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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오프조이 Dec 24. 2019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미련 버리기

오늘을 온전하게 살아가기 위하여 



변하지 않는 것들과 고군분투하던 날들 


변하지 않는 환경과 그 사실에 분통이 나서 눈물이 나던 시절이 있다. 이게 화병인가 싶을 정도로 마음이 탁탁 막혔고 눈물은 하염없이 흘렀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구태여 내가 지하까지 묻어두려고 했던 사실을 꺼냈던 것은 역시 가족이었다. 늘 변함없는 사실이었고 때로는 피하고 싶어 달아나고 싶기도 했던 것이 바로 나의 '가정형편'이었다. 


나는 오래도록 엄마를 원망했었다. 30년 동안 속앓이를 했던 세월과 그리고 또다시 도망가고 싶었던 현실에 놓였다. 현실을 받아들이자니 나는 한없이 작아지고 소멸될 기세였고, 도망가고 싶었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악화되는 것은 썩은 내 마음 덩어리뿐이었다. 그럴수록 내 마음에는 더 생채기가 났고, 더욱더 곪아갔고 나의 자존감마저 좀먹어 갔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도망도 쳐보고 외면해보려고 했으나 언제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날도 울면서 동네 길 어귀를 돌다가 깨어진 거울 틈 사이로 울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눈은 부어있었고,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려 콧물이 콧 속까지 가득 차 훌쩍대는 내 모습을 지켜봤다. 나는 왜 늘 같은 상황, 변하지도 않는 나의 환경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힘겨워야만 하는 걸까. 


"그렇게 울어봤자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 지치는 건 나뿐이었다."

그때였던 것 같다. '상황과 환경은 천지가 개벽하는 이상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내 마음을 고쳐먹는 것이 더 빠르겠다고 다짐했던 것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실과 환경, 거기서 도망치려고 할수록 나는 웅덩이로 더욱 깊게 처박힐 뿐이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 것이 나는 나를 살렸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내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나, 그나마 제일 바꾸기 쉬운 것은 내 마음이었다." 

주어진, 내가 태어난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나는 내 마음을 조금씩 고쳐먹기로 했다. 어렵고 힘들었던 상황을 제 3자의 관점으로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또 더 이상의 감정이입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감정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니, 점차 나는 나를 가족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가족과 우리가 처한 상황과 사실은 여전히 대동소이하다.

그저 나는 나를 방어하기 위해 오늘도 나는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미련을 버린다.   


오늘을 온전하게 살아가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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