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친절한 히로 Oct 15. 2018

현직자들이 말하는 면접 뒷담화

면접관은 무슨 생각을 할까?

이제 몇 주 뒤면 본격적인 면접 시즌이다. 면접은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대화하듯이' 면접에 임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바로 '상대방', 면접관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이다. 면접관의 속마음을 안다는 건 사실 무척 어려운 일이라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오늘은 직접 현직자들과 면접 이야기를 나눈 내용으로 조언을 할까 한다.


이 분들 인터뷰는 아니에요~


[등장인물]
미스터 술술술 : 국내 주류회사 온라인마케팅부 사원 1년 차 (32. 남)
종이비행기 : 국내 항공사 교육파트 4년 차 대리 (31. 여)
글로발 킴 : 외국계 기업 영업팀 5년 차 대리 (34. 남)
매진임박: 국내 홈쇼핑 회사 3년 차 사원 MD (28. 여)


Chapter 1. Intro


비행기: 야, 요즘 공채 시즌이라 면접 본다고 애들 무지하게 왔다 갔다 하더라. 무슨 수능 날도 아니고 엄마 아빠가 차 태워서 데려다주고 밖에서 기다리는 애들도 있더라니까?

매진임박: 그래 우리 회사 인사팀 동기도 부모님이 면접 날짜 바꿔달라고 하는 전화까지 받아봤다고 하더라. 요즘 애들 취업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자세가 안 된 것 같아.

킴: 야, 우리 땐 뭐 자세가 완벽했냐? 술술술 쟤는 취업만 3수 하고 쓴 자소서만 한 200개 될 걸? 그 와중에 9급을 준비하네, 인턴을 하다 정직원 전환이 안됐네 울고 불고 하던 거 벌써 까먹었나 봐. 

술술술: 아 형 그때 얘기하지도 마요. 그래도 형이라고 좀 도와주려나 해서 고민 상담한 건데 하나도 도움 안됐어요. 여기저기 소문이나 내고. 전 그때 진짜 제가 뭐가 문젠 지도 몰랐다고요.  

: 그땐 나도 아무것도 몰랐어. 너한테 멋있어 보이려고 이래라저래라 조언하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다 헛소리다. 

비행기: 오빠 그래도 이젠 면접관도 들어간다며?

: 어 이제 실무면접은 들어가는데 술술이 생각 많이 나더라. 저런 애들이 한 다발씩 와 낄낄

술술술: 저도 이제 면접 인솔은 좀 해요. 근데 이게 입장이 바뀌니까 안 보이던 게 막 보이더라고요. 지원자 애들이 너무 긴장한 것 같아서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더니 뭐 냅다 연봉이 얼마냐, 야근이 많냐 이런 것부터 물어보는데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매진임박: 그 대기 시간이 면접의 일부라는 걸 잘 모른다니까? 보는 눈이 얼마나 많은데

: 그렇지. 우리 회사도 인솔자 애들한테 대기 시간에 특이 사항 같은 거나 대기자 평가 메모하라고 하거든. 일단 회사 입구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면접인 거야. 

술술술: 맞아요. 저도 인솔 끝나니까 면접관들이 부르더니 갑자기 회의를 하더라고요. 거기서 면접 점수는 좋았는데 막판 코멘트에 뒤집힌 친구들도 더러 있었고. 사실 면접실 안에서는 다들 연기를 하고 있지만 긴장이 풀렸을 때 보여주는 모습이 진짜니까. 


추억의 면접스터디...


Chapter 2. 면접스터디에서는 뭘 준비할까?


비행기 : 근데 다들 취업 준비할 때 스터디 안 했어? 스터디할 때 애들은 지금 다 뭐할까?

술술술 : 뭐 어디서 월급쟁이 하면서 그만두고 싶다고 구시렁거리고 있겠지.

비행기 : 지금 생각해보면 스터디를 한건 취업에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은데 스터디에서 했던 컨텐츠는 정말 별로였던 거 같아. 막 모여서 인적성 같이 풀기, 자소서 함께 써보기 이딴 것들 하잖아. 그거 진짜 아무짝에도 도움 안되거든.

 : 맞아. 진짜 바보 같은 짓이지. 인적성은 본인이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들이는 게 중요하고 자소서는 자기 자신이랑 회사에 대해 분석해서 많이 써보는 게 중요한데 고만고만한 취준생들끼리 앉아서 서로 첨삭하고, 인적성도 1번 문제 3번 이러면서 채점하고 그러잖아. 그거 완전 시간낭비지.

매진임박 : 그래도 스터디를 한다는 것은 면접에 꽤 도움되는 거 같아.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말해 보면서 연습이 되기도 하고 사실 다른 사람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지.

술술술 : 그래 맞아! 남이 이상하게 대답하는 걸 보면서 ‘아 저렇게 하면 떨어지겠구나’ 이렇게 느끼면서 배우는 게 제일 많았어.

 : 나는 개인적으로 면접 진행하면서 찍은 내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어. 

술술술 : 형네는 그런 것도 했어요? 

 : 응. 면접을 고프로 카메라나 핸드폰 영상으로 다 찍었는데 내가 엄청 쭈구리 같이 앉아서 

대답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더라고. 그걸 보면서 의도적으로 조심하니까 나중에 고쳐지더라.

비행기 : 나는 왜 오빠네 스터디에 안 껴줬어? 지금 생각해보니 열 받네. 그때 같이 하자니까.

 : 스터디는 아는 사람이랑 하면 좀 그렇잖아. 부끄럽기도 하고. ㅋㅋ 


면접장에서 시선 끌기는 No!


Chapter 3. 면접은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지켜야...


매진임박 : 근데 오빠, 요번에 면접관으로 들어갔을 때 웃긴 애들 없었어? 

 : 웃긴 애들 엄청 많지. 근데 한 편으론 웃기기도 하고, 한 편으론 좀 안타까웠어. 애들이 면접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

매진임박 : 왜 다들 엄청 빡세게 준비해 오잖아. 

 : 그렇지도 않아. 아무 생각 없는 애들도 많아. 입장과 동시에 ‘어휴, 쟤는 떨어지겠네’ 하는 사람들이 20~30%는 되는 거 같아. 

술술술 : 왜 외모 때문에?

 : 외모도 중요한 요소긴 하지만 외모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건 아니잖아.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데 기본이 안 된 애들이 생각보다 많아. 

술술술 : 예를 들면?

 : 음.. 일단 지각하는 애들은 매 면접일마다 꼭 있어. 그건 거의 ‘저를 떨어뜨려주세요’ 선언하는 거지. 면접날 헐레벌떡 들어오면 면접도 제대로 보기 힘들기 마련인데. 면접 공지 시간보다 최소 40분 정도 전에 가서 주변 카페나 회사 1층 로비 같은 데서 호흡도 한번 고르고 화장실 가서 거울보고 외모도 한 번 더 체크하고. 그리고 20분 전부터 대기하는 게 좋은 거 같아.

비행기 : 맞아. 시간 엄수는 월급 받고 일 하는 프로들에게 기본 중의 기본이지.

 : 면접 복장도 아버지 양복 입고 오는 애부터 양복만 입었지 동네 슈퍼 가는 상태로 오는 애들도 많아. 사실 면접은 누가 더 호감을 주느냐 싸움인데 그런 애들 보면 호감이 안 생기지. 

술술술 : 근데 나는 어떻게 붙어서 직장인이 된 거지?

 : 그건 나도 미스터리임. 근데 너도 비슷한 실수했었잖아. 면접 때.

술술술 : 삼성 인턴 끝나고 정규직 전환 면접 말하는 거예요?

 : ㅋㅋㅋㅋㅋㅋㅋ 응. 야 술술이 삼성전자 면접에 빨간 넥타이 매고 감.

비행기 : 화끈하네. 아주 화끈해.


떨리는 면접...


Chapter 4. 당혹스러운 질문에는 무난한 게 최고!


 : 요번에 면접 보는데 애들 막 장기자랑 준비해왔더라. 취업이 너무 힘드니까 애들이 진짜 별걸 다 하더라. 

비행기 : 우리 면접 때도 막 춤추고 노래하고 그런 애들 있었는데.. 다 떨어짐

 : 어. 맞아. 우리도 장기자랑시키고 그랬는데 끝나고 보니까 뭐 한 애들 다 떨어졌더라. 면접관들도 하루 종일 면접 보고 몇 백 명씩 한꺼번에 보고 하니까 아무래도 심심해서 그런 걸 시키는데 가급적이면 시켜도 안 하는 게 좋은 것 같아. 안 시키면 더더욱 손 들고 할 필요 없고.

매진임박 : 근데 딱 잘라서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잖아.

술술술 : 그니까 아주 융통성 있게 피해 가야지. 나 같은 경우는 뭐 보여줄 거 없냐고 하길래 ‘보여줄 수 있는 게 아주 많은데 입사해서 선배님들 앞에서 다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더 갈고닦아 가겠습니다.’라고 얘기했더니 면접관들이 웃으면서 좋아했었어.

 : 그런 질문들 많이 하잖아. 압박도 일부러 해보고. 대부분 면접관들이 심심해서 하는 건데. 애들은 아주 많은 의미를 두는 것 같더라고.

비행기 : 오빠 꼰대 다 됐네. ㅋㅋㅋㅋ

 : 아니 근데 진짜야. 면접 보면서 너무 지겹고 애들도 다 비슷비슷한 대답을 하고 하니까 압박도 해보고 뻔한 질문도 해보는 거지. 

매진임박 : 뻔한 질문은 뭐 있어요?

 : 뭐 ‘지방발령은 갈 수 있냐?’, ‘상사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어떻게 대처할 거냐?’ ‘가족과 일 중 선택하라’, 뭐 이런 거지. 근데 애들이 그런 질문 들어오면 답이 뻔한데 고민을 해요.

비행기 : 맞아 사실 입사하고 나서 지방 발령 내려면 또 면담도 해야 하고 거기서 안 간다고 하면 안 보내는데 면접 때 물어본다고 거기서 ‘지방발령은 어렵습니다’ 이러는 애들 있더라. 굳이 거기서 그렇게 얘기 안 해도 되는데

 : 상사의 부당한 업무지시나 혹독한 야근 버티기 이런 것도 다 할 수 있고 문제없다. 상사의 부당한 업무지시도 윤리적으로 문제가 안 되거나 상의를 해봐서 조직을 위해서 해야만 한다면 일정 부분 희생을 하더라도 하겠다. 이렇게 얘기하고 나중에 입사하고 안 하면 되는데 그걸 면접 때 ‘그건 좀 어렵습니다’ 이러는 인간들이 있어요.

술술술 : 그때는 무서우니까요. 내가 대답 잘 못해서 입사하자마자 어디 시골로 가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들잖아요.

매진임박 :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붙고 나서 걱정하는 거지. 붙기 전에 걱정할 필요는 없었는데. 

술술술 : 뭐여. 입사한 지 1년 만에 벌써 통달한 거냐? 대단하네~ ㅋㅋㅋ

매진임박 : 네 다음 삼성전자 빨간 넥타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결국 오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면접실 밖 대기실도 면접 중이다. 대기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말자.
2. 스터디는 면접 때 효과를 발휘한다. 내 모의 면접을 영상으로 찍어서 보면서 단점을 수정하고 스터디원들이 잘 못하는 부분을 타산지석 삼아 면접 스킬을 늘려나가라.
3. 기본적인 면접 준비를 놓치지 말자. 지각은 금물, 복장과 외모는 소개팅 준비 때에 100배로
4. 쓸데없는 장기자랑은 가급적 피하고 시켜도 융통성 있게 피해 가라. 튀려고 하다가 튕겨나간다.
5. 답정너 질문엔 정해진 답안을 해라.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모르는 입사 후 일을 면접 때 걱정하지 말고.


이 외에도 말해주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면접을 보는 당신의 앞에 있는 면접관 역시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면접은 결국 그들과 나누는 대화이기 때문에 항상 그들의 입장, 그들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런 부분들을 가장 먼저 살펴야 한다.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항상 억울할 때가 많다. 서류를 써도 왜 떨어졌는지 알기 어렵고, 인적성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과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데 왜 그 노력을 기울여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면접에서도 항상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기회가 늘 부족하다. 아무튼 나를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나 정말 열심히 했다고,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실제 그런 기회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취업은 억울해하면 안 된다. 어쨌든 이 체재 속에서 성공이라는 것을 하려면 최대한 지금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관들은 이런 생각을 해요.'라고 말하면, 내가 약자이고 을인데 왜 그런 것까지 배려해야 하냐 라고 억울해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어쨌든 취업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건 '면접'이라는 프로세스이고, '면접'은 철저히 '대화'다. 그러니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고, 먼저 배려한다는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늘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회사가 여러분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주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다시 한번 힘내자.

이전 05화 5분이면 따라하는 한 끗 다른 자소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