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교육 읽기(미교독) 네트워크 리더들과의 대화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더 나은 교육에 대해 함께 읽고 배우는 독서모임 ‘미래를 만드는 교육 읽기 (미.교.독)’은 2015년에 시작된 6년차 교육분야 독서모임입니다. 서울에서 시작된 미교독 모임은 오랜 시간 쌓여온 운영 방식과 철학이 체계화되고 있고, 독서모임을 넘어 지속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과 노력을 해왔습니다. 미교독에서는 교육을 주제로 한 북클럽 모임 진행과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교육 독서모임이 시작될 수 있도록 북클럽 리더 양성 과정인 ‘미교독 디퓨저Diffuser’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두 기수의 디퓨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모임으로 현재는 인천시와 서울 구로구에서 미교독 모임이 운영되고 있고, 경기 평택시에서 새 모임을 준비 중입니다.
2021년에는 각 지역의 미교독 리더들이 서로 연결되고 각자 모임 운영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미교독 리더 네트워크’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이 네트워크는 각 지역의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넘어 미교독 커뮤니티 전체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도전과 협업을 만들어가는 씽크탱크(Think Tank)이자 연합체로서 역할합니다.
미교독의 이야기를 담는 네 번째 콘텐츠에는 미교독 리더 네트워크의 첫 만남에서 나는 대화를 기록했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미교독 모임을 운영하는 리더들의 첫 만남이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소개와 미교독을 시작하게 된 계기 그리고 현재 지역 미교독 운영 방식의 정보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글을 통하여 ‘미래를 만드는 교육 읽기’라는 취지와 정체성에 공감하면서도 각자의 상황과 방식에 맞게 진행되는 미교독 모임들이 어떠한 계기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미교독 커뮤니티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소개합니다.
[미교독 리더 네트워크 #1] 대화 진행 순서
1. 각 지역 미교독 리더 소개 - 미교독 외의 기존 활동이나 직업 포함
2. 미교독을 만나게 된 계기와 미교독 모임을 통해 얻은 것
3. 지역에서 새로운 미교독 모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
4. 각자의 미교독 운영 방식 및 방향성
인터뷰 및 글. 미교독 리더 이병성
편집 및 발행. 씨프로그램 매니저 문숙희
인천 리더(차성희) : 안녕하세요. 인천미교독을 운영하고 있는 차성희입니다. 현재 인천의 메이커스페이스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고, ‘코딩&메이커’라는 단체에서 강사로 활동했습니다. 현재 일하는 '로보메카 메이커스페이스'는 민간에서 운영 공간으로, 다양한 도구와 장비들이 있지만 주로 3D 프린터를 기반으로 하는 창작 공간입니다.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되었지만 저녁에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메이커 동호회도 운영했습니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서 창업 기업들의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제가 운영 중인 인천 미교독은 3년차 모임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도서관과 연계하여 비대면 모임로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인천 지역에서 마을공동체를 운영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재학 중인 초등학교 주변에서 엄마들이 모여 재능기부의 형태로 아이들의 다양한 만들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구로 리더(반예모) : 저는 구로 미교독 운영하고 있는 반예모입니다. 구로 미교독은 2020년 9월부터 운영되는 1년차 모임이에요. 저는 IT개발자 경력을 통해 아이들에게 방과후 교육으로 코딩 수업을 해왔습니다. 전교생이 60명 소수의 학교에서 3년간 코딩을 가르치며, 단순히 따라하거나 기계적으로 연습하는 코딩이 아닌, 생각하는 인문학 코딩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방과 후 강사일을 마무리하고 메이커스페이스 ‘자유롭고 유쾌한 오늘’을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고 유쾌한 오늘’은 만들기를 위한 창작 공간과 동시에 교육공동체를 위한 모임/공동체 공간입니다. 특히 남자아이들이 저녁 늦은시간에도 건강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기를 꿈꿉니다. 또한 저는 두명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로서 공교육(학교)에 보내면서도 마치 홈스쿨처럼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 교육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로 미교독 모임을 하면서 더욱 교육 방향에 확신을 얻어가는 중입니다.
평택 리더(박명진) : 안녕하세요. 저는 평택 미교독의 박명진입니다. 저는 경기도 평택시의 ‘통미마을 작은도서관’ 운영으로 마을에서의 활동을 시작해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마을을 만들고자 일하고 있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나 경기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등을 통해 공간과 마을 교육사업을 운영해왔고, 현재는 보조금사업이나 지원사업의 다음 스탭으로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운영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역에는 고교평준화 추진위원장 등 교육정책 관련 일을 돕고 있고, 주변 활동가분들과 함께 자립을 위한 사회적협동조합 설립해 새로운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문화기획 학과 대학원 입학하여 기획자로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운영 중인 작은도서관의 다음 스탭을 위해 청소년과 함께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과정을 진행하며 새로운 공간을 구상하고 리모델링을 공사를 작업하는 중입니다. 도서관 공간의 일부는 창작활동을위한 메이커 공간으로 조성 예정입니다.
인천 리더(차성희) : 저는 동료 교사의 초대로 서울 대학로 ‘온더레코드’에서 진행된 미교독 본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첫 참여 후 기존의 모임이나 커뮤니티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교육에 대해, 삶에 대해 이렇게 진지하고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구나하고 놀랐습니다. 참여 대상도 엄마들 뿐만 아니라 아빠나 교사, 대학생 등 관심있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모여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첫 참여 이후 열심히 책을 읽고 꾸준히 참여했고, 인천에서도 시작하고 싶어 동료 교사들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주변 엄마들과의 모임으로 확대되고 있고, 온라인 화상회의 어플 Zoom을 통한 비대면 모임도 하고 있습니다. 미교독 모임을 통해 얻은 것이라면 자녀와 아이들 교육에 대한 생각에 대한 변화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자녀가 다니고 있는 학교 주변의 환경 상 사교육을 더 많이 시키게 될 수 있었던 시점에서 교육에 대한 저의 중심을 잡게 되었고 사교육을 모두 중단했습니다. 다른 방식의 교육을 먼저 고민하고 실천했던 분들과의 교류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구로 리더(반예모) : 저는 서울 금천구 ‘모두의학교’에서 열린 시민학교 프로그램으로 미교독 모임에 처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모임)의 주제였던 ‘미래 교육’이라는 단어에 대한 관심으로 모임을 찾았습니다. 당시에 한참 학교에서 3년 째 코딩을 가르치면서, 교사가 설명하지 않고 학생이 스스로 하는 코딩을 시도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참여하게 된 미교독 모임은 운영 방식 자체가 진행자가 직접 ‘가르치지 않고 설명하지 않고’ 참여자가 스스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설명하며 성장하게 하는 것이었어요. 배움을 이러한 방식으로도 끌어낼 수 있구나라는 것에 놀랐고 이후로 1년 동안 북클럽 방식의 배움에 푹 빠져 미교독에 참여했습니다.
구로 리더(반예모) : 새 모임의 리더를 제안해주셨을 때, 저는 책을 깊게 오래 읽는 편이었고 많은 책을 읽지는 못하는 스타일이었기에 스스로 북클럽의 리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리더로 추천 받은 것이 충격이었지만 해보자고 마음 먹고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미교독 디퓨저 과정을 통해 새로운 구로 미교독 모임을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구로 미교독에는 저보다 책을 더 많이 읽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계시고 저 역시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제가 지향하는 교육을 마을에서 실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고 지지하는 사람도 동네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배움을 직접 경험하는 동시에 마을을 사랑하는 것이 마을교육공동체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활동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천 리더(차성희) : 구로 미교독에서 보고 인천 지역 모임을 찾아 오신 경우도 있었어요.
구로 리더(반예모) : 이제 맘껏 홍보 해도 되겠다!^^*
평택 리더(박명진) : 2020년 2월 눈오는 날, 마을에 필요한 배움을 위한 공간 모델을 찾아서 ‘온더레코드(서울 대학로)’에 방문하게 되었어요. 그날 마침 온더레코드에서 병성님(미교독 대표리더)이 운영하셨던 ‘배움의 공간 스터디’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사전 신청을 통해서만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그때 인사를 나누고 이후에 병성님이 활동하고 계신 충남 공주로 찾아갔어요.
평택에서 함께 활동하는 마을활동가분들과 함께 공주 원도심에서 진행되는 커뮤니티 운영 워크샵에 참여했어요. 스스로 독서 모임을 진행해본 경험은 없지만 워크샵을 통해 수평적인 커뮤니티 안에서 공감과 대화가 흐르는 느낌을 알게 되었어요. 지역에서 진행되는 독서 모임들도 있긴 하지만 운영에 있어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병성님이 진행하시는 대화에서 자연스러우면서도 흐름을 만들며 이끌어가는 것을 보았어요. 공주에서의 워크샵 이후 평택에서 미교독 모임을 시작하기 위해 미교독 디퓨저 2기 과정에 참여했어요. 미교독 디퓨저를 통해 미교독 운영 방식과 철학을 배웠고, 평택 미교독은 아직 기획과 설계 단계에 있습니다. 모임을 시작하게 되면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이고 오래 갈 수 있는 모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평택 리더(박명진) : 공주에서의 커뮤니티 운영 워크샵은 기존의 ‘퍼실리테이션’ 교육과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공통된 스킬을 배우는 것이라기 보다는 각자의 니즈와 관심사에 더욱 맞춰 커뮤니티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커뮤니티라는 큰 주제를 두고 각자의 자율성을 찾는 방식의 워크샵인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 운영 워크샵의 경험과 새로 기획하는 미교독 모임을 통해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사업적인 연결을 통해 만들어지는 관계에서 오는 허전함 해소될 것 같아요.
주제가 뚜렷하면서도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는 미교독을 통해서 지역의 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교독 네트워크는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서로 도울 수 있을 것 같고요. 기존에 없었던 또다른 색깔의 모임 형태로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로 리더(반예모) : 구로 미교독 모임은 슬로리딩(천천히 읽기) 독서모임입니다. 당연히 주제는 더 나은 교육이구요. 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합니다. 슬로리딩이기에 두 달에 1권을 읽는 모임이에요. 첫 번째 달에는 선정 도서를 읽고 만나서 책과 주제에 대해 토론합니다. 그리고 둘째 달에는 나눴던 토론을 기반으로 다시 읽고 생각한 후에 이를 글로 써본 후 다시 나누는 시간을 가집니다.
미교독 본모임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라면, 구로 미교독은 당연히 꼭 책을 읽어오는 모임이에요. 처음에는 참여자분들이 글쓰기에 부담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점점 글쓰기를 좋아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깊이 생각하고 글로 쓰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실 수 있도록 돕습니다.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에 모임의 내용은 비공개로 합니다. 교육에 대해 배우는 모임이지만, 서로 마음을 나누고 가꾸는 모임이기도 합니다.
인천 리더(차성희) : 저희 인천 미교독은 현재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횟수로는 상반기, 하반기 각각 3번 정도 진행됩니다. 인천 모임도 부모 모임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하지만 미교독 본모임과 같이 특정 그룹을 정하지는 않고 누구나 오갈 수 있는 모임입니다. 모임의 주제와 진행방식도 미교독 본모임과 같거나 유사하게 진행합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온라인 화상모임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온라인 모임이라도 참여자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오히려 온라인이기에 시간을 유동적으로 변경하거나 하는 편한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오프라인에 비해 참여자간 공감 형성이 어려우므로 인원 제한을 두어 6명 미만으로 진행합니다.
올해 2021년에는 새로운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끼리 책을 읽고 질문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모임이에요. 미교독을 운영하며 책에서 스스로 질문을 찾는 연습을 많이 해온 것이 저에게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아이들도 책 내용 중에서 서로 질문할 수 있는 거리 찾도록 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근황과 고민 나누어 좋았어요.
각자가 하는 일들을 듣는 것 자체가 큰 자극이 됩니다.
서로가 같은 듯 다름을 발견하는 만남 반가웠어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만남, 다시 만나서 좋았습니다.
한해 모임에 대한 막연했던 고민을 말로 꺼내며 구체화되어 좋았습니다.
서로 꾸준히 공유할 수 있는 모임 계속 되길 바래요.
매번 스스로 여는 모임을 진행만 하다가, ‘나도 소속감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새삼 느꼈습니다. 나에게도 이런 본거지가 필요한 것 같아요.
서로를 연결해주셔서 감사해요
미교독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 콘텐츠를 참고해보세요.
https://brunch.co.kr/@ontherecord/246
https://brunch.co.kr/@nicksam/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