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살아남는 법 ②
예전에 다른 취업카페에 썼던 글들을 이곳에 스크랩해두려 한다.
안녕하세요, 친절한 히로입니다.
어느덧 9번째 포스팅입니다. 면접시즌이 계속되고 있어 오늘은 직접 현직자들과 면접 관련해서 이야기 나눈 내용을 바탕으로 조언을 드릴까 합니다.
물론 기존의 자소서, 인적성 관련된 각종 자료들은 위의 블로그에 있으니 참고하세요. :)
지난 번 포스팅까지는 제 자랑을 많이 했었는데요, 오늘은 자랑을 하지 않겠습니다. 아래 등장하는 현직자들이 저보다도 훨씬 대단한 사람들이라서... 오늘은 얌전히 그들이 나눈 대화에서 주요 레슨을 뽑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면접의 핵심은 한 가지입니다.
면접은 말을 잘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다.
★현직자들이 말하는 면접 뒷담화★
[등장인물]
미스터 술술술 : 국내 주류회사 온라인마케팅부 사원 1년차 (32,남)
종이 비행기 : 국내 항공사 교육파트 4년차 대리 (31,여)
글로발 킴 : 외국계기업 영업팀 5년차 대리 (34.남)
매진임박 : 국내 홈쇼핑회사 3년차 사원 MD (28,여)
비행기: 야, 요즘 공채 시즌이라 면접 본다고 애들 무지하게 왔다 갔다 하더라. 무슨 수능 날도 아니고 엄마 아빠가 차 태워서 데려다 주고 밖에서 기다리는 애들도 있더라니까?
매진임박: 그래 우리 회사 인사팀 동기도 부모님이 면접 날짜 바꿔달라고 하는 전화까지 받아봤다고 하더라. 요즘 애들 취업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자세가 안 된 것 같아.
킴: 야, 우리 땐 뭐 자세가 완벽했냐? 술술술 쟤는 취업만 3수 하고 쓴 자소서만 한 200개 될 걸? 그 와중에 9급을 준비하네, 인턴을 하다 정직원 전환이 안됐네 울고 불고 하던거 벌써 까먹었나봐.
술술술: 아 형 그때 얘기 하지도 마요. 그래도 형이라고 좀 도와주려나 해서 고민 상담 한건데 하나도 도움 안됐어요. 여기저기 소문이나 내고. 전 그 때 진짜 제가 뭐가 문젠지도 몰랐다구요.
킴: 그 땐 나도 아무것도 몰랐어. 너한테 멋있어 보이려고 이래라 저래라 조언하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다 헛소리다.
비행기: 오빠 그래도 이젠 면접관도 들어 간다며?
킴: 어 이제 실무면접은 들어가는데 술술이 생각 많이 나더라. 저런 애들이 한다발씩 와 낄낄
술술술: 저도 이제 면접 인솔은 좀 해요. 근데 이게 입장이 바뀌니까 안 보이던 게 막 보이더라고요. 지원자 애들이 너무 긴장한 것 같아서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더니 뭐 냅다 연봉이 얼마냐, 야근이 많냐 이런 것부터 물어보는데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매진임박: 그 대기 시간이 면접의 일부라는걸 잘 모른다니까? 보는 눈이 얼마나 많은데
킴: 그렇지. 우리 회사도 인솔자 애들한테 대기 시간에 특이 사항 같은 거나 대기자 평가 메모하라고 하거든. 일단 회사 입구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면접인거야.
술술술: 맞아요. 저도 인솔 끝나니까 면접관들이 부르더니 갑자기 회의를 하더라고요. 거기서 면접 점수는 좋았는데 막판 코멘트에 뒤집힌 친구들도 더러 있었고. 사실 면접실 안에서는 다들 연기를 하고 있지만 긴장이 풀렸을 때 보여주는 모습이 진짜니까.
스터디에서는 뭘 준비하지?
비행기 : 근데 다들 취업 준비 할 때 스터디 안 했어? 스터디 할 때 애들은 지금 다 뭐할까?
술술술 : 뭐 어디서 월급쟁이 하면서 그만두고 싶다고 궁시렁거리고 있겠지.
비행기 : 지금 생각해보면 스터디를 한건 취업에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은데 스터디에서 했던 컨텐츠는 정말 별로였던거 같아. 막 모여서 인적성 같이 풀기, 자소서 함께 써보기 이딴 것들 하잖아. 그거 진짜 아무짝에도 도움 안되거든.
킴 : 맞아. 진짜 바보 같은 짓이지. 인적성은 본인이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들이는게 중요하고 자소서는 자기 자신이랑 회사에 대해 분석해서 많이 써보는게 중요한데 고만고만한 취준생들끼리 앉아서 서로 첨삭하고, 인적성도 1번문제 3번 이러면서 채점하고 그러잖아. 그거 완전 시간낭비지.
매진임박 : 그래도 스터디를 한다는 것은 면접에 꽤 도움 되는거 같아. 여러가지 질문에 대해 말해 보면서 연습이 되기도 하고 사실 다른 사람을 보면서 배우는게 많지.
술술술 : 그래 맞아! 남이 이상하게 대답하는 걸 보면서 ‘아 저렇게 하면 떨어지겠구나’ 이렇게 느끼면서 배우는 게 제일 많았어.
킴 : 나는 개인적으로 면접 진행하면서 찍은 내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어.
술술술 : 형네는 그런 것도 했어요?
킴 : 응. 면접을 고프로 카메라나 핸드폰 영상으로 다 찍었는데 내가 엄청 쭈구리 같이 앉아서
대답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더라고. 그걸 보면서 의도적으로 조심하니까 나중에 고쳐지더라.
비행기 : 나는 왜 오빠네 스터디에 안 껴줬어? 지금 생각해보니 열받네. 그 때 같이 하자니까.
킴 : 스터디는 아는 사람이랑 하면 좀 그렇잖아. 부끄럽기도 하고. ㅋㅋ
면접은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지겨야...
매진임박 : 근데 오빠, 요번에 면접관으로 들어 갔을 때 웃긴 애들 없었어?
킴 : 웃긴 애들 엄청 많지. 근데 한 편으론 웃기기도 하고, 한 편으론 좀 안타까웠어. 애들이 면접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
매진임박 : 왜 다들 엄청 빡세게 준비 해 오잖아.
킴 : 그렇지도 않아. 아무 생각 없는 애들도 많아. 입장과 동시에 ‘어휴, 쟤는 떨어지겠네’ 하는 사람들이 20~30%는 되는거 같아.
술술술 : 왜 외모 때문에?
킴 : 외모도 중요한 요소긴 하지만 외모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건 아니잖아.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데 기본이 안 된 애들이 생각보다 많아.
술술술 : 예를 들면?
킴 : 음.. 일단 지각하는 애들은 매 면접일 마다 꼭 있어. 그건 거의 ‘저를 떨어뜨려주세요’ 선언하는거지. 면접날 헐레벌떡 들어오면 면접도 제대로 보기 힘들기 마련인데. 면접 공지 시간보다 최소 40분 정도 전에 가서 주변 까페나 회사 1층 로비 같은데서 호흡도 한번 고르고 화장실 가서 거울보고 외모도 한 번 더 체크하고. 그리고 20분 전부터 대기하는게 좋은거 같아.
비행기 : 맞아. 시간 엄수는 월급받고 일 하는 프로들에게 기본 중의 기본이지.
킴 : 면접 복장도 아버지 양복 입고 오는 애부터 양복만 입었지 동네 슈퍼 가는 상태로 오는 애들도 많아. 사실 면접은 누가 더 호감을 주느냐 싸움인데 그런 애들 보면 호감이 안 생기지.
술술술 : 근데 나는 어떻게 붙어서 직장인이 된 거지?
킴 : 그건 나도 미스터리임. 근데 너도 비슷한 실수 했었잖아. 면접 때.
술술술 : 삼성 인턴 끝나고 정규직 전환 면접 말하는거에요?
킴 : ㅋㅋㅋㅋㅋㅋㅋ 응. 야 술술이 삼성전자 면접에 빨간 넥타이 매고 감.
비행기 : 화끈하네. 아주 화끈해.
당혹스런 면접 질문에는 무난한 게 최고!
킴 : 요번에 면접 보는데 애들 막 장기자랑 준비해왔더라. 취업이 너무 힘드니까 애들이 진짜 별걸 다 하더라.
비행기 : 우리 면접 때도 막 춤추고 노래하고 그런 애들 있었는데.. 다 떨어짐
킴 : 어. 맞아. 우리도 장기자랑 시키고 그랬는데 끝나고 보니까 뭐 한 애들 다 떨어졌더라. 면접관들도 하루 종일 면접 보고 몇 백명씩 한꺼번에 보고 하니까 아무래도 심심해서 그런걸 시키는데 가급적이면 시켜도 안 하는게 좋은 것 같아. 안 시키면 더더욱 손 들고 할 필요 없고.
매진임박 : 근데 딱 짤라서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잖아.
술술술 : 그니까 아주 융통성 있게 피해 가야지. 나 같은 경우는 뭐 보여줄 거 없냐고 하길래 ‘보여줄 수 있는게 아주 많은데 입사해서 선배님들 앞에서 다 보여드리겠습니다. 그 때까지 더 갈고 닦아 가겠습니다.’라고 얘기했더니 면접관들이 웃으면서 좋아했었어.
킴 : 그런 질문들 많이 하잖아. 압박도 일부러 해보고. 대부분 면접관들이 심심해서 하는건데. 애들은 아주 많은 의미를 두는 것 같더라고.
비행기 : 오빠 꼰대 다 됐네. ㅋㅋㅋㅋ
킴 : 아니 근데 진짜야. 면접 보면서 너무 지겹고 애들도 다 비슷비슷한 대답을 하고 하니까 압박도 해보고 뻔한 질문도 해보는거지.
매진임박 : 뻔한 질문은 뭐 있어요?
킴 : 뭐 ‘지방발령은 갈 수 있냐?’, ‘상사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어떻게 대처할꺼냐?’ ‘가족과 일 중 선택하라’, 뭐 이런거지. 근데 애들이 그런 질문 들어오면 답이 뻔한데 고민을 해요.
비행기 : 맞아 사실 입사하고 나서 지방 발령 낼라면 또 면담도 해야하고 거기서 안 간다고 하면 안 보내는데 면접 때 물어본다고 거기서 ‘지방발령은 어렵습니다’ 이러는 애들 있더라. 굳이 거기서 그렇게 얘기 안 해도 되는데
킴 : 상사의 부당한 업무지시나 혹독한 야근 버티기 이런 것도 다 할 수 있고 문제 없다. 상사의 부당한 업무지시도 윤리적으로 문제가 안 되거나 상의를 해봐서 조직을 위해서 해야만 한다면 일정부분 희생을 하더라도 하겠다. 이렇게 얘기하고 나중에 입사하고 안 하면 되는데 그걸 면접 때 ‘그건 좀 어렵습니다’ 이러는 인간들이 있어요.
술술술 : 그 때는 무서우니까요. 내가 대답 잘 못해서 입사하자마자 어디 시골로 가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들잖아요.
매진임박 :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붙고 나서 걱정하는거지. 붙기 전에 걱정할 필요는 없었는데.
술술술 : 뭐여. 입사한지 1년만에 벌써 통달한거냐? 대단하네~ ㅋㅋㅋ
매진임박 : 네 다음 삼성전자 빨간 넥타이.
오늘의 Key Learning Point
1. 면접실 밖 대기실도 면접 중이다. 대기 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말자.
2. 스터디는 면접 때 효과를 발휘한다. 내 모의 면접을 영상으로 찍어서 보면서 단점을 수정하고
스터디원들이 잘 못하는 부분을 타산지석 삼아 면접 스킬을 늘려나가라.
3. 기본적인 면접 준비를 놓치지 말자. 지각은 금물, 복장과 외모는 소개팅 준비 때에 100배로
4. 쓸데 없는 장기자랑은 가급적 피하고 시켜도 융통성 있게 피해가라. 튈려고 하다가 튕겨나간다.
5. 답정너 질문엔 정해진 답안을 해라.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모르는 입사 후 일을 면접 때 걱정하지 말고.
저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더 많은 조언이 듣고 싶다면,
친절한 히로의 취업고민상당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