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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히로 Jan 15. 2018

취준생이 읽어야 하는 조언 7가지_2.직무편

그때 알았다면 더 좋았을 이야기들 #2

여전히 모른다. 벌써 8년 차 직장인이 되었지만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아직도 어렵다. 이미 익숙하게 해왔던 일은 그래도 일 잘하는 흉내라도 낼 수 있겠는데, 새로운 일이 주어지면 또다시 바보가 된다.


그 바보가 선배랍시고 2018년 상반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러분에게 조언을 하려고 한다. '일을 잘한다는 건 이런 거야.' 뭐 이런 말을 하려는 건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일을 잘하는 건 좀 어려운데 여러분에게 일 잘하는 법에 대해 얘기하는 건 자신 있다. 왜냐하면 적어도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인 내가 일을 잘하기 위해 했던 고민들을 소개하면 여러분이 지금보다 훨씬 직무에 대한 감을 잡기 쉬울 것이다.



1. 직무가 뭐야?

2018년 취업의 트렌드, 바야흐로 직무의 시대다. 회사는 직무에 적합하 인재를 선호한다. 여러분은 일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 당연히 첫 질문이 이거다. "직무가 뭐예요, 도대체."

그럼 난 이렇게 대답을 시작한다. "어떻게 일을 잘할 수 있냐면요..."


회사가 직무적합성을 보는 이유는 한 가지다. 결국 일 잘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 거다. 영업을 잘하는 사람, 마케팅을 잘하는 사람, 품질관리를 잘하는 사람, R&D를 잘하는 사람. 다 다르다는 거다. 예전의 인사방침은 채용과 배치가 구분되어 있었다. 즉 일단 유능한 사람을 뽑고, 인사팀에서 적절하게 팀에 배치를 한다. 그럼 회사가 잘 굴러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예전에는 그냥 스펙을 봤다. 공부 많이 한 사람이 뭐든 잘하겠지, 하던 시절이 있었다. 막상 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적성이라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게 현재의 중론이다. 그래서 지금은 채용과 배치가 구분되어 있지 않다. 채용이 곧 배치다. 적합해 보이는 사람을 뽑아서 바로 그곳에 배치한다. 그래서 직무적성이라는 것을 다양하게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현재의 트렌드다.


자, 그럼 일 못하는 내가 일을 잘하기 위해 하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첫번째는 'knowledge'다.



2. knowledge

아는 것이 힘이다.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 선배들이 가장 먼저 시켰던 건 회사에서 파는 상품과 서비스를 외우는 것이었다. 의욕이 넘쳐서 나는 매번 외우는 걸 등한시하고 선배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일을 배우려고 했었다.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야, 뭘 알아야 가르치지."였다.


기본적인 지식은 일을 배우기 위한 필수요소다. '필수'다. 이게 없으면 다음 진도는 아예 생각할 수 없다. 경영학을 전공하던 대학시절, 고등학교에서 미적분을 배우지 않고 올라온 학생들을 보며 허탈해하던 교수님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학생들, 미안한데 여러분이 미적분을 모르면 내가 이번 학기에 여러분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다행히 미적분을 배운 세대인 나는 다른 경쟁자들을 손쉽게 제치고 A+를 받을 수 있었다.


영업관리 직무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지식이 제일 중요했다. 대리점 컨설팅을 한답시고 처음으로 나가 점주를 만났는데 그 대리점에서 파는 상품을 하나도 몰랐던 나는 망신만 당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십수 년 간 상품을 팔아왔던 그 점주에게 상품 하나 제대로 모르는 내가 어떤 컨설팅을 해줄 수 있을까. 컨설팅이 아니라 대화조차 어려웠다.

마케팅으로 팀을 옮겼을 때는 그나마 수월했다. 회의에서 난무하는 마케팅 용어는 대부분 학창 시절 배웠던 내용이었다. 특히 평소에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었는데, 선배들이 모르는 용어를 내뱉자 오히려 나를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지금의 상품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기며 나는 다시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기획에 관한 지식도 전무했거니와, 개발, 품질팀과의 협업을 하면서 그들의 전문용어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졌다. 내가 구현하고 싶은 이미지와 기능은 그들의 전문용어 앞에서 '그냥 안 되는 것'이 됐다.


그래서 여러분이 강조해야 할 첫 번째 직무역량은 당연히 'knowledge'다.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알고 있다고 어필해야 하고, 알고 있는 것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공부해야 한다. 모든 걸 다 공부할 필요는 없다. 입사하면 어차피 다시 배워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무슨 상품에 관여할지, 내가 무슨 사업을 할지에 대해서는 알아야 뽑아준다.


상품에 대해 어떻게 퀵으로 공부해야 할지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onthepaper_team/220939601903 


여러분, 이건 취업에 필수다. 모르면 공부하고(뭐 엄청난 걸 공부하라는 게 아니다, 그냥 적어도 무슨 사업을 하는지, 무슨 상품을 파는지 정도까지라도 공부는 반드시 해야 한다), 자소서, 면접에 무조건 필수로 어필해야 한다.



3. skill

뭘 좀 알고 나면 이제 반복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알면 좋다. 특히 하루 일과는 어떤지, 일주일 일과는 어떤지, 이런 걸 알면 좋다.


영업을 할 때 가장 많이 썼던 게 엑셀로 매출자료를 정리하는 일이었다. (물론 회사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 나는 입사할 때 엑셀을 전혀 하지 못했었다. 엑셀로 자료 한 번 정리하는데 몇 시간씩 걸렸었는데, 그게 10분으로 줄게 되었을 때에야 나는 그 시간을 다른 업무에 할애할 수 있었다.

상품기획을 처음 할 때보다 지금은 구글링을 훨씬 잘하게 됐다. 각종 국내외 상품의 동향을 살피는 건 의외로 굉장한 기술을 요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툭툭 몇 개 사이트만 들어가면 원하는 정보들이 나온다.


내가 무슨 일을 주로 하게 되는지, 어떤 일에 시간을 많이 쓰게 되는지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다면 당연히 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일을 남들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 좀 해본 사람을 왜 기업이 선호하는가, 어떤 식으로 일을 하게 될 지에 대한 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자, 대부분의 직접적인 경험이 없는 취준생들은 이 대목을 우울해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내가 위에 든 예시들은 지금 준비하기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그리고 아는척하기 어려운 것들도 아니다. 핵심은 뭘까? 실제로 그 직무에 엑셀이 필요하고, 구글링이 필요할 것이라는 정보다. 현직자를 찾아가라는 조언은 바로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하루 일과를 묻고, 일주일의 일과를 물어라. 그럼 어떤 skill을 어필해야 할지 한 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요즘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현직자의 직무 인터뷰를 친절하게 올려놓는다. 그들의 인터뷰는 대부분 그들의 일과를 담고 있다. 그러니 이를 반드시 참고하면 좋다.



4. attitude

회사에는 호사가들이 많다. 회사의 '회'자는 모일 '회'를 쓴다. 회사는 나 혼자 하는 일이 없다. 그래도 업무태도는 다른 모든 것들보다 중요하다. 일 못하는 사람과는 같이 일해도 재수 없는 사람과는 같이 일하기 싫다.


영업관리를 하면서 수많은 대리점 점주들에게 들었던 얘기는 전임자에 대한 욕이었다.

"대리님, 아 진짜 작년에는 그 XX 때문에 힘들었어요.", "대리님, 아 진짜 맨날 와서 XX만 하고."

그런데 가만히 들어 보면, 전임자들이 일을 못했다는 욕이 아니었다. 그냥 이런저런 태도에 대한 불만이었다. 전화를 안 받는다, 자길 아래로 본다, 맨날 부정적이다, 뭐 이런 얘기들이었다.


마케팅을 할 때도 유관부서와 협업할 때 때로는 어려운 부탁도 친분으로 한 번에 해결되는 일이 많았다. 지금도 그때의 좋은 기억으로, 지금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얘기를 해준다. 내가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신뢰가 쌓이고, 그것이 일할 때 큰 자산이 된다.


여러분이 많이 쓰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열정, 창의 이런 것들이 다 여기에 포함된다. 중요한 건 그래,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당신의 창의는 어떤 건지가 중요하다. 잘 듣는지, 말을 잘 하는지, 말은 차갑지만 논리적인지, 말이 많지만 아는 게 많은지 뭐 이런 걸 어필해야 당신의 태도가 실제 직무에 필요한 역량인지 가늠할 수 있다.



5. 직무역량 = a.s.k

이것들을 합쳐 a.s.k라 부른다. 맞다. 내가 지었다. atittude, skill, knowledge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 스스로 잘 지었다는 생각을 했다. 직무역량은 결국 내가 그 일을 얼마나 아느냐로부터 시작한다. 그 일을 알아야 a.s.k 관점에서 내 역량을 정리할 수 있다.

직무에 대해 알려면 결국 그 직무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묻는 것이 가장 빠르다. 현직자를 찾아라, 직무 인터뷰를 참고해라, 일과 관련된 서적을 찾아봐라. 이런 조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 또한 업무를 할 때는 늘 그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봐가면서 일을 한다.

연구에 필요한 자재를 살 때는 구매팀이나 회계팀에, 기술적으로 궁금한 게 있으면 개발팀이나 R&D에, 생산에 문제가 없는지는 생산팀이나 품질팀에, 잘 팔고 싶으면 마케팅팀이나 영업팀에 묻는다.


취업하고 싶으면 지금부터라도 반드시 직무에 대해 알아야 한다. 요즘에는 현직자를 직,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발로 뛰어 공부하는 시대다. 여러분도 뒤처지지 않기를 바란다.


나 같은 현직자가 취업강의를 하기 시작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런 트렌드를 절대 놓치지 않길 바란다.



가뜩이나 할 거 많은데 자꾸 이것저것 해야 한다고 하는 게 나도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내 경험상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불안한 것보다는 할 게 많아서 바쁜 것과, 그것을 하면 반드시 나아진다는 믿음이 있을 때가 훨씬 즐겁다.

즐겁게 이 겨울을 준비하고 반갑게 봄을 맞이해 보자.


저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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