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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May 30. 2023

책육아는 단순한 독서가 아닌 아이와 교감

책육아. 육아를 하면서 아이가 자라다보면 어느순간 '책육아'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게 뭐지? 책을 읽어주는 육아인가? 처음에는 익숙한 단어의 조합이지만 참 낯설게만 느껴지는 단어였고, 사실 정확한 정의는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저 '책을 많이 읽어주고, 아기가 책과 가깝게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육아'정도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책육아를 위해서 엄마들은 부지런해야 한다. 아기의 발달 월령에 맞춰서 아기의 수준에 맞는 책들을 구비해줘야 하고, 집에서 아기가 읽을 수 있도록 보여줘야 하고, 아기가 혹여 좋아하지 않는 책이 있다면(아기들마다 그림체에 대해서 호불호가 또 있는 편이더라) 다른 책들을 찾아서 읽어주며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한다.


나는 온이가 경도난청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언어발달이나 사고력 부문에 혹시라도 발달이 느리지 않을까 앞서 걱정이 많았던 편이다. 그래서 100일 무렵부터 의성어 의태어가 간단하게 담긴 아주 단순한 책을 마련(거의 단어카드 수준이었다)해서 책이라는게 뭔지도 모를 아기한테 꾸준히 보여주고, 읽어줬다.


그 덕분인지 책은 온이의 친한 장난감이 되었고, 어린이집에 갔을 때 낯선 공간에서도 다른 장난감도 좋아했지만 책이 있는 책장에 발걸음이 절로 가는 아기였다. 지금도 하루에 10권은 가벼운 수준으로 읽고 있다.


그래서일까. 간혹가다가 100일 독서 챌린지나, 100권 챌린지 같은 것을 보면서 '100권 독서가 그렇게 어려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 100권 독서를 하는 취지는 전집에 있는 책들을 모두 다양하게 아이가 골고루 볼 수 있도록 진행이 되는 것 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책읽기를 힘들어하고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구나.. 싶기도 했다.


온이는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혼자 뚝딱뚝딱 소리가 나서 몰래 쳐다보니 책장에서 책을 혼자 뒤적이고 있었다. 그러고선 이내 나를 발견하니 책을 가져와 '읽어줘'라고 말한다. 아침 등원하기 전에 아빠가 충분한 시간을 함께 해주려고 하고있고, 잠자기 전에도 엄마, 아빠와 충분한 독서 시간을 갖지 않으면 좀처럼 잠을 자려고하지 않는다.


왜 이렇게 책 읽기에 집착(?)하는 아기가 된걸까? 의문이 들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온이에게 책읽기는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엄마, 아빠와 함께 집중하고 자신이 애정을 받는 시간으로 여기는게 아닐까 싶었다. 물론 몸으로도 놀고, 클레이놀이나 미술놀이 등등 다양한 놀이들도 해주려고 하고, 장난도 함께 치면서 놀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시간동안 함께 앉아서 같이 책을 보고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들으며 있는 시간이 아기에게는 안정감을 주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책을 자주, 그리고 많이 읽은 덕분인지 온이는 수용언어가 빠른 편이었고, 발화는 조금 느렸지만 말이 트이자마자 언어발달이 비교적 좋은 편의 아이로 자라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 부부는 더 열심히 책육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때로는 밤늦은 시간, 밤 10시가 되었는데 '많이 많이 읽어줘'라며 책을 두손 가득..들고 오는 아기와 마주할 때면 살짝 버거울 때도 있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책을 갖고 오는 아기를 마주칠 때, 단순히 독서를 같이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아기와 함께 부모가 교감을 나누고 애착을 형성하는 시간이라고 마음을 새롭게 하고 대해 보려고 한다. 퇴근하면 미리미리 책을 읽어주면서 충분한 교감을 나눠볼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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