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리츠 Nov 18. 2023

369 슬럼프 그리고 그 이후 (2)

369 이후의 슬럼프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이유

<369 슬럼프 그리고 그 이후 (1)>​


369 슬럼프는 자주 이야기 되는데 10년차 이후의 슬럼프에 대한 논의는 왜 적을까? 아마 이런 이유들 때문으로 보인다.


1. 10년 되도록 스트레스 관리하는 방법도 안 만들고 그걸 슬럼프가 되도록 내버려 뒀어?


연차가 어느 정도 쌓였는데도, 슬럼프랍시고 징징대거나 주위에 불편한 기운 풍기고 다니면 아마추어처럼 보일 것 같다. 저연차들이 보기에도 한심해 보일 것이다. 돈 벌면서 일하는 프로 경력 10년차에 접어들었으면 슬럼프에 빠지지 않도록 알아서 관리하는 방법을 만들어 놓아야 맞아 보인다. 아직도 슬럼프가 계속 튀어나오면 그건 진짜 진짜 직장 안 맞는 건데도 버텨온 것이니 진지하게 다른 길을 알아보아야 맞다. 아직 전체 직장 생활의 절반도 안 했다.


2. 이제 '직장'이란 놈의 구조나 습성이 어느 정도 확인되었다. 차라리 회사가 편하다.


그래서 이제 회사에서 무슨 일이 발생해도 아 이거 옛날에 해본 것과 비슷하다는 식으로 해석하고 대처가 금방 가능해진다. 또 앞으로 어떤 스트레스 요소(업무, 인간관계 등)가 다가 오더라도 대처할 수 있겠다는 은근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면 과거 슬럼프에 빠지게 만들었던 요소들을, 큰 감정의 동요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3. 이 연차되고도 직장 생활하는 중이라면, 직장 생활 말고 다른 거 할 수 있는 게 없다. 감내해야 한다. 그냥 하는 거지 뭐.


직장 생활도 그냥 하는 거다. 아니면 진작에 딴 거 했지. ⓒMBC


위 1에서 10년차가 넘어서도 슬럼프가 찾아온다면 직장에 안 맞는 거라고 다른 길 찾아보라고 했지만, 이제 나이도 꽤나 먹고 새로운 거 출발하기 실제로는 힘들다. 그럴 땐 그냥 하는 거밖엔 방법이 없다. 그냥 하루하루 이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적당한 즐거움과 자기 효능감을 얻으며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그리고 다들 이 생각을 하니, 10년차 이후의 슬럼프에 대한 논의는 잘 안 보이는 것 같다. 그냥 하는 거지 뭐.



이제야 드디어 10년 정도 일했다. 그래서 10년차 이후의 슬럼프 없음에 대해 논한 게 조금은 우습기도 하다. '369'만 갓 지났을 뿐이라 또다시 슬럼프가 안 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티를 안 내고, 열심히 버티면서, 좋아하는 것들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해 나가면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강하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Image by Freepik

매거진의 이전글 369 슬럼프 그리고 그 이후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