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친절한 히로 Oct 08. 2018

5분이면 따라하는 한 끗 다른 자소서

센스있게 자소서 쓰는 법

"힘든 상황을 삶의 default'로 놔라."


'책은 도끼다'의 저자이자 광고인 박웅현의 말이다. 힘든 상황들은 삶에서 당연히 일어나는 것이다. 결코 나에게만 일어나는 아픔은 아니다.

서류가 자꾸만 떨어지는 상황도 나에게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모두가 똑같이 힘들고, 같은 상황이다.


여러분을 위안하고자 이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냉정해져야 한다. 다들 비슷한 상황, 비슷한 경험, 비슷한 스펙을 가지고 비슷한 자소서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우리는 비로소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우리는 반드시 '한 끗다른' 자소서를 써야 한다.


물론 '한 끗 다른' 자소서를 쓰라는 게 말이 쉽지 사실 말이야 방구야다. '한 끗 다른' 자소서는 '특별한 경험'에서 오는 게 아니라 '특별한 표현'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어렵다. 훌륭한 요리 이전에 훌륭한 재료가 필요한 것처럼, 맛깔나는 자소서에는 맛깔난 표현이 필요한데, 갑자기 그런 센스가 생기는 건 무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는 우연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하루아침에 그 센스가 생기는 기적 같은 '치트키'를 설명해 보려 한다. 센스가 default가 되는 그런 기적 말이다.


센스를 길러 보자!

                    

1. 센스 있는 소제목 달기

소제목을 센스 있게 달면 아무리 평범한 자소서라도 센스 있어 보이는 법이다. 그런데 센스 있어 보이려고 힘을 주면 오히려 재미없다. 다들 센스 있어 보이려고 안달 난 것처럼 자소서를 쓰니까.

이럴 땐 오히려 힘을 확 빼줘야 한다. 평상시 쓰는 말투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최적의 방법이 있다.

아무 데나 대괄호 [ ] 를 붙이는 놀이를 해보는 것이다. 예를 한 번 들어볼까.


'나'는 오늘도 자소서를 쓰러 카페에 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점원이 얼굴천재 차은우를 닮은 것이 아닌가! 그의 목소리가 하나하나 내 귀에 꽂힌다. 

▶ 상황예시 : 일상 대화에서

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진하게 한 잔이요
점원: 아, 얼음을 좀 빼고 드릴까요?
나: 아니요, 샷 추가로 해 주세요
점원: 네, 알겠습니다. 이 정도면 될까요? 이 정도면 될까요? 이 정도면 될까요? 이 정도면 될까요?


하루 종일 '이 정도면 될까요?'라고 했던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그래, 오늘은 여기에 대괄호 [ ] 를 붙여 볼까?


▶ 적용하기

[이 정도면 될까요?]
저는 확인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늘 빠르게 업무처리를 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특히 ㅇㅇㅇ 직무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업무가 많아서 문제를 빠르게 인식하고 보고 및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대학시절 ㅇㅇㅇ에서 업무를 할 때...


[이 정도면 될까요?] 라고 대괄호를 붙여 놓고 여기에 맞는 첫 문장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괜찮은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마련. 혹은 구글이나 네이버에 저 말을 그대로 써봐도 된다. 다양한 콘텐츠들이 검색되는데 그것을 웹 서핑해보면서 아이디어를 찾아도 좋다.

하나 더 해볼까?


자소서를 쓰다가 너무 힘들어서 잠시 쉬기로 했다. 머리를 식히며 페이스북을 보는데 항상 내 눈길을 끄는 그 단어가 등장했다. 바로 '꿀팁!' 

                    

▶ 상황예시 : SNS에서

마케팅 문구: 추운 환절기를 따뜻하게 보내는 꿀팁! 발목까지 오는 담요와 루이보스차로 하루나기!


맞아, 나는 꿀팁 마니아였지... 이걸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 적용하기

[추운 환절기를 따뜻하게 보내는 꿀팁]
꿀팁 마니아인 저는 수시로 꿀팁을 스크랩하고, 하루에 한 개씩 적용해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창의는 모방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저의 좌우명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하루 조금씩이나마 좋아지는 생활의 일부분에서 오는 만족감을 느끼며, 고객도 이럴 때 만족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얼마 전 ㅇㅇㅇ의 문구를 보며, ㅇㅇㅇ에도 따뜻함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ㅇㅇㅇ에 입사하여 이루고 싶은 비전은 저로 하여금 이렇게 조금씩 사소한 변화를 일으키고, 그런 변화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추운 환절기를 따뜻하게 보내는 꿀팁에 대괄호 [ ]를 붙여 놓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이것을 직무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니 자소서가 뚝딱 하나 나왔다. 이렇게 '나'에 대해 알아 간다.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자!

                  

2. 자기계발서 서칭하기

위에서 언급한 내용이 표현을 센스 있게 하는 법, 나를 알아가는 법에 대한 내용이라면, 이 내용은 회사와 직무에 대해 알아가는 법에 대한 얘기다. 어찌 보면 되게 간단한 일이다. 지금 즉시 서점에 가서 일 잘하는 사람이 뭐라고 하는지, 자기계발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찾아보는 것이다.


여러분은 회사에서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찾기 힘들다고 말하지만, 결국 회사에서 일 잘하는 수많은 사람은 그것을 책으로 이미 기록해 놓았다. 그러니 어떤 게 일을 잘 하는 것인지 책을 여러 권 쌓아 놓고 한 번 찾아봐라. (책을 여러 권 완독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말 그대로 핵심 한 문장 한 문장을 서칭 하듯이 찾아보라는 의미다)


그중 본인에게 가장 잘 와 닿는 문구, 내 경험 중에 이런 얘기는 쓸 수 있겠다는 문구를 발견하면 지체 없이 스크랩해라. 혹은, 그 자리에서 바로 자소서를 써도 좋다.


책에 한정 짓지 않아도 된다. 유튜브, Ted, 세바시 등 수많은 사람의 강연에서도 필요한 말들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우리가 아주 지겹게 얘기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열정', '서비스', '정직', '도전' 등에 대해 우리가 쓰는 방식과 전혀 다른 색다른 말로 표현하는 재주가 있다. 아니, 더 정확히 얘기하면 그들은 그 한 번의 강연을 위해 어떻게 하면 더 그럴듯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정제한 표현을 쓴다. 예를 한번 들어볼까.


은행 자소서를 쓰려고 하는데 '서비스 역량'이 어떤 것인지 정의하기가 너무 어렵다. 어려워서 잠시 머리도 식힐 겸 youtube를 검색해 본다.


얼굴도 잘생겨서 기분이 좋아진다

                    

▶ 상황예시 : 강연에서 '서비스'에 대한 정의를 찾아봄

'스타서빙 이효찬'
"제가 생각하는 서비스란 이런 거예요. 남이 시켜서 하면 심부름, 내가 하면 서비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찾고 그걸 해줬을 때 고객이 즐거워하면 나도 즐거워집니다."


오, 멋진 말이다. 생각해 보니 백번 옳은 말이다. 나는 이런 경험이 없었나? 생각해 보니 있다!


▶ 적용하기

[남이 시키면 심부름, 내가 하면 서비스]
먼저 예측하고, 미리 움직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마지못해 하는 것보다는 내가 먼저 예측하고 준비해서, 그 결과가 좋았을 때가 참 즐겁습니다. 제가 고객만족이라는 키워드에 특히 자신 있어 하는 까닭입니다.
ㅇㅇㅇ 시절에 이에 대한 확신을 얻은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꿀팁이니 아직도 자소서를 센스 있게 쓰는 것이 어려운 분들은 꼭 적용해 보기 바란다.


be the difference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차별화라고 하는 단어에 대한 관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취업과정에서 회사에서 항상 차별화, 차별화를 외치는 이유는 지원자들 중 '원하는 사람'을 구분해 내는 데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느 카페 주인이 급하게 아르바이트를 채용한다고 했고, 총 3명의 지원자가 있다. 과연 카페 주인은 어떤 사람을 뽑을까? 그건 카페 주인이 어떤 상황인지, 어떤 성향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1번 지원자: 고스펙에 얼굴이 말끔하고 빠릿빠릿함
2번 지원자: 카페 알바 경력이 3개월 있음
3번 지원자: 되게 성실할 것으로 예상됨

카페 주인이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나를 대신해서 운영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면 2번을 택할 것이다. 당장 쓸 수 있기 때문에.
카페 주인이 장기간 다른 사업을 준비하려고 한다. 그럼 3번을 택할 것이다. 오래 일할 거 같으니까.
카페 주인이, 이 카페는 동네 사람들이 알바를 보고 들어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1번을 택할 것이다.


즉, 현재 내가 뽑히지 않는 이유는 내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나보다 다른 사람이 더 그들이 원하는 사람으로 추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실제 상황에서 카페 주인은 1,2,3번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위에서 예시를 든 것처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1번 지원자도 성실할 수 있고, 2번 지원자도 빠릿빠릿할 수 있으며, 3번 지원자는 의외로 한 달도 안 돼서 그만둘 수도 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좀 더 길게 면담을 해야 하는데, 확인하려고 하는 건 결국 그들의 성향 혹은 가치관 혹은 성격이다. 그것을 파악하기 위해서 전에 뭐했니, 거기서 뭘 배웠니, 하고 묻는 것이다.


경험이 중요한가? 아니, 생각이 중요하다.


뽑히는 자소서를 쓰려면, 우선 다른 사람과 구분이라도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구분을 결정짓는 것은 경험이 아니라 생각이다. 경험은 단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도구일 뿐이다. 회사에 대해 공부하고 그에 맞게 쓰는 것은 그다음 문제다.


그러니 반드시 잊지 말자.


1. 경험만 쓰지 말고 생각을 쓰자. → 차별화
2. 회사에 맞게 쓰자. → 경쟁력
3. 센스 있게 쓰자. → 가산점


이다.


내가 늘 강의할 때 1,2번 중심으로 조언했던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오늘에서야 3번에 대해 조언을 했는데, 너무 이 부분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오늘을 계기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자소서가 다른 사람과는 '한 끗 다른' 자소서가 되는 기적을 바란다.


회사들이 여러분의

'한 끗 다른' 가치를 알아주기를...

이전 04화 특별한 경험없이 특별한 자소서를 쓰는 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