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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Mar 25. 2020

대2병, 그 불안함에 대하여

[책첵토크] 대학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1)

책첵토크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 또는 자료를 보고 대화하는 자리로 해당 주제를 깊이 있게 사고하는 호스트와 함께합니다. 이번 첵책토크에서는 '대학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를 주제로 다양한  분들을 만나 세 번에 걸쳐, 오늘날의  대학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세 번에 걸쳐 기획된 올해 첫 책첵토크 <대학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가 지난 3월 18일 시작되었습니다. 대학생 뿐 아니라 대학에서 일하고 있는 분, 새로운 대학을 만들고있는 분들 그리고 대학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이 모여 sbs 다큐 <대2병, 학교를 묻다> 를 보고 한 시간 반을 가득 채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그 날의 대화를 전합니다.




출처.가톨릭대학보 기사사진


여러분은 대2병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혹은 경험해보신 적이 있나요?


우리나라 고등학생 대부분의 목표는 '대학 진학' 입니다. 치열한 수험생의 한 해를 보내고 대학 진학에 성공한 1학년들은 들뜬 기분으로 새내기 라이프를 지냅니다. 그리고 2학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전공과목을 듣는데 그와동시에 시작되는 대2병. '내가 왜 이 전공을 골랐더라?', '이 전공, 나랑 안맞는 것 같은데 먹고살 수 있을까?' 등의 혼란을 겪으며 대학생들은 지금 자신의 자리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던 것인지, 앞으로 계속 나아가도 되는지를 두고 끝없는 고민을 합니다.


출처. sbs다큐 <대2병, 학교를 묻다> , 작가 난희의 '대학생 만화'


그렇다면, 이런 대2병은 왜 찾아오는걸까요?


다큐멘터리 중에서 ‘듣고 적고 졸업하고’ 라는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우리가 중학교때는 고등학교를 목표로, 고등학교때는 대학을 목표로 듣고 적고를 하는데 여전히 대학에서도 똑같다는 것. 대학에 오고 성인이 되면 청소년시기에 비해 사회의 스케일이 커지는데 그 전에 자율성 등에 대해 연습해볼 기회도 없었다가 갑자기 대학에 오니까 대2병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 된 지금도 탐색을 하고있는 것 같습니다.그걸 조금 더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고민이 이 드는 것은 당연할지 모릅니다. 중2병, 대2병 2학년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을때 타격이 오는 공통된 시간인 것 같습니다.


출처. sbs다큐 <대2병, 학교를 묻다>



오늘 대화가 시작되기 전 '대학교육에 갖고있었던 아쉬움'에 대한 질문을 나눴었는데요, 참여자분들의 의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취업위주의 공부, 철학/예술의 부재

현실에 적용이 어려운 공부

고등학교 교육과의 단절, 학과간의 무연계

학생 개개인에게 유연하지 못한 교육환경

자기성찰과 진로탐색도 제공하지 못하고 전문성을 찾는 것도 놓치는 현재의 환경

‘고등학교:입시 = 대학교:취업’이라는 비례식

외우기보다 생각하는 공부를 하고 싶은데 누구도 그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전공 공부를 하면서도, 이게 나의 삶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어떻게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알 수 없음

연구전문가들에 의한 교육

자율전공 학생의 자율적 커리큘럼 구성에 대한 지원 부족

교수의 권위로 인해 토론이 없는 한국 대학문화

상대평가 시스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가야한다면 어떤 이유일까요?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된다면 어떤 이유에서 일까요?

참여자분들의 의견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대학에 가야한다

현재로서는 대학 외의 옵션이 마땅치 않다. 미네르바 같은 곳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입시를 하는 환경에서는 쉽지않다.

대학에 가야만 접근할 수 있는 배움의 공간이 있다. 그리고 대학에 가지 않으면, ‘자신이 뭘 공부하고 뭘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기가 힘든 것 같다.

대학 내 커뮤니티, 좋은 또래그룹에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무료 리소스들이 정말 많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된다

대학이 아니었을 때의 불안감과 부담감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는 시간과 여유가 필요한데 대학에서는 매 학기 해야할 일들이 있어 그런 시간을 갖기 어렵다. 배우고 있지만 배우지 않는상태가 된다.

자신이 뭘 얻고 싶은지에 대한 이해가 없을 때의 대학은 얻을수 있는 게 없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런 인식없이 고등학교 진학 후 바로 대학에 간다.



그렇다면,  현재의 대학은 사라질까요? 사라지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현재와 같은 형태의 대학은 곧 무너질 것 같습니다. 현재의 대학은 교육기관보다는 사회진출준비기관이 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 덴마크 가정의 저녁식사 장면에 나온 ‘휘게’를 보면서 '언제 부모님과 저렇게 존중하는 대화를 나눠봤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에도 지금 무슨 무슨 스콜레, 등등 많이 들어왔는데도 불구하고 대학이 바뀌지않는 건 인식이 바뀌지 않아서 인 것같아요. 인간은 자신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배움을 가장 기뻐하는 존재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대학은 현재와는 다른 형태로, 보다 사람에 집중하는 형태로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대학교육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탐색 기회와, 현재 대학이 갖고있는 리소스가 고등학교에 분배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진정한 대학교육은 더 깊게 연구를 하고싶은 사람이 가는 것으로 ‘선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육이 필수과정처럼 되었는데 대학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단기간에 배워야 하는게 잘못된 것 같습니다.


대학이 좀 더 사회를 향해 열려있어야 합니다. 대학생으로서만 할 수 있는 일, 대학에서만 이루어지는 것들이 있다면 그 경계가 사라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의 범주가 곧 대학생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닌데 자꾸 그렇게만 여겨집니다. 대학이 가진 자원이 더 사회에 열려야하고 사회 안에서 대학이 갖는 역할, 책임도 더 중요시되어야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대학만의 자원이 아닌 사회의 자원이 되어야하는게 아닌가?
- 지금의 불안을 이기기 위한 다른 선택지가 있나?
- 결국 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져야하는가?
- 배우는 이유를 알고 배움을 시작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갭이어, 폴케호이스콜레 등)


대2병외에도, 오늘 대화에서 등장한 대학에 대한 생각해볼만한 질문들을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여전히 많은 질문과 앞으로 나눠야 할 대화거리들이 남았습니다. 아쉬움을 남긴 채 한시간 반의 대화를 마쳤지만 우리의 모임도 2주나 더 남았으니까요,  다음주에도 이어질 첵책토크, [대학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의 기록을 기다려주세요! :)




편집&글. 온더레코드 인턴 장혜수


매주 수요일 온더레코드의 뉴스레터가 새로운 배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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