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주말에 북클럽을 하던 모임이 있다. 스스로 독서에 빠지기가 게을러 모임이라도 나가면 독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었다. 늦잠의 유혹이 강한 주말 아침 한 시간은 다 같이 독서를 하고 한 시간은 서로 읽은 책을 서머리로 함께 나눔을 한다. 내가 읽은 책을 나누고 다른 이들이 읽은 책들의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다. 매주 나가지는 못하지만 벌써 시작한 지 일 년이 다 되어간다.
소설가 지인이 여름에 선물해 준 책이 눈에 띄어 꺼내 들었다. 평론가들의 극찬이 눈에 들어왔다.
눈물맛이 나는 소설이다. 비리고 짭짤하고 서러운데 읽고나면 한껏 개운하다. 작가는 인생의 성패가어디에서 구분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집을 분실했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잃어버린 집을 되찾기 위한 전력투구가 아니다. 오히려 상실이가져다준 변화의 길목에서 잃어버린 경험이 주는 삶의 혜택을 힘껏 받아 내는 것이다. 되찾는 건 사실상의미 없는 일이다. 찾았을 때 이미 그 주인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테니까. 그 과정에서 인물들이 겪는 다채로운 감정은 그때마다의 풍경에 생동감 넘치게 반영되어 있다. 어느한문장도 평범한 데가 없다. 독창적이지만 즉각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시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원하는 바를 전달한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이묘사들이 김섬과 박혜람을 다른 모든 소설과 구분되는 단 하나의 소설로 만든다. 비리고 짭짤한
고서럽지만 살아내면 한껏 개운한 것이 인생이다. 눈물맛을즐기게 하는 소설이다. 박혜진(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