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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Feb 04. 2023

일을 할 때 2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에는 총 3명의 직원이 있다. 여자의 성향일까. 홀수 숫자의 모임이 있으면 항상 누군가 한 명은 소외되는 성향이 꼭 나타나는 것 같다. 나의 전임자가 지나치게 일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인수인계도 제대로 못받고, 제대로 남겨놓고 간 서류들이 하나도 없어서 일을 할 때 정말 힘들었다.) 당연히 전임자를 제외한 다른 2명이 합심하며 서로에게 힘을 주며 일을 했었다. 그러다 그 균형은 내가 들어가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세명이서 조화를 이루면서 잘 지냈었다. 그렇게 약 6개월의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이 변하기 시작했다. 서비스를 중요하게 여기며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외에도 항상 책임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전임자가 사라지나 날개를 단 듯 더 열심히 서비스를 하고 자신의 업무가 아닌 다른 일들도 참 세밀하고 꾸준하게 살펴왔다. 그 한 사람의 희생으로 항상 깨끗한 환경과 필요한 비품이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반면, 다른 한 사람은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점점 갈수록 자신의 일을 타인에게 미루고 시작했고 그 대상은 주로 나에게 향하기도 했다.


경력직이기는 하여도 이곳에서 일을 한지 1년이 되지 않아 나도 모르게 일이 주어지면 덥썩받아 하기도 했고, 뭔가 애매한 성격의 일인데 내가 해야하는 일인 것 같으면 처리하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일이 조금씩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최근의 어떤 일은 내가 맡은 업무와 연계가 되어있다고해서 자신의 일을 미루는 분께서 나에게 처음부터 모든 일을 맡겼는데, 지나고와서보니 다른 사람들 모두가, 그리고 나 자신이 봤을 때도 이 업무는 내가 처음부터 할 일이 아니고 마지막 마무리에 내가 맡은 업무만 하는것이 맞았었다. 그렇게 잡다한 일들을 떠맡게 되면서 본인의 업무와 관련된 일 이야기를 하면 퉁명스러운 태도와 '허' 하는 코웃음, 혹은 무응답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거리감을 두고 '도대체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된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똑같은 직급에서 각자 다른 업무분장을 가지고 일을 하지만 일을 미루는 사람은 자신이 나보다 약 1년 정도 먼저 들어왔기에 더 위라는 생각을 갖고 대하는 태도들이 처음부터 느껴졌는데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해도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이것을 두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일할 때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한 종류는 일이 주어지면 '아, 제 일이군요. 알겠습니다.'하면서 자신의 일도 열심히 하고, 그 외 누군가가 해야하는 일이 보이면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이면서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다른 종류는 일이 주어지면 '아, 그래요?' 하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먼저는 그 일을 거부하고 최대한 느리게 마지막에 일들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먼저 하는 사람들은 계속 일을 먼저하다보니 많이 하게 되고, 나중에 하고 모른체 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하다보니 먼저 하는 사람들이 일을 다 해서 더 일이 없어지고 처음에 그 사람들이 일을 맡아 했으니 그 다음엔 아예 자기 일이 아닌 것이 되어서 나몰라라 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기본적인 인격과 성향에 대한 것은 다른 문제일 것이다. 일을 나중으로 미루면서도 다른사람을 무시하는 행동을 보이고 자신의 기분이 나쁜 것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행동은 분명 잘못되었고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지 못한 것임에도 자신이 그 예의가 없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행동하는 삶은 그 사람의 기본인격을 탓할 수밖에 없겠지.



이제 조금씩 업무의 불균형을 다시 균형으로 맞춰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 균형은 누구의 균형이고 정확한 균형일까. 업무의 역량치는 모두 다르고, 자신의 생각과 주관은 정말 다르기 때문에 이 또한 참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소한 자신의 업무분장표에 있는 역할은 제대로 이해하고 일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그 균형이 무너질 일은 덜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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