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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Sep 26. 2023

워킹맘과 전업주부 그 애매한 경계선

아침에 눈을 뜨면 아이가 내 옆에서 함께 눈을 뜬다. 이전에 직장에 다녔을 때에는 아이가 눈을 뜨기 전 일어나 살금살금 준비해서 몰래 출근에 나섰다. 빠빠이 하고 인사하는게 좋다고도 하지만, 아이가 일어나는 시간이 출근시간보다 늦기도 했고 일어났을 때 울며 매달리며 일하지 말라는 아이를 마주하는 것보다는 일찍 몰래 나가는 것이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더 평화적인 방법이었다.


직장을 잠시 쉬고 있는 요즘. 아이를 재우고나서도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아이가 일어난 후에 내가 눈을 뜨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떴을 때 나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는 아이의 미소.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엄마가 옆에 있어준다는 것과, 엄마가 눈을 떠서 자기를 바라봐준다는 사실이 그렇게도 좋은 걸까. 어쩔땐 너무 피곤해서 '엄마 10분만 더 자면 안될까?'라고 애원해보기도 하지만, 눈을 뜰 때마다 잠에서 깬 엄마를 그렇게도 좋아하며 환하게 반겨주는 아이의 미소를 마주할 수 있는건 너무나 큰 행복이다.


요즘 다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일들로 잠시 휴식을 취하게 되었고, 대한민국 사회 현실속에서 경단녀 여성, 그리고 아이가 어린 엄마가 일을 구할 수 있는 것이 참으로 힘들구나. 피부로 많이 느끼고 있는 요즘. 그리고 또 마음 한편으로 '내가 일을 꼭 나가야 할까,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파트타임으로 다닐 수 있는 일을 찾아볼까' 갈등도 많이 생겨난다.


이제 곧 내년이 되면 아이는 유치원에 다닐 예정이다.(물론 어린이집을 두고 고민중이긴 하지만 아마 유치원에 갈 확률이 높을 것 같다.) 유치원에서 저녁 6시까지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한창 엄마 아빠와 상호작용이 중요한 시기에 유치원에 몇명 안되는 아이들과 늦게까지 남아있어야 하는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다. 어린 나이부터 학원 셔틀를 타고 다녀야 퇴근시간에 집에 들어올 수 있고 이 삶은 아이가 혼자 집에 있을 수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까지 이어져야 한다.


아, 한편으론 대한민국의 현실이 야속하기도 하다. '다들 이렇게 키우는 거야.' '이 시기만 지나면 괜찮아져.'라고 하지만 초등학교 3학년이 넘어가면 아이는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고 어린 유아기 시절 어떤 관계를 맺었는가에 따라 사춘기를 어떻게 보내는지 결정이 된다. 사춘기에 나타나는 반항심과 여러 문제가 아이의 문제만일까? 어린시절부터 쌓이고 쌓였던 마음들이 결정체가 되어 터져나오는 시기가 아닐까..(물론 나는 아직 이 시기를 겪지 않은 어린 부모이기에 알지 못한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경제현실에서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무엇이라도 하나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노력하고 발버둥쳐보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은 건 마찬가지. 

길지만 짧은 삶. 곧 다가올 미래에서 과거가 될 지금 나의 현재. 이 현재에 겪고있는 이 고민은 언제쯤 답을 내릴 수 있고,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워킹맘과 전업주부의 애매한 경계선에서 보다 나은 미래의 밝은 빛을 향해 나는 오늘도 발버둥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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