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집 주변에서 아이와 자전거를 타며 쓰레기를 주웠다. 플로깅 대신 플로바이킹이다. 작년 어린이날 선물로 네발 자전거를 사줬는데 아이는 아직 페달을 잘 밟지 못한다. 페달을 앞으로 굴리지 못하고 뒤로 반바퀴 돌렸다 앞으로 반바퀴 돌렸다 한다. 앞으로 나아가긴 하는데 속도가 영 시원찮다. 그때 아이 앞으로 아이 친구가 자전거를 타고 쌩 달려갔다.
아이가 놀이터 둘레를 한 바퀴 돌 때 아이 친구는 네 바퀴를 돌았다. "저 친구처럼 해봐." 내가 말하자 아이는 "엄마, 지금도 잘 탄다고 해줘요. 나는 일곱 살 되면 저렇게 탈 수 있을 것 같아요." 대답했다. 자전거 타고 천천히 가니 아이가 좋아하는 나뭇잎과 솔방울도 보이고, 빵 봉지도 보이고 사탕 껍질도 보이고 땅에 반쯤 파묻힌 쓰레기도 잘 보였다. 빨리 가면 못 봤을 것들이었다. 어쩌면 천천히 크는 사람의 눈은 밝을지도 모른다. 자전거는 좀 못 타도 바구니에 쓰레기는 많이 담아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