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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츠 Jan 08. 2024

가르쳐 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나와는 다르지만 존경스러운 사람들

주위에 가르쳐 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하 "튜터")을 본다. 나 스스로는 튜터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을 이해하고 높이 사기 위해 이 글을 써본다. 의도대로, 높이 사는 것으로만 끝나야 할 텐데 걱정이긴 하다. 그런데 남에게 읽힐 수 있는 글을 쓰는 이 글이 튜터 같다고 할지 모르겠다. 열심히 노력해 보고는 있지만, 누군가에게 친절히 설명하고 어떤 울림을 주고 영향을 주기 위한 글은 영 쓰질 못하겠다. 하지만 사람은 변하니까 불가능하다고는 하지 말아야겠다.


우선 내가 튜터가 되지 못하는 이유?


1. 남을 가르쳐 줄 시간에 내 수준을 높이는데 관심이 있다. 테니스를 배운다고 치자. 내가 알려줘야 할 사람은 나보다 못 치는 사람이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그 시간에 내가 이미 아는 것을 알려주는 것보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 연습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


2. 먼저 알려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선뜻 알려준다고 하기가 쉽지 않다. 싫어할 것 같다. 남 싫은 거 하면서 시간 낭비하기는 싫다.


3. (태생이 집단적으로 하는 축구 같은 운동이 아니라면) 취미 활동을 딱히 사람들과 같이 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 가끔은 취미가 같은 사람끼리 모여서 하는 것도 재밌지만, 열에 아홉은 나 혼자해야 발전도 있고 재미있다. 같이 하는 것은 초기 습관 잡을 때나 좋은 정도?


다음은 튜터들이 가르쳐주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


1. 알려주면서 스스로의 실력을 올린다. 이미 배워서 알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것도 남에게 설명을 하다 보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알려주면서 더 단단하게 나의 지식을 확실히 하고 기초를 보강한다. 이 점은 공부하면서 많이 경험해 보긴 했던 사실이긴 했는데 실력을 올리기 위해 알려줬던 것은 아니고, 알려주다 보니 부차적으로 나에게도 도움이 됐던 기억이 있다.


2. 그룹을 이루고, 같이 하는 게 재밌다. 나와는 반대로 같이 하는 거 자체에 재미를 더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분명 같이 할 때 느낄 수 있는 재미의 종류가 있다.


3. 자기 브랜딩에 좋다. 같은 직장에 비슷한 업무를 하면 그냥 누구 하나 잘 날 것도 없이 비슷한 사람이다. 그럴 때 회사 업무뿐만 아니라 취미 생활에서 자기가 잘하는 걸 열심히 알려준다면 그 사람의 또 다른 면모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기 좋다. 골프 하면 A, 축구하면 B, 테니스 하면 C를 찾으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되고, 사람들과 교류하기에 좋은 수단이 되어 업무 협업에도 도움이 된다.



세상은 혼자 하는 사람보다 튜터에 의해 앞으로 나아간다고 본다. 무보수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 것은 이유가 어찌 되었든 혼자만 골방에 박혀있는 것보다는 훨씬 숭고하다. 나와는 다르기에 신기하고, 때로는 존경스럽게도 느껴지는 면모이다. 튜터 때문에 피곤하다고 피하지 말고 그들의 고마운 점과 장점을 잘 활용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이다.



Image by fran innocent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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