마치기로 결정했다.




20년 된 친구와 첫 해외여행
99. 아웃.jpg

참 사소한 다툼이 많았던 여행이다. 여자 친구와 여행을 가도 이렇게까지 다투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24시간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20년 지기 친구인 K와 나는 지금도 여전히 친한 친구 사이다. 아마 사회에서 만난 친구와 여행을 갔더라면(그렇지도 않았겠지만) 아마 의절을 했을 수도 있다.


오랜 친구와 여행을 갈 땐 앞으로 1가지만 기억하기로 했다. 최소 하루에 2시간 이상은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것. 분리불안을 겪는 강아지 같은 친구가 아니라면 이런 시간을 보내며 각자의 만족을 찾는 것도 좋은 여행법이라 생각한다.


◆ 오타쿠 친구와 일본 나고야 여행 vol.1 바로가기

◆ 오타쿠 친구와 일본 나고야 여행 vol.2 바로가기



▶▶ 일본 소도시 여행 패키지 더 알아보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타쿠 친구와 일본 나고야 여행 vol.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