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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형준 변호사 May 28. 2019

러브 레터(Love Letter)

작은 행복

   사명에서 퇴직을 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을 하던 때였습니다. 급하게 써야 할 준비서면이 있어서 일요일 오후에 출근을 했습니다. 해가 기울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즈음에 준비서면을 마무리한 후, 음악 앱에서 영화 [러브레터] 사운드트랙 중 “Small Happiness”라는 제목을 보고 그 제목이 마음에 들어 플레이 버튼을 눌렀습니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오자 희미하게 남아 있던 영화 [러브레터]의 장면들이 하나둘씩 떠오릅니다. 


   와타나베 히로코는 산에서 조난 당해 사망한 약혼자 후지이 이츠키(남자)를 잊지 못하던 중 후지이 이츠키(남자)의 중학교 앨범에서 우연히 발견한 후지이 이츠키(여자) 주소로 그리움을 담아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현재와 후지이 이츠키(여자)의 중학교 시절을 오고 갑니다.    


   후지이 이츠키(여자)의 시선으로 회상을 하는 중학교 시절의 후지이 이츠키(여자)와 후지이 이츠키(남자)는 특별한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후지이 이츠키(여자)는 후지이 이츠키(남자)와 이름이 같은 것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일이 많았고, 후지이 이츠키(남자)가 후지이 이츠키(여자)에게 장난을 치는 것 때문에 마음 상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와타나베 히로코와 후지이 이츠키(여자) 사이에 여러 차례 편지가 오고 가면서 감정의 교류가 이루어진 후, 와타나베 히로코는 후지이 이츠키(여자)에게 후지이 이츠키(남자)가 달렸던 중학교 시절의 운동장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오랜만에 모교를 찾은 후지이 이츠키(여자)는 학교의 이곳저곳을 사진에 담는 중에 담임선생님이었던 하마구치 선생님을 만납니다. 하마구치 선생님이 후지이 이츠키(여자)의 뒤를 이어 도서실 책 정리를 맡은 후배들을 소개해 주는데, 그 후배들로부터 도서실의 책들 속에 꽂혀 있는 도서대출 카드에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이 많이 나와 현재 ‘후지이 이츠키’가 적힌 도서대출 카드 찾기 시합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후지이 이츠키(여자)는 도서대출 카드에 적힌 ‘후지이 이츠키’는 자신이 아니라 성명이 같은 후지이 이츠키(남자)라고 해명을 하자, 그 후배들은 그 후지이 이츠키(남자)가 남자라고 물어보고, 그 사람이 선배님을 좋아했으니까 도서대출카드에 선배님의 이름을 그렇게 많이 써 놓은 거라고 말합니다.

   후지이 이츠키(여자)는 그런 추측을 부정하면서 와타나베 히로코에게 도서대출 카드에 관한 일화를 써서 찍은 사진과 함께 보냅니다.    

 

   이후, 후지이 이츠키(여자)는 후지이 이츠키(남자)가 전학을 가던 당시의 일화를 마지막으로 하는 편지를 와타나베 히로코에게 보냅니다. 후지이 이츠키(남자)가 후지이 이츠키(여자)의 집으로 찾아와 자기 대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중학교 도서실에 반납해달라고 합니다. 후지이 이츠키(남자)는 자신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을 중학교 도서실에 반납할 수 없는 이유를 끝내 설명을 해주지 않고, 책을 후지이 이츠키(여자)에게 맡기고 떠납니다. 후지이 이츠키(여자)는 나중에서야 후지이 이츠키(남자)가 전학을 가게 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와타나베 히로코도 고맙다는 말과 함께 후지이 이츠키(여자)가 후지이 이츠키(남자)를 좋아했던 것은 아닌지?라는 추신이 적힌 편지를 마지막으로 후지이 이츠키(여자)에게 보냅니다.    


   며칠 뒤, 후지이 이츠키(여자)가 모교에 갔을 때 인사를 나누었던 후배들이 후지이 이츠키(여자)를 찾아옵니다. 후배들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을 후지이 이츠키(여자)에게 건네주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들어 있는 도서대출카드만은 선배님이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후지이 이츠키(여자)는 후지이 이츠키(남자)가 반납을 부탁했던 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을 받아 들고 책을 펴서 도서대출카드를 꺼냅니다. 도서대출카드의 앞면은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만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 도서대출카드의 뒷면을 보는 순간 후지이 이츠키(여자)는 행복하면서도 아련한, 기쁘면서도 슬픈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 도서대출 카드의 뒷면에는 후지이 이츠키(여자)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와타나베 히로코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뜻하지 않게 지난 일을 회상하던 후지이 이츠키(여자)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것과 다른 사실이 숨겨져 있던 도서대출 카드의 뒷면을 보면서 벅찬 작은 행복을 품게 되었습니다. 화려하고 거창한 삶은 아니지만, 과거로부터 평범하게 이어온 일상들이지만, 그 속에서  소소하지만 벅찬 행복을 느끼게 되는 후지이 이츠키(여자)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소소한 일상들이 주는 작은 행복을 맛보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업을 하고 나니 생각했던 것보다 해야 할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자칫 해야 할 일들에 짓눌리는 것 아닌가도 싶지만, 이렇게 글을 쓰면서 저만의 행복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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