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보고 싶은 당신.

그리움과 사랑을 담아

by 김동준

이 존재, 인간은 여인숙이라

아침마다 새로운 손님이 당도한다.


한 번은 기쁨, 한 번은 좌절, 한 번은 야비함

거기에, 약간의 찰나적 깨달음이

뜻밖의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들을 맞아 즐거이 모시라

그것이 그대의 집안을

장롱 하나 남김없이 휩쓸어가 버리는

한 무리의 슬픔일지라도.


한 분 한 분을 정성껏 모시라,

그 손님은 뭔가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 내면을 비워주려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


암울한 생각, 부끄러움, 울분, 이 모든 것을

웃음으로 맞아

안으로 모셔들이라.


그 누가 찾아오시든 감사하라,

모두가 그대를 인도하러

저 너머에서 오신 분들 이리니.


-루미의 시-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명절은 기쁨보다 그리움을 느끼게 만든다.


순간 찾아온 그리움으로 정신없이 몰입했던 일상에 벗어나는 순간.


내 존재의 역겨움에 좌절하기도, 절망하기도 한다.


그래도. 이 역겨움이 나를 살게 만드는 것을. 더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게 만든다.

[물론, 필자는 좋은 이라는 단어를 과연 정의할 수 있을까.. 잘 모른다.]


어떠한 감정도 사랑한다면, 이 그리움이 더 줄어들까?


어떠한 감정도 다 받아들인다면 이 역겨움을 벗어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이러한 역겨움과 그리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훗날 누군가의 얼굴을 볼 때 더욱 큰 역겨움이 나를 덮을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참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할머니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삶도 살지 못했고, 꿈도 없이, 절망 가운데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내가 살던 할머니집은 철거가 되었다. 철거 후 세워진 아파트. 그곳에 우리 가족은 살고 있다. 참 얄궂게도 아파트 정문이 있는 곳이 예전 할머니집이 있는 곳이다.


고향을 떠나 사는 나는 명절마다 집에 내려갈 때. 아파트 정문을 지나가지만, 순간 눈을 감고 생각한다. 내 모든 유년시절이 담겨 있는 할머니집을 들어간다고.


많이 보고 싶다. 스쳐간 모든 인연들. 내가 느꼈던 모든 감정들. 그립다.


하여튼 그렇다!

뭐 난잡한 글을 정리하자면, 단 한 문장인 것 같다.

"할머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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