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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May 06. 2020

학교에는 어떤 동료가 있더라?

미래학교에 필요한 피어 러닝( Peer Learning)에 대하여

첫 미래학교 컨퍼런스에서는 THINK Global School(TGS) 교장과 실제 세상과 긴밀하게 연결된 Project Based Learning(PBL)의 중요성과 이를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면, 두 번째 미래학교 컨퍼런스에서는 학교 안팎을 넘나드는 배움을 만드는 미래학교에서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나눴습니다. 세 번째 미래학교 컨퍼런스에서는미래학교를 구성하는 ‘학생 사이의 배움, 피어 러닝’에 주목합니다. 배움의 커뮤니티로서 학교가 작동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할까요?


미래와 밀접한 배움의 방식

Holon IQ는 <Education in 2030>를 통해 미래의 배움과 역량에 관한 다섯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하며, 각 시나리오로 나아가기 위해 K-12부터 직업 세계까지 현재 어떤 상태까지 와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미래 배움과 역량에 관한 다섯 가지 시나리오

Education-as-Usual : 전통적인 교육 기관은 배움에 있어서 여전히 믿을만한 기관인 동시에 직업세계와 연결 짓는 유효한 매개체일 것이다.

Regional Rising : 지리상 밀접한 국가 사이에 인재 양성과 채용을 위한 공통의 기준을 마련해 효과적인 교육 환경을 만들 것이다.

Global Giants : 전 세계를 시장으로 삼는 환경은 브랜드 인지도 및 규모를 높여 거대 조직의 출현을 촉구할 것이다.

Peer to Peer : 개인의 풍부한 경험을 온라인을 통해 배우는 것이 중등교육과 기술 훈련 영역에서 지배적일 것이다.

Robo Revolution : AI는 가상 학습 교사와 멘토로서 개개인의 학습 경로를 구성하고 평가와 피드백 등을 제공하며 학습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2030년 미래를 내다보는 시나리오에서 피어 사이에 이루어지는 배움을 꼽은 것도 중요합니다. 동시에 미래로 어느 정도 나아가고 있는지를 분석했을 때 K-12과 직업 세계의 차이가 다른 어떤 시나리오보다 크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업세계에서는 산업적, 학습적 측면에서 모두 완전한 형태로 Peer to Peer 환경을 구축하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이를 따라가고 있지 못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피어 러닝은 동료학습 또는 또래학습으로 해석되는데 검색해보면 주로 기업 교육에서 사용하는 '동료학습'에 관련된 정보를 먼저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구성원 하나하나가 중요한 자원이며, 더 나은 제품(서비스)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조직 운영의 효율과 효과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피어 러닝을 필요로 합니다. 조직 구성원들은 서로에게 배움을 주고받으며, 효능감을 느끼고 이는 조직에 더 오래 머무르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하죠.


다시 학교로 돌아가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학생들 하나하나를 꼭 필요한 피어로 대하고 있나요? 미래학교에서는 학생이 배움의 커뮤니티의 구성원으로서 하나하나 각자의 길을 만들며 성장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배웁니다. 미래 학교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각 개인이 좋은 피어로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의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미래학교에는 어떤 피어 러닝이 필요할까?

BYU-Idaho에서 발행한  <Peer Instruction: Faculty as architects oF peer learning environmen>에서는 피어 러닝의 타입을 5가지로 구분했습니다. 각 방법에 따라 학생, 동료 퍼실리테이터, 교수자의 역할이 달라집니다. 피어 러닝의 방식은 다양하고 학생들이 얼마나 피어 러닝에 준비되어 있는지, 배우는 내용이 어떤 방식으로 접할 때 가장 효과적일지 등에 따라 적당한 피어 러닝의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구분입니다.


이 분류는 넓은 의미에서의 피어 러닝을 이해하기에는 좋지만, 피어 티칭(Peer teaching)과 피어 러닝(Peer Learning)은 어떻게 다른지 피어 러닝이 다른 배움의 방법과 구분되는 지점들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피어 러닝과 관련된 자료들을 살펴보면 일관된 정의가 있기보다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합니다. 관련한 자료들을 종합해 정리한 피어 러닝은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과
동등한 위치에서


피어 러닝은 다양한 구성원과 그룹 단위로 묶여 특정한 사람에게 가르치는 권한을 주지 않습니다. 그룹 내에서 일대일 또는 다대다로 일어나는 배움을 의미합니다.


배움의 전하는 것에 대한
별도의 보상 없이


피어 러닝은 서로가 동등한 위치에서 배움을 주고받기 때문에 학점이나 점수가 주어지지 않으며, 서로에게 얻는 '배움'이 보상이 됩니다.


지식뿐만 아니라 기술, 태도 등
비인지적 영역까지 포함하며


피어 러닝은 기술, 태도 등의 비가시적인 영역을 학습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나는 동료에게 어떤 지식을 알려주지만, 동료로부터는 생각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각자로 존재할 때는
상상할 수 없었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배움


피어 러닝을 통해서는 혼자 배울 때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앎'과 '이해'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서로의 교집합 너머를 인지하면서 각 개인이 해낼 수 있는 가능성까지 넓히게 됩니다.


앞선 분류에 따르면 학교에서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피어 러닝의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룹 토의부터 짝 학습 그리고 팀 프로젝트까지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죠. 하지만, 여전히 남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지금 학교의 학생들은 피어 러닝을 통해 서로의 가능성을 넓히는 배움을 얻고 있을까요? 학생들은 서로를 좋은 피어로 인지하고 있을까요? 그룹이 구성되는 것만으로도 피어 러닝이라 할 수 있을까요?



미래학교의 핵심 구성원에서 출발하기

'피어 러닝'이라는 키워드는 작년 말 출판된 책 <미래학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책에서는 학교가 배움의 커뮤니티로 재정의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학교라는 배움의 커뮤니티 안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원은 학생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미래교육과 미래학교를 논할 때에는 주로 '교사'와 '교수법' 그리고 정책 등의 환경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미래학교로 나아가고 있는 학교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학생들이 좋은 피어그룹으로서 서로에게 보고 배우며 성장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 등 새로운 배움의 방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피어 러닝이 필요하죠. 세 번째 미래학교 컨퍼런스에서는 스스로 피어 러닝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과 함께 학교에서 피어 러닝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함께 생각해 볼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미래학교 컨퍼런스는 5월 30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구체적인 컨퍼런스 정보와 참가 신청은 5월 13일 수요일에 공개됩니다.


편집&글. C Program 러닝펀드 매니저 문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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