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와 쓴 소설.
8년 전. 다니던 학교를 졸업하게 되어. 반강제적으로 졸업여행을 가게 되었다.
무척 가기 싫었던 여행이어서, 당연히 안 가야지 생각했지만, 당시 학과장님이 제가 많이 존경하는 분에게 연락하여 저를 보내 달라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여행을 갔다.
그래도 의미 있는 상황을 보내고 싶었던 아해는 그 당시에 있었던 여러 사회적 갈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제주도라는 섬에 얽힌 가슴 아픈 역사인 [제주 4·3]에 관심을 가졌다. 70여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에 존재하는 '이념 전쟁'에 구토를 느끼며, 본 글은 여전히 아해이고, 지금도 아해인 필자가 풋풋 했을 때 쓴 글임을 밝힌다.
괴물은 과연 누구인가. 괴물은 누구나 될 수 있다. 이 질문과 답. 글을 쓰며 필자의 머리를 참 괴롭게 했었음을 밝힌다. 여전히 답은 모르지만, 괴물이 되지 않게 노력하게 만드는 이 글을 몇 번에 걸쳐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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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얼마나 지났을까. 해가 떨어 진지 얼마 안 되었었는데, 눈을 뜨니 해가 중천에 있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 경석이 있었다. “잠을 모두 안 잤습니까? 어제 8시에 주무셨는데, 지금 12시입니다.” 계속해서 경석이 말했다. “이제, 가야 할 곳이 있습니다. 여러분들과 같은 사람들이 있으니, 얼른 가보시죠.” 모두가 짐을 챙겨서 내려왔다. 내려오니 건물 앞에 미군 5톤 트럭이 있었다. 모두가 트럭 화물칸에 있는 간이 의자에 탔다. 다른 사람들은 드디어 남한에서 준 집으로 가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동수는 그렇지 않았다. 누구보다 의심이 많은 동수는 경석에게 말했다. “우리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이오?” 그 순간 트럭은 시동을 걸고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보인 적 없던 간사한 미소를 지으면서, 경석은 동수에게 말했다. “어떻게 모든 것을 공짜로 얻고자 하시오. 가면 모든 것을 알 것이니 기대하시오.” 동수는 등골이 싸해졌다. 트럭은 출발했고, 모두 즐거워하고, 그 말은 들은 동수만 창백해진 얼굴로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트럭에서 한 군인이 내리더니, 내리라고 소리를 치는 것이다. “다들 어서 내려, 얼른 뛰어 들어가.” 천국인 줄만 알았던 남한에서 갑자기 천둥가도 같은 소리를 들으니 모두가 혼비백산하여 뛰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명은 우리한테 왜 이러는지 묻자, 군홧발로 차면서 그가 말했다. “너희들은 이 남한 땅에 돌아다니는 빨갱이들은 잡는 역할을 할 것이다. 최고로 많이 잡는 놈은 최고로 좋은 대우를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놈들은 누구보다 시궁창 같은 삶을 살 것이다.”
이 말은 들은 창백했던 동수의 얼굴은 생기를 찾아갔다. 그리고 동수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신이 죽는 것은 아닌지, 모두를 북으로 다시 보내는 것은 아닌지 이러한 고민에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빨갱이를 죽이라고 하니, 자기가 원하는 것과 맞아 떨어 지기에 너무나도 행복했다. 가라는 곳으로 뛰어 들어가니 조그만 운동장이었다. 그곳에서는 군인들이 한 줄로 서있었다. 가운데는 단상에 올라가 있는 군인이 있었는데, 그가 소리 내어서 말했다. “모두들 잘 들어라, 너희들은 빨갱이들에 의해서 모든 가족들, 친지들을 잃었을 것이다. 우리는 너희들이 복수하는 것을 도와줄 뿐이다. 빨갱이들을 다 죽여버리게 훈련을 시키고, 먹고, 재워 줄 것이다.”
그러자 모두 당황했다. 갑자기 사람을 죽이는 것을 가르친다니, 모두 겁에 질려 있을 때, 동수가 크게 소리쳤다. “네! 알겠습니다!” 그러자 단상에 있는 군인이 동수를 불렀다. “야! 뛰어와!” 그러자 동수는 이때까지 뛰었던 모든 순간보다 빠르게 뛰었다. 그리고 그 앞에 선 순간 느끼는 그 카타르시스에 미소를 지었다. 그 표정을 본 단상에 있는 군인도 만족한 듯이 이렇게 외쳤다. “앞으로 너희들은 서북청년단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들은 이 녀석이 이끌 것이다. 불만 있는 사람 있는가?” 쥐 죽은 듯 장내는 조용했다. 그때 그 군인은 다시 말했다. “뭐하고 있나? 박수 안 치고.” 모두가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외쳤다.
그때부터 확실히 동수는 얻어지는 인기와 권력에 이성을 잃어갔다. 시간이 흘렀다. 그들은 군인들이 원했던 그러한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공산주의라고 하면, 눈빛이 바뀔 만큼 마치 사냥개와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들이 임무를 받고 거리를 돌아다닐 때, 사람들은 ‘서청’이 지나간다고 말하면 모두가 떨었고, 우는 아이까지 울음을 멈췄다. 그렇게 지금까지 3년 동안, 살아왔다. 서북청년단은 계속해서 커져갔고, 그들의 수장은 여전히 동수였다. 1948년 12월 13일, 제주도 대정면 상모리를 가기 위해서 동수와 서북청년단들은 군용 트럭을 탔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