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학교 설명회에 다녀와서

고학력 엄마가 육아를 하면서 가치관이 변화한 이야기

by 유혜

6학년 딸이 내년에 중학교 가는 것 때문에 한껏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일반중학교로 보낼 것인가, 아니면 대안을 찾을 것인가, 생각하던 중에 '국제중학교'를 알게 되었다.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하겠지만, 나에게는 그다지 끌리는 선택지는 아니었다. 막연하게, 강남엄마들이 선호하는, 공부를 많이 시키는, 경쟁을 많이 해야 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쩌다보니 Y국제중학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이가 성북구에서 하는 청소년 오케스트라에 계속 참여하고 싶어해서 성북구에 거주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고,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멀지 않다는 점, 기독교학교라는 점, 때문에 좁혀진 선택지가 Y국제중학교였다. 내 관심사항에 공부에 대한 것은 없었다.


내가 바라는 교육기관의 조건은, 영어를 또래 영어권 학생만큼 유창하게 할 수 있을 것, 국제적 안목을 기를 수 있을 것, 발전하는 사회변화에 대처하는 교육을 할 것, 아이가 자기주도적으로 장래희망을 정하고 그것을 목표로 열심을 내도록 지지할 것, 등이었다. 경쟁이나 입시위주의 교육 성과에는 별로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오늘 Y중학교 입학설명회가 있어서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좋은 점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교장선생님부터 "입시위주의 교육은 하지 않는다"를 천명하셨고, 영,수,사,과, 그리고 '국제'라는 과목이 있어 국제이슈에 대해 자기생각을 토론하는 수업을 할 수 있었다. 각 과목별로 3분씩 (아마 학년별 1분씩) 원어민 교사가 계셨고, 영어실력이 부족한 1학년 학생들에게도 별도의 보충반을 만들어 함께 따라올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또한 졸업생들이 모두 S대, 모두 의대에 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꿈을 쫓아 여전히 열심히 살고 있는 점을 보았고, 그들의 현재에서 중학교 시절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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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실에 C여중을 졸업했다. 거주지에 따른 배정이었기 때문에 이 학교에 배정받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기억이 난다. C여중에서 3년간 나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내가 그다지 특별히 눈에 띄는 아이가 아니었음에도 선생님들은 모든 아이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사랑해주셨다. 그 3년의 시간동안 가정에는 많은 불화가 있었고, 교회에 잘 적응하지 못해 겉돌았음에도 내가 신앙을 지킬 수 있었던 건 학교의 영향이 매우 컸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스승의 날이 되면 중학교때의 은사님들을 찾아뵙는다.


중학생 시기에 좋은 학교, 좋은 선생님, 그리고 좋은 친구들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을 좌우할만큼 매우 중요하다. 일반중학교에도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기왕이면 조금 더 아이에게 국제적인 안목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Y국제중학교는 100% 전산추첨으로 학생들을 선발한다. 이 결과에 따라 우리 집의 이사문제나 경제적인 준비가 달라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이 결과를 합격으로 전제하고 모든 것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교육을 제공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교육에 대한 가치관을 뚜렷하게 가졌던 엄마는 아니었다. 오히려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에 가까웠다. 하지만 결혼과 독박육아, 그리고 경력단절 이후, 많은 직업을 전전했고, 교육에 대한 가치관을 서서히 정립하게 되었다.


<꿈 많던 고학력 엄마가 독박육아를 하면서 경험한 일들, 가치관의 변화>을 에세이 겸 소설로 써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앞으로 이런 내용을 브런치에 연재해 볼 생각이다. 기대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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