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작가가 될 것이냐 말 것이냐
나 혼자 좋다고 글을 쓰긴 시작했지만 오픈 플랫폼에서 글을 쓴 이상, 사람들의 조회수나 반응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글 자체만 생각했다면 오히려 내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는 일기장이 더 적절하겠다.
이 글은, 브런치에서 흔한, 어떻게 하면 조회수를 올릴까에 대한 글은 아니고, 자극적인 주제로 조회수만 올려봐야 무슨 의미일까에 대한 글이다.
발단이다. 조회수라도 쏠쏠하게 챙겨보고자 불륜에 대한 글을 최근 하나 썼었다. 그러자 다음 메인에, 브런치스토리 메인에, 구글 뉴스 검색 "불륜" 키워드로 상위 노출이 며칠간 이어졌다. 원했던 만큼보다 더 많은 조회수를 얻었다. 5개월 간 50여 개의 글로 누적 조회수가 5천을 갓 넘었는데, 이 글만 봐도 첫 2일 만에 6만을 넘고, 7일 만에 10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 들어온 김에 노 저어보려고, 1주 뒤에 발행하려고 저장해 둔 글을 내친김에 오픈했다. 그 글이 관심받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해졌다. '불륜' 키워드 때문에 그냥 한번 붕 뜬 것이다.
나의 주된 관심사와 필력이 반영된 50여 개의 글이 덜 팔리고, 대충 갈겨쓴 글 1개가 더 잘 팔리는 걸 보며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위안을 삼자면 원하던 걸 지향했더니 곧바로 성취한 경험을 해봤다는 점이다.
그런데 더 나아가려면, 불륜에 대한 글을 계속 써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되었다. 불륜과 관련한 글감은 한가득이지만, 내 피드를 불륜으로 채우고 불륜 때문에 글이 조회되길 원하지는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어떤 주제를 통해서든 글이 잘 팔리면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륜은 아니다. 불륜에 대한 낚시성 짙은 제목과 자극적인 스토리를 뽑아내고 또 좋은 반응을 얻는다고 해도, 스스로 자부심이 넘칠 소재는 아니다. 혹여나 크리에이터 또는 에세이스트 같은 타이틀을 얻게 되더라도 '불륜 크리에이터', '불륜 에세이스트'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충분히 좋다. 그 글이 다른 글들까지도 덩달아 읽게 하는 마중물이 되어줬다. 또 구독자도 짧은 시간에 꽤 늘었다. 여러 곳의 메인에서 내려온 뒤에도 소소하게 조회수는 뽑아주고 계속해서 미끼 상품이 되어주고 있다. 이곳에서 나에게, 불륜은 미끼 상품이다. (이 글의 제목도 결국에는 낚시가 되어버렸다. 죄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