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게 온 나의 봄에서

나는 오늘, 꽃씨를 뿌린다.

by 온오프

따뜻했다.
이토록 따뜻한 햇살은 오랜만이었다.


길고 긴 잠에서 깨어난
그런 개운함이었다.


커다란 창 앞에 선
눈이 부시다.


손을 뻗어
손가락 사이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에 그림자가 진다.


그 그림자 속에는
지난 기억들을 보내려 한다.


깜빡이는 초록불의

신호등에도 불안해하던
그 지저분한

기억의 조각들을 보내본다.


그렇게 비워낸 자리 위로

나는 오늘,
꽃씨를 뿌린다.


그리고 봄을 맞는다.

나의 봄을 맞이한다.


이토록 눈부신,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