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 인터뷰 #01. 거꾸로캠퍼스 김광호 선생님
새로운 배움을 찾는 교육자들을 위한 특별한 라이브러리, 온더레코드에는 지난 10개월 동안 3천명의 교육자가 다녀갔습니다. 새로운 배움을 찾는 교육자분들을 만나 각자 생각하는 새로운 배움과 실험을 지속하시는 힘을 묻고 그 답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 교육자는 거꾸로캠퍼스 김광호 선생님입니다. 9년간 고등학교에서 생명과학을 가르치시면서 미래교실 네트워크에서 활동해 오시다가 2017년 3월 거꾸로캠퍼스의 시작멤버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에 유일하게 Apple, TED, National Geographic이 인증하는 글로벌 에듀케이터가 되기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배움의 시도를 해오신 김광호 선생님께 실험을 지속하는 동력과 그 과정을 들어봅니다. 그리고 러닝랩에서의 지난 1년과 최근 온더레코드와 함께 하고 있는 ‘러닝테이블 - TED & NATGEO in the classroom’ 세션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어봅니다.
모든 배움이 새롭다고 생각해요. 필요하거나, 재밌거나, 더 잘하고 싶거나, 있어야 먹고 살겠다는 절박함이 있다거나, 잘해야 버티겠다는 생각이 있다거나 이유는 다 다르겠죠. 배우는 경험이 쌓이는 거죠. 아이들과 교육 이야기를 할 때는 악기 연주를 비유로 들어요. 아이유가 통기타를 연주하면 사람들이 다 연주해보고 싶은 마음에 사죠. 그런데 몇 번 시도하다가 10분만에 포기해요. 손가락도 아프고 소리도 안 예쁘니까요. 사실 아이유의 실력까지 가려면 고통을 수반하죠. 진짜로 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기가 연주하면서 즐거운 수준까지 해내고 말아요. 못 이기면 포기하고 결국 기타는 넥이 휘어서 못쓰게 되겠죠. 처음에는 좋아서 하던 일이 먹고 사는 일이 될 때가 있어요. 업이 되면 필요에 의해 하게 되더라고요. 그럼에도 잘되면 재미가 있고, 시도가 고통스러워도 해내야 하죠. 고통을 견디는 일이 쉽지 않은 것 같지만 견디다보면 재미를 만나요.
필드에서 원하는 교육을 시도하면서 재미있지만은 않았어요. 고통이 항상 같이 따라오더라고요. 아이들도 만나고, 학부모님도 만나고, 행정처리까지 다 해야 원하는 수업을 할 수 있었어요. 힘든 과정을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중요한데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죠. 그저 이겨내는 경험을 듣고 감동할 뿐이었어요. 힘든 과정 중에도서도 결과를 보고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는 순간이 있어서 제가 느끼는 재미도 왔다 갔다 해요. 이게 모두 배우는 과정에서 같이 일어나는 일이예요. 얼마나 유의미한가에 따라 차이가 있겠죠. 다른 배움의 시도들도 마찬가지고요.
대학에서 교육의 전문가가 될 정도로 배웠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시험을 통과했으니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을 뿐, 전문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이게 시험의 병폐라고 생각해요. 자격을 얻었으니 더 잘할 이유가 없어요. 저는 싫증을 빨리내는 편이라 그저 학교의 풍습에 따라 같은 수업을 반복하는 것이 지루하더라고요.
그러다가 같이 실험실을 공유하는 외국인 선생님과 만나게 되었어요. 무려 아이비리그에서 화학, 생명과학 석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더라구요. 그때부터 '친해져야겠다. 배워야겠다.' 마음먹고 꽤 애썼었죠. '저 사람이 하는 수업을 나도 다 할 수 있어야겠다.' 생각하고 자료 받아서 연구하고, 실험 세트들 다 구해서 샀어요. 이 때 배워둔 경험이 나중에 실험 교육할 때 발판이자 과학 교사로서 제 역량이 되었죠. 싱가폴과 공동 과학연구를 하기도 하고 아시아의 네 국가가 모여 학생 과학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어요.
2008년이었어요. 학교에서 청바지는 안되는데 등산바지는 된다더라고요. 아이들과 같이 마라톤을 해도 말이 생기고, 졸업여행을 학생들이 원하는 곳으로 해도 말이 생겼어요. 아마 제대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맞다는 걸 보여줄려고 독기로 했거든요. 사실 고등학교는 대입실적으로 증명해요. 앞서 수업에서 거꾸로 교실 등 다양한 시도를 했던게 대입에 적용되기 시작하니, 자기소개서나 생활기록부에 학생들이 힘주어 이야기 할 수 있었던 대목이 수업에서 했던 실험만으로도 포트폴리오가 2권이었어요. 결국 아이들에게 경험이자 실적이 된거죠.
그렇게 증명하고도 왜 관두었냐고 물어본다면 더 재밌게 해보고 싶어서요. 교육과정을 뒤흔든다거나, 틀 안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보고 싶었어요. 학교 구조가 깨진 곳이 아니면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경험이 큰 자산이라면 거꾸로캠퍼스와 같은 걸 만들 때 자산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시작은 부정적인 현실을 이겨내려고 했지만 점점 재미가 생겼어요. 애를 쓰면 쓸 수록 신기한 것을 많이 발견했어요. 모른다고 하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 덕에 해왔어요. 제가 새로운 시도를 하면, 예전엔 제게 배움을 줬던 친구들이 이제는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동료가 됐어요. 항상 변화를 쫒아가는 제가 그럴 줄 알았다고 하면서요. 서로 성장하는 걸 지켜봐주면서 도움을 주는 사이가 신기하면서도 너무나 좋아요.
영어를 잘하고 싶어요. 진짜로 잘하려면 영어가 필요하더라고요. 특히 학교 밖으로 나오니 배경이 아닌 '진짜'를 요구하는 곳이 많아요. 이제 적당히가 아니라 진짜로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교육과정에서 쓸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적이예요. 그 이상을 쓸 때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거나, 어려워서 보수적이어지죠. 영상을 잠깐 보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요. 지식체계 이외의 정보가 무궁무진하죠. 그 정보를 잘 찾고 쓰는 일은 중요하지만 선생님들도 잘 하시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검증된 콘텐츠를 써야합니다. TED와 National Geographic의 콘텐츠는 합격이죠. 특히 TED Ed는 짧고 매력적이예요. 규격화된 지식이 아니라 활용하면서 자기 아이디어를 구현해보는거죠. 학교에서 요구되지만 실제로 해본 적이 없는 바로 그 것이죠.
우리는 모두가 생산자가 될 수 있어요. 애플은 콘텐츠 생산자를 위한 최고의 도구를 이미 만들었어요. 그러니 교육자는 도구를 최대한 내려 놓고 교육 목표를 보여줘야 해요. 그래야 기기를 써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될거예요. 기기를 쓰기만 해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아이들이 생산자가 되는 관점을 줘야 해요. 어떻게 하냐구요? 교과서는 기본이고 더 많은 정보를 접하게 해야죠. 그럴 때 아이들이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을 위해 정보를 찾아보는 모든 과정을 선생님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하게 하는 거예요. 그때 기기로 얼마나 쉽게 하는지 볼 수 있을거예요.
내 역량을 잘 보여주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시도라고 생각했어요. 마치 포스터를 만들 수 있다고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사고 싶을 만큼 잘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시작이었어요. 질적인 기준을 올리는 거죠. 새로운 시도라고 해서 잘 살펴보면 남들도 할 수 있게 만들거나 애들로 하여금 유의미한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들이라 비슷해요. 이제 더 새로운 건 없어요. 그래서 시도들이 적용될 조건이 얼마나 부합하는가가 중요하죠. 미국에서 잘 되어도 한국으로 들어오면 무용지물인 것이 있으니까요. 자원이 넉넉하지 않다고 해서 멈추기 보다는 더 넉넉해 졌을 때 우리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는거죠. 그래서 계속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최선입니다.
지금의 새로운 시도는 스마트폰업계처럼 경쟁해서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해요. 제가 이번에 만드는 워크숍도 새로운 판이예요. 미래교실네트워크 거꾸로교실 연수에서 하는 평가워크숍도 마찬가지구요. 먼저 아이디어를 던지고 경험을 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거죠.
글로벌 에듀케이터는 Apple을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Apple Distinguished Educator라는 이름으로 있고, TED는 TED-Ed Innovative Educator, National Geographic은 National Geographic Certified Educator가 있어요. 제가 가까이 지내는 선생님이 TED 글로벌 에듀케이터로 계시기도 했죠. 전 세계에 Apple 글로벌 에듀케이터는 2500명 정도입니다. TED와 National Geographic에도 큰 규모의 네트워크가 있죠. 그 중 Apple, TED, National Geographic 3개 모두에서 글로벌 에듀케이터 인증을 받은 사람은 제가 유일해요.
사범대나 교대 안에서 지금 변화하고 있는 교육을 느끼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지 못하고 말로만 전달하고 시험으로 자격을 주면 정작 나와서는 교육할 수가 없어요. 연애를 책으로 배우는 것과 똑같은거죠. 교육도 연애예요. 밀당도 위로도 옆에 있어줘야 할 수 있듯이 교육은 텍스트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 지금 예비교사의 환경은 절대적으로 텍스트로만 이루어져 있어요. 예전엔 이론이 있고 실천지침이 있었다면, 지금은 실천해서 이론을 만드는 세상이 왔어요. 그럼 어디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느냐 물어보면 저도 답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 답으로 판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이제 더이상 교사 개인에게만 떠넘기기보다는 사범대, 교대와 같이 교사를 양성하는 기관에서 다른 방식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사범대의 대학 정규수업을 해보고 싶어요. 그간의 경험을 예비교사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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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은 어떤 모습일까요? 매번 새로운 교육 방법을 고민하지만 어려웠다면, 답을 찾기 위해 또한 고민하고 있는 곳의 지원을 받고 싶다면 '글로벌 에듀케이터'는 어떤가요? TED, National Geographic, Apple의 에듀케이터이신 거꾸로캠퍼스 김광호 선생님께서 에듀케이터 인증 받는 방법부터 교실에 콘텐츠와 기기를 적용하는 방법까지 알려드리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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