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의 온기] 오늘을 무사히 건너게 해주길 바라요

오늘은 마음을 물에 담궈둡니다

by 온류

유리창 너머로 스며드는 매미 소리,

한여름 아침.
커튼 사이로 스며든 햇빛이 손등을 스친다.

기지개를 켜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때,
베개에 남은 체온과 이불 끝의 부드러움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진다.


유리잔에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물을 따르며 생기는
잔잔한 물방울을 손끝으로 느낀다.


차가움 속에 묘하게 닿는 미열이 있다.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는 그 감각,
여름 아침을 깨우는 조용한 신호 같다.


출근길 지하철 손잡이,
미세하게 남은 온기와 습기,
땀이 고인 손바닥 사이에 어쩐지
사람 냄새가 느껴진다.
불쾌함과 위로가 동시에 닿는다.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손끝은 까슬까슬하고 무거워진다.

하지만 퇴근 후,
미지근한 물로 손을 씻고
보송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는

그 순간만큼은 마치

지친 하루를 게운하게 씻어내는 기분이다.


토도독 달려오는 나의 작고 소중한 고양이.
폭신한 털 위로 손을 얹고
천천히 귀를 지나 등까지 쓰다듬으면
고양이는 고요하게 눈을 감고
작은 진동처럼 골골거린다.


그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
손끝으로, 가슴으로 스며든다.

하루의 피로가
고양이의 체온과 함께
조금씩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에어컨 바람에 시원해진 방 안,
폭신한 이불 속.
몸을 부그럽게 감싸는 작은 온기들이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는 증거가 되어준다.


지친 여름 한복판

당신의 손끝에 머문 따뜻함이

오늘을 무사히 건너게 해주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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