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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Dec 18. 2019

미래학교를 위한 교사의 역할

미래학교 컨퍼런스2 의 기록. 실험의 시작

지난 13일 금요일 파랑새극장에 예비 교육자와 현직 교사, 미래학교에 관심 있는 교육자 9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2019 온더레코드 기획시리즈 ‘나는 선생님입니다’를 연재하기 위한 인터뷰에서 일곱 분의 선생님과 교사의 역할을 주제로 했을 때 예비 교육자, 교원양성과정에 대한 대화가 빠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현직 교육자 또한 일을 지지해주는 동료와 네트워크를 만나며 교육실험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이번 컨퍼런스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교육자들의 열린 서재, 온더레코드에 와 보신 분들이라면 책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잘 아실 거예요. 온더레코드의 러닝테이블에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하는 분들이 대화하며 시야를 넓히고, 시너지를 내는 협업을 논의합니다. 이번 대화를 기획할 때도 이 배움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의 발표만으로 줄지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키워드를 선정하고, 한 무대에서 본 적 없는 조합의 선생님들이 참여자와 함께 대화하는 대담을 붙여 구성했습니다. 선생님이 지금까지 해오셨던 실험과 지금 단계에서의 고민을 바탕으로 주제를 구성하고 재 조합하는 과정을 거쳐 함께하는 조력자, 연결과 협업, 다양성이라는 키워드를 준비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함께하는 조력자, 중요한 교사의 역할 

미래엔 어떤 교사가 유능한 교사일까요? 유튜브, 인터넷 강의처럼 경계 없이 배움이 일어나고, 세상의 변화에 필요한 배움의 방법을 더 빠르게 찾아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교사의 어떤 역할이 중요할까요?  이 세션에서는 전혀 다른 두 가지 교실 환경에서 지식 전달자로서의 전문가와 협업하며 발견한 교사의 역할과 전문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태경 선생님의 실험을 시작하는 질문

내 삶을 주제로 다루는 교육, 자신을 표현하는 교육, 문제 해결 교육, 민주시민교육 다 필요한 교육이기는 한데 지금 입시문제 하나로도 굉장히 많이 치여서 힘들어하는 학생들한테 이런 교육들이 또 하나의 짐이나 과제로 여겨지지 않을까?

일반 기업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는 기획을 현실화하는 모든 과정을 관장하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과연 학교에서 프로젝트 매니저처럼 일하는 교사가 있다면 어떨까요? 이태경 선생님은 학생이 전문가를 만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학교 안으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학교 안 예술학교, 체인지메이커 학교, 플리마켓, 위키피디아 백과사전 등재, 마음상담, 전통시장거리 환경 조성, 초등학교와의 장애인식개선 교육 프로그램 설계까지. 이렇게 많은 프로젝트를 해보고 나니,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가 하나의 특별한 교육이 아니라 배움이 적용까지 이어지고, 교과서 영역에서 삶의 무대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정답을 고르던 교육에서 내 삶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답을 만들어내고, 그제야 ‘왜’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배움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학생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필요를 파악하고 교과서의 배움과 연결시켜주는 디자이너, 학생마다 다른 배움의 방법을 안내하는 코디네이터, 수업에서 주도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지지하는 촉진자 이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여기서 전문가와 협업을 할 때는 윤활유 역할을 추가합니다. 관찰을 기반으로 필요한 것을 학습하고, 전문가와의 네트워킹하는 거죠. 처음부터 혼자서 높은 단계의 프로젝트를 해볼 수는 없습니다. 도와줄 수 있는 선배 교사와 학교 밖 자원들이 있다는 점을 늘 염두해달라는 선생님의 조언을 함께 기억하기로 해요.



위지혜 선생님의 실험을 시작하는 질문 

'그러면 나는 거꾸로캠퍼스의 교육 비전을 알파랩에서 실현하는 교사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위지혜 선생님과의 앞선 인터뷰에서 정의한 교사로서의 일은 ‘나는 재미있는 수업을 찾는 선생님입니다’였어요. 어쩌면 선생님이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전환한 이유엔 거꾸로캠퍼스가 추구하는 수업의 재미가 한 몫하지 않을까 합니다. 거꾸로 캠퍼스의 알파랩은 진짜 세상과 만나는 접촉면적을 최대한 늘려주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최근 선생님은 여러 알파랩 중에서 메이킹을 배울 수 있는 엠랩 랩장으로서 학생들과 한 학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따로 있고, 전문가 소유의 공간에서 교사를 한다는 건 솔직히 가르칠 게 없다는 이야기와도 같습니다. 이때, 위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 거죠. 그리고 교사만의 역할을 찾아갑니다. 수업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전문가에게 조언하면서 학생과 전문가 사이에 다리를 놓고, 가장 가까이에서 학생의 성장을 관찰하고, 스스로 삶을 만들고 프로젝트와 솔루션을 찾아갈 수 있도록 계속 질문을 던지며 프로젝트를 촉진하고 안내하고, 꾸준히 기록하고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질문들

*다른 교육자분들과 만났을 때 서로의 생각과 노하우를 나누어보세요. 대화의 장소나 콘텐츠화를 고민하고 있다면 온더레코드에도 알려주세요 :)   

    학생을 잘 모르는 전문가가 교육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학생의 참여를 높이는 각자의 노하우는?  

    전문가와 협업할 때 교사는 얼마나 알고 있어야 할까?  

    교육자는 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학생이 원하는 배움은 무엇일까?   






연결과 협업, 오래 나아가는 방법 

학교의 연결과 협업을 생각하면 학교 밖 전문가를 연결해 적재적소에 잘 쓰는 방법 못지않게 학교 안의 사람과 자원을 연결해 단단하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학생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있는 두 분입니다. 



김성광 선생님의 실험을 시작하는 질문 

가장 기억에 남는 배움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거 배워서 어디에 써요?

과연 학교에서의 배움이 실제적인지 알고 싶다면 교사 스스로 세상의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체크해보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961년에 비해 기대수명은 3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똑같은 학제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때 학급은 성적순으로 평균적인 학업능력을 갖도록 편성하지만 김성광 선생님께서 근무하시는 전인고는 관심분야별로 학급을 구성해 3년 동안 배울 반을 선택하고 무학년제로 배웁니다. 시간이 지나면 교사와 학생의 호흡도 잘 맞고 학생에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선후배 간의 학습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고 해요. 결국 학교는 다양한 배움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라 필요한 것이 있다면 외부의 자원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우선 학교에서 배움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안전한 공간이 우선입니다.




김주현 선생님의 실험을 시작하는 질문

만약 어느 날 학교가 사라진다면?

학생들은 15년 동안 학교를 다니며 시스템의 전문가가 됩니다. 단, 교육이나 배움의 전문가는 아니죠. 가르치는 입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학생은 이야기할 시간도 없이 계속 듣는 데다가 50분마다 사람이 바뀝니다. 처음엔 안 맞더라도 자연히 익숙해지겠죠. 하지만 위의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변한 표정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어쩌면 학생들은 배우고 싶은 것보다 배워야 하는 게 너무 많은 건 아닐까요? 학교가 사라져도 배움은 계속된다고 가정하고 무엇을 배울지 ‘주제탐구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실제 세상을 만나는 ‘인턴십 프로젝트’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김주현 선생님이 생각하는 미래 교사의 역할은 ‘교사가 잘 가르치기만 해선 학생이 잘 배우는 게 아니라는 걸 교사를 하면 할수록 깨닫는다. 스스로 탐색할 기회를, 자기 배움을 탐구할 기회를, 실제 세상을 경험할 기회를 주며 잘 배우는 좋은 경험을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이후에 선생님의 실험이 이어진다면, 학생과 교사 간의 긴장감을 없애고 모두에게 좋은 배움터로 동등하게 배우는 현장이, 그곳의 교사의 이름은 경험 많은 학습자가 되어있을 거예요. 



함께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질문들 

    정해진 답을 잘 골라야 좋은 대학을 가는 체제 안에서 새로운 시도에 대한 반대나 어려움에 부딪힐 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학교의 교사와 학교 교장선생님과의 대화와 협력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주제탐구 수업이 초, 중등 수준에서 어떻게 가능하게 할까?   

    수업법(예. PBL)이 처음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계획을 세우면 좋을까?  






다양성, N가지의 역할을 하는 교육자

인터뷰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다양한 삶을 사는 교사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똑같이 해주셨던 두 분입니다. 학교를 조금 더 먼 시야에서 보면 동네, 지역, 국가에 속해있다는 감각이 생기죠. 이 세션은 더 멀리 가기 위한 열린 상상을 위해 학교에서 한 걸음 떨어져 교사의 일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과연 넓은 의미의 경계 없는 학교에서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윤승 선생님의 실험을 시작하는 질문

나에게 어떤 교사가 필요했나?

여러분은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있나요? 학교는 배움보다는 권력에 눈치를 보고, 벌 받을 때 어떤 태도로 있어야 하는지를 배우는 곳인 것 같다는 생각에 이윤승 선생님은 그만둡니다. 학교의 루틴에서 벗어나자 교사가 하고 싶어 졌고, 목표는 단 하나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교사가 되자’였다고 해요. 하지만 수학 교과를 맡고 있는 교사로서 팀으로 일하는 인터넷 강의 선생님과 본의 아닌 경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마트와 동네슈퍼를 같은 선상에 둔 격이죠.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 이윤승 선생님이 학창 시절 필요로 했던 인권과 투쟁을 키워드로 정합니다. 각자 동등한 권력을 가진 N분의 1이 되기를 희망하며 나이의 위계를 없애기 위해 수평 어를 쓰고 성차별을 없애려는 실천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 학생과 교사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선, 각자가 가지고 있는 꿈 꾸는 교사의 모습, 자신만의 모습을 찾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럼 더 학생 수만큼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다양한 교사가 많아지지 않을까요? 




이중용 대표님의 실험을 시작하는 질문

왜? 선생님이 해볼게. 방법을 알려줘.

학생의 작은 시도를 살피는 것은 마음 써서 관찰하지 않으면 쉽지 않습니다. 이중용 대표님의 실험은 캘린더를 직접 만들어 쓰던 친구가 놀림받는다는 소식에 작은 복수를 준비하며 시작합니다. 한글 2007과 교장선생님께 지원받은 40만 원으로 만든 플래너는 학교 공식 플래너가 되었고 기획자의 이름을 따 시상도 했습니다. 떨어지는 사용률의 이유는 좋은 플래너와 상관없이 일기를 쓸만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어요. 여기서 두 번째 실험이  ‘그런 학교생활을 만들어보자’로 시작됩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나와서 보니 학교는 정말 놀라운 공간이라는 점을 발견합니다. 지속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도구, 사람, 공간, 프로그램 모든 것이 한 곳에 모인다는 점을요. 문구점 응은 어쩌면 작은 학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중용 대표님의 제안처럼, 구분 없이 우리 모두는 교육인이고 미래교육은 발디딘 곳에서 약간의 상상력만 더해주면 재미있는 곳이 되지 않을까요? 


함께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질문들

    일반적인 학교 안에서 특이한 케이스일 때, 불편함을 표현하는 관리자라 다른 교사와의 조율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더 넓은 의미의 경계 없는 실험은 왜 필요할까?   




교육자가 묻고, 교육자가 답하다


미래학교에 필요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미래학교를 위한 교사의 역할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셨나요? 과연 컨퍼런스에 참여한 교육자들은 어떤 키워드를 미래학교에 필요한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림에 보이는 것처럼 협력자, 조력자, 안내자, 코칭을 많이 적어주셨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떤 역량이 미래 교사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교육자는 어떻게 미래에 대한 준비를 시작할 수 있을까요? 여섯 분의 선생님이 실험을 시작하며 던졌던 질문과 실험의 인사이트를 짚어보며 생각을 떠올려보셔도 좋아요. 


선생님들의 피칭과 대담까지 아래에서 풀 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으며, 이 모든 대화는 인터뷰 <나는 선생님입니다>와 함께 내년 출간을 예정하고 있는 책에 담을 예정입니다. 관련해 무엇이든 해보고 싶으시거나, 더 찾아보고 싶으시다면 온더레코드로 오셔서 함께 이야기 나누셔도 좋습니다. 온더레코드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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