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으로
제주 여행 마지막날
몇 해 전에 알게 된 펜션과 카페 사장님을 보기 위해
공항 갈 짐 정리를 하고 브런치를 먹기 위해
카페로 향했다.
숙소를 나오는 순간부터 눈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카페 도착하기 120미터 전
앞에 가던 택시가 눈길에 멈추어 섰다.
눈길이 얼어 택시가 작은 언덕을 오르지 못하고 멈췄다.
우리도 멈추어서 택시를 주시했다.
택시는 포기하고 돌아가버렸다.
순간 멈추었던 우리 차를 움직이려는 순간
자가 살얼음판에 미끄러져 나의 핸들과는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는 당황스러워 자동차를 갓길에 멈추었다.
야속하게도 눈발은 계속 휘날리고 있었다.
당황스러웠지만 나는 렌터카회사 직원의 말을 떠올렸고
스노 캐치를 찾아내어 설명서를 읽었다.
난생처음 타지에서 겪는 일에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침착하게 타이어에 스노 패드를
부착하였다. 눈보라는 점점 거세게 불어와
모자가 날아가는 바람에 나의 머리카락에 순간접착제가
묻었고 머리카락은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20분을 눈보라 속에 기다렸다가 우리는
안타깝지만 목적지를 바로 120미터 앞두고
겨우 거북이 운전으로 돌아 나와 렌터카
회사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안전하게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기기로 했다.
우리는 무사히
제주항공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바로 얼마 전 새해를 앞두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사고소식이었던가
행복한 여행을 마치고
가족끼리,
직장 동료들과 함께,
연인끼리,
.
.
.
하지만 항공사 비행은 계속되고 승무원들도
다시 일상의 비행을 한다.
자주 타던 비행기가 여느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인들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