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나를 가장 가로막았던 감정은 두려움과 불안이었다.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 변화에는 늘 미지근했다. 익숙한 환경이 좋았고, 익숙한 사람이 좋았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만남은 부담이었다. MBTI도 I로 시작하는 나는 내항인이다.
근데 이게 정말 신기한 건 일할 때만큼은 또 달라진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사라는 일을 하면서 늘 새로운 사람들과 상담을 해야 했고, 한 달에 한 번은 내가 맡은 어르신 또는 보호자와 상담 후 기록해야 했다.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교육이 10개가 넘는 데 자체적으로 가능한 것은 다 내 담당이었다. 매달 진행되는 행사, 회의도 주관했다. 돌이켜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일할 때만큼은 E, 현생으로 돌아오면 I. 일할 때 나오는 외향적 에너지는 정말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일할 때의 외향적인 나도, 현생에서의 내향적인 나도 다 마음에 든다.
책을 읽고 필사를 시작하며 모임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모임이 일은 아니었지만 즐겁고 재미있었다. 모임을 하며 인스타그램 성장 비법, 캔바로 카드 뉴스 만드는 법, vllo로 릴스 만들기와 같은 이제 막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강의를 했다. 거의 1년 정도 진행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고 신나게 했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읽고 쓰는 삶을 사는 요즘_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다.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것을 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회사로 돌아가는 게 맞는 것인가 이 두 가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3개월 하고도 반 정도 남았는데 열심히 읽고 쓰면서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겠다.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내 상황에 맞게 내가 좋아하는 걸 선택하면 된다. 그게 정답이다.
며칠 전 예전에 필사 모임을 같이 했던 분께서 연락을 주셨다. 그분은 보험영업점을 운영하는 대표이신데 몇 년 새에 전국적으로 지점을 여러 개 확장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점장님들께 동기부여가 되는 강의가 필요한데 내가 생각나서 연락을 했다고 하셨다. 나를 생각해 주셔서, 새로운 기회가 생겨서 감사했다. 필사 모임을 하며 들었던 강의들이 지금 대표님께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더욱 감사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책 읽고 글을 쓰는 이 시간 동안 나에게 어떤 방법으로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나는 그저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준비하면서 또한 기회를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한 뼘씩 성장하다 보면 어느샌가 내가 원하는 모습에 다가갈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오늘도 행동하고 있다.
I든 E든 중요한 건 성향이 아니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감사함으로 받고 행복하게 감당하면 되는 것이다. 성향은 성향일 뿐, 좋아하는 일을 해낼 것이다. 지금처럼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