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윰 May 28. 2016

시간아 가지 마, 아니 시간아 흘러 흘러

그린비



나의 모든 생각들의 원천.

그로부터 시작하고 그로 끝나는 나의 수많은 감각들.


내가 나 자신을 아무리 포용하려 해도 다독여주려 해도 정신은 아득히 먼, 언젠가 우리가 함께 올려다보았던 밤하늘 높게 떠 있는 저 둥근달 너머로.


추억을 붙잡고, 새삼 시간의 유동성에 감사한다.

만약 우리의 헤어짐이 존재했던 그 찰나에 미련으로 똘똘 뭉쳐진 시간이 계속 그 자리를 고집하여 머물러 있었다면. 세월이 흘러 흘러 서로에 대한 자연스러운 용서도 매번 잔잔히 다가오는 참을 수 없는 그리움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을 테니.
언젠가 우리가 돌고 돌아 언제 어디서든 서로 다시 알아보고 마음이 동하여 한 번 더 사랑할 수 있을 지도라는 만약이라는 희망을 가지지도 못 했을 테니.


종이 한 장이 반으로 찢어져 끝없는 하늘로 날려, 공중에서 바람 흩날리는 대로 정처 없이 돌아다닌다.


우리가 떨어져 있는 하루하루가 늘어나는 게 구슬프지만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야 한다.                      

인연이라 아직도 믿고 있는 날 위해. 언젠가 반드시 그 따듯한 손 맞잡는 날이 올 거라 희망하는 날 위해.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