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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Jul 22. 2024

엄마로 살아가며, '나'를 잃지 않는 삶은 무엇인가

지금으로부터 약 4년전. 엄마가 되어다.

두달이 되면 꼬박 만 4년이 된다.


엄마로 살아가는 삶은, 내 인생에 없을 줄 알았는데.

누구보다 허약했던 나의 몸에 소중한 아기 천사가 빨리 찾아왔고,

예상보다 더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자라주었다가.

예상보다 3주정도 더 빨리 만나볼 수 있었다.


그렇게 만난 새 생명은 함께한지 3일만에 청색증이라는

심각한 질환이 의심된다는 소견과 함께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했었다.


매일 눈물을 흘리며, 하루에 딱 한번.

정해진 면회시간만 손 꼽아 기다렸던 나의 아기.


다행히 약 4일간의 입원을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었지만,

그 이후 난청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었고,

그 과정에서 나는 아기가 내 인생에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나는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그렇게 엄마가 되어갔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겪지 않은 사람은 미처 다 알지 못할 정도로.

아니 같은 엄마로 살아가는 엄마들끼리에서도

엄마로의 역할을 정하고, 엄마의 시간을 배분하고, 할애하는 것은

모두 다 제각각이라 무척이나 어렵고 또 힘든 역할이다.


사회에서는 가정주부, 전업주부라는 이름으로 정의를 내리지만,

여기에 워킹맘은 일을 하면서 육아까지 하는

그야말로 슈퍼파워우먼이 되는 것이다.


엄마가 되고나니 혼자만의 삶에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것들도

점점 더 욕심을 부리게 되고,

그러한 욕심은 많은 일을 끌어당기게 되고,

하루 하루 아등바등 살아가는 요즘의 나를 발견하고 있다.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 하루 달리고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조차 느끼지도 못하고

오늘 벌써 금요일이야? 벌서 한달이 이렇게 끝났어?

하루살이 인생처럼 하루, 하루 불태우는 삶을 살다보니


요즘은 때론 문득,

나는 왜,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아등바등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도대체 누굴 위한 삶이며, 무엇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혼자서 살았을 때의 게으름과 나태함, 편안함을 모두 던져버리고

허물을 벗어버린 후 새로운 환골탈태를 하며 살아가야하는데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선)


아직도 나는 허물안, 그 속에 머물러 꿈틀 꿈틀거리며

허물을 벗고 나가고 싶다고 갈망하면서도

이 편안한 허물안에서 더 머무르고 싶고,

힘들고 어려운 환골탈태의 과정을 거치고 싶지 않다고

소리없는 아우성을 지르고 있기도 하다.


어쩌면 정답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듯도 하고,

이렇게하면 되고, 저렇게 하면 되지. 라고 쉽고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있기도 하지만,

왜 요즘은 그 정의에 몸이 따라 움직여지지 않고 싶은 것인지.


엄마가 되었고, 엄마로 살아가면서

기존보다 더 많은 역할과 업무와 해야할 일들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그 사이에

내가 질식하지 않고, 나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서

나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며,

어떻게 시간을 써야하며,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 것일까.


답이 있는듯도 하지만 없는듯도 하고

끝없는 수레바퀴 아래에서 굴러가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 나의 마음.


이러한 마음은 어떻게 풀고, 어떻게 이겨가야할지.

얽힌 실타래를 풀듯 하나, 하나 내 마음을 정리하고

글로 써내려가며

조금씩 답을 찾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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