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누군가는 꼭 나가고 싶은 회사
지금 회사는 나를 포함한 누군가에게는 꼭 들어가고 싶은 회사였다. 또 지금 누군가도 이직해오고 싶은 회사일지도 모른다. 그와 동시에, 이 회사에 다니는 누군가는 더 이상 다니기 싫어 꼭 나가고 싶은 회사이기도 하다.
이런 이해는 회사를 옮겨보니 피부로 알게 된 것이다. 이직하기 전에는 그 회사만 나가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지. (또는 어리석게도 이직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길 바랐었지.) 하지만 누군가는 이 회사에 실망했다고 말하기도 하며, 또는 이 회사를 본인 커리어의 한 단계처럼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보곤 한다. 심지어 나도 포함. 또 한번의 이직 가능성을 닫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다가, 이 글의 제목처럼 생각이 이어진다. 같은 회사라도 누구는 원하는 곳이지만, 누구에게는 싫은 곳이다. 결국 이직 또는 회사생활 전반을 통하여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정립이 되어야 할 거라는 생각이 중요해 보인다.
나는 회사 생활을 통해 무엇을 바라는가? 만약 다음번에 회사를 옮기려거든 이 질문에 대한 스스로 답이 먼저 확실해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쓴 책을 통해 이 질문이 강제로 제기된 적은 있었을 것 같지만, 이제야 스스로가 이 질문의 필요성을 깨닫는다. 회사만 옮긴다고 능사는 아니라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 어떤 생각으로 회사를 옮기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또는 회사를 옮기지 않으면서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이직을 하게 만든 이전 회사의 불만 포인트가, 지금 이 회사에서도 해결이 되었느냐라고 물어보면 물음표가 있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꾸 회사를 옮겨 다닐 수도 없는 노릇. 어쩌면 한 회사에서 때를 기다리고, 평판을 쌓아 좋은 기회를 잡아나가는 방식도 한 가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는 오랫동안 다닌 첫 회사를 버린 건 추후 아쉬움으로 판명될지도 모르지만, 다행히도 아직은 아니다.)
삶의 많은 부분, 또는 모든 게 그러하듯 선택과 타협의 연속이다. 회사 생활하면서 생기는 모든 불만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회사는 없다. 적당히 만족하는 방법을 알아야 할지도 모른다. 좋은 게 있으면 나쁜 것도 같이 따라오는 법이다. 다행히도 삶이 회사만으로 구성되지는 않는다는 점은 위안이 되기도 한다. 회사 생활의 아쉬움을 메꿔주고, 회사 생활을 상대적으로 중요치 않게 또는 가끔은 잊게 만들어 주는 나 개인으로서의 삶도 있기 때문이다.
이직해 온 회사에서 적응이 되고, 3년차를 보내니 여러 잡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계속 고민하고 조금씩 나아지고 싶다는 의지가 꺼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 스스로 칭찬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