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의미 추가

스물다섯에 깨달은 가족이란,

by 온늘

J.J


오랜만에 친척 어른들을 뵈었다.

오랜만이 아니라, 처음 뵙는 어른들이었다.


길가에서 마주친다면,

50대 중년으로, 20대 청년으로 서로를 인지했을 텐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이니

만남의 깊이가 생겼고, 애틋함이 더해졌다.

분명 처음 만난 사이였는데도 말이다.


가족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으니

우리가 나눈 대화엔 ‘정’이 가득했다.


말 한마디라도, 결국 서로 사랑하기에

주고받는 것임을 부드럽게 느꼈다.

도대체 이 가족이 뭐라고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걸까.

아버지는 출퇴근하실 때마다 할머니께 전화를 드린다.

지난밤에는 괜찮으셨는지, 평안히 주무셨는지.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는지, 행복하셨는지.

자주 전화를 주고받으시다 보니, 재밌는 어록도 꽤 생겼다.

한 번은, 전화드리는 걸 깜빡하시고 다음 날 할머니께 전화드렸더니

“사랑이 식었네..”라는 말씀을 들으셨고,


또 한 번은, 아침 대신 점심 즈음 전화드렸더니

“사랑의 군기가 빠졌구만!”이라는 사랑스러운 잔소리를 들으셨다.


이뿐만이 아닌, 아버지는 할머니의 목소리만 들어도

편찮으신지, 마음이 불편하신지 바로 알아차리신다.


이렇게 세심하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데, ‘가족’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어렵지 않고 오히려 당연한 일이 된다.


사랑을 나누는 것이 너무나 익숙한 사이,

그러기에 쉽게 소중함을 잃기도 하는 사이.


시간이 지날수록 느낀다.

지금 내가 보내는 이 시기가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그래서 더 애틋하고 소중하게 보낸다.


친척분들과의 만남에서 자연스레 카메라를 드는 모습에 더 체감했다.

‘이 순간이 되게 소중하니 오래 간직해야지.’라는 마음을.


신발장에 가득한 신발들을 보고 ‘이거 언제 다 치워.’ 투정 부리다가도,

‘가족과 함께 사니 이런 풍경이 있는 거지.’하고 웃으며 지나간다.


식사를 마치고 싱크대에 수북이 쌓인 설거지거리를 보면 한숨이 나오다가도,

‘우리 식구 같이 밥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지.’하고 팔을 걷고 물을 튼다.

방문 너머로 들리는 부모님의 코골이 소리에 밤잠을 설치다가도,

함께 함이 더 소중하기에 꾹 참고 더 노력해서 깊은 잠을 청한다.


이 모든 것은, 다름 아닌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하기 때문에.


서로가 인생의 전부였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일부가 되어가는 이 과정을 보내며,

함께 할 때 하나가 되는 순간을 즐긴다.

S.D.G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