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정병으로 군복무 하던 시절, 사무실 내 상관이던 장교가 모니터에 포스트잇으로 붙여두었던 영문 글귀다. 회사원 생활과 다를 바 없어서, 내무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보다 업무 스트레스로 가끔 어려울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한 번씩 그 글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마음을 가다듬도록 해줬던 기억이 난다. 업무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길고 긴 군복무 기간도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이야기해주는 듯하기도 했다.
이제는 진짜 회사 생활이 10년을 넘었다. 예전 같았으면 스트레스 받았을 업무적인 포인트에서 그냥 금방 잊고 지나가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말이다. 사람 스트레스는 여전히 쉽지 않다.) 멘탈이 세졌기 때문일까?라고 자문하다가, 멘탈이 세졌다기 보다는 다양한 스트레스 경험과 그것을 흘려보내고 극복해 냈던 경험의 누적이 지금 이 사안을 덤덤하게 바라보는 힘을 준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뭐, 그게 곧 멘탈이 세진 거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이 글귀가 떠올랐다. 스트레스 받을 때, 똑같은 글귀를 떠올리는 건 아니지만 예를 들어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뭐 결국 다 잘 되겠지. 며칠 지나면 이 생각나지도 않을 거야.'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몰입하고 해결을 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쏟는 건 기본이다. 그러다가 때로는 힘이 고갈될 때가 있는데, 그때 이것 또한 지나갈 거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버티는 건 큰 힘이 되기도 한다. 어디 가서 힘들다고 이야기하기도 이제 민망한 나이, 연차 같기도 하다. 다행히도 브런치에서나마.
이렇게, 회사 생활을 통해 웬만한 일은 그냥 결국 어떻게든 되거나, 잘 되겠지라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멘탈을 키우게 되었다고 마무리하며, 회사에 다녀서 좋은 장점을 하나 추가적으로 발견했음을 알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