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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츠 Nov 09. 2023

안경잡이가 바라보는 개인의 취향

각자의 ‘안경’들은 모두 소중하다

나는 안경잡이다. 원래는 안경 하나를 2~3년 쓰다가 녹이 슬거나, 망가지게 되면 안경을 새로 샀었다. 이번에는 안경은 멀쩡한데 디자인에 싫증이 나버려서 안경을 하나 더 사게 되었다. 그러다가 하나 더,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에 3개를 더 사게 되었고, 이제 4개의 안경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옷차림이나 그날 기분 따라 코디 아이템으로 번갈아 착용하고 있다.


그 이후부터 새로 눈에 들어오는 게 생겼다. 영상 속 연예인들이 착용한 안경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또 옆 동료들의 안경은 무엇인지, 오늘은 안경을 바꿔서 끼고 왔네? 안경이 몇 개나 있지? 다른 안경 어떤 것이 더 좋은 게 있을까? 궁금해졌다. 안경 세계에도 나름의 다양하고 많은 스토리가 있다.


가령, 며칠 전 경찰서 자진 출석으로 화제가 된 지드래곤을 보며 안경이 무얼까 궁금한 사람들이 있었다. 무려 100만원이 넘는 안경이다.


https://m.blog.naver.com/lyiy4/223258373478


나 또한 웬만하면 좋은 안경을 끼려고 몇 십만원이 되는 돈을 투자한다. 안경을 몇 개 추가하게 된 지금도 하나하나에 비슷한 규모의 돈을 쓰는 건 마찬가지였다. 바뀐 안경에 대한 담소를 동료들과 나누다가, '비안경인' 또는 '프로 안경러'가 아닌 사람들은 깜짝 놀라곤 했다. 그렇게 비싼 안경을 써요?  네, 얼굴에 닿는 거니까 웬만하면 좋은 거 쓰려고 해요. 매일 쓰기도 하니까요. 가격에 정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비싼 것이 마감도 훌륭하고 미감도 좋다.


어떨 때는 그렇게 비싼 거나 싼 거나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돈이 아깝지 않느냐는 시선이 느껴지기도 했다. 정작 자신도 남이 이해 못 할 수 있는 것(술, 운동 장비 등)에 돈을 많이 쓰면서… 뭐 그냥 툭 던진 말이었겠지만 예민한 나는 또 조금 거슬렸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안경'이 있을 테다. 남들은 관심이 없을 수 있지만 자기에게는 중요하기 때문에 가성비를 따지지 않고 돈이 좀 들더라도 성능을 우선 추구하는 그런 것들. 고급 양주, 운동 장비, 자동차, 옷 등등 온갖 소비재들 뿐만 아니라 여행 같은 경험을 더 즐기는 사람도 있다.


각자의 '안경'들은 즐거운 담소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표지가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안경'이 다양해야 재밌고 즐겁고 우리 삶과 사회가 풍부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서로의 '안경'을 멋지다고,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해 주면 좋을 일이다. 어쩌면 나중에 그 '안경'을 선물로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Image by topeasokere on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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