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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Feb 20. 2019

미래학교를 상상하다

온더레코드 Learning Table. EBS 미래학교 다큐를 보고

Learning Table은 온더레코드의 테이블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외부 팀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IMI와의 협업으로 다큐 <EBS 미래학교>를 함께 본 학부모, 청소년, 교육자가 함께 모여 미래학교를 상상해봅니다. 다큐를 회고하며 지금 교육 현장에서 가능한 시도를 찾아봅니다. 


*IMI는 배움의 과정이 몰입을 경험할 정도로 놀이의 시간이 되고, 이 놀이가 내가 나다울 수 있는 내 일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는 프로그램을 디자인합니다. 내가 품은 빛깔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어른, 청소년 이노베이터들이 함께하는 커뮤니티입니다. 더 알아보기


대화의 시작

 이번 Learning Table <미래학교를 상상하다>를 함께 만든 IMI는 온더레코드 행사에 빠짐 없이 참석하는 단골 손님이자 가까이서 늘 응원해주는 든든한 친구입니다. 생각만 하던 대화의 자리는 지난 1월 7일부터 9일까지 방영된 EBS 다큐 <미래학교>에 대해 이야기하며 만들게 되었습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다음세대에게 맞는 교육법을 찾기 위해 노르웨이, 싱가포르, 인도, 한국의 중학생 12명이 2주 동안 경기도 동탄의 'EBS 미래학교'에서 배우는 모습을 담은 다큐이기에 다양한 연령과 키워드의 사람들이 모인다면 재미있는 대화가 되리라 생각하면서요. 


미래를 둘러싼 사람들

대화의 흐름을 상상하면서 그렸던 그림

 대화를 상상하면서 '다큐는 대화의 물꼬를 텄지만, 대화의 끝에는 각자 실천 가능한 것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디지털에 최적화된 교실에서의 학생들의 다른 모습을 보면서 각자 떠올린 미래학교의 모습과 현실에서의 제약들이 다를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대화에는 최대한 폭넓은 나이와 다양한 키워드를 가진 사람들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동등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규칙도 마련했습니다. 


잘 말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 더 소중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을 마음 담아 듣습니다. 

러닝테이블에서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긍정적인 점을 서로 배웁니다. 오늘의 배움을 의미있도록 분위기를 만듭니다. 

성별, 나이, 외양, 직업에 관계없이 예의 바르고 건설적인 태도를 가집니다. 온 마음을 담고 겸손하게 대화합니다.


 예비 중학생 3명, 중학생 2명, 학부모, 학교 안 선생님,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교 밖 어른들 15명이 온더레코드에 모였습니다. 통일 이후의 교육을 고민하는 분, 공부보다는 다른 것에 관심이 있는 아이를 걱정하는 학부모, 상처받지 않는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선생님, 미술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청소년, 매 순간 갈등에 놓일 때 중심이 될 이야기를 듣고자 온 학부모, 교과서가 아닌 실제 세상의 배움을 어떻게 줄지 고민하는 어른, 아이에게 다양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참여한 학부모까지 각자 다른 렌즈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EBS 미래학교'의 모습은 어땠나요?

 청소년들이 상상하는 미래교육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어른들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우리는 일상에서 어떻게 좋은 예를 만들 수 있을지 상상하며 다큐를 떠올렸습니다. 미래학교를 다니는 12명의 아이들의 모습, 디지털 교육의 한계, 협업의 모양을 보면서 청소년, 학부모, 학교 안팎의 어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1. 미래학교를 다니는 12명의 아이들

 미래 학교를 다니는 12명이 아이들을 보는 청소년과 부모님의 뚜렷한 시각차이가 있었습니다. 청소년은 지금 학교와 비교해 자유롭게 배우는 모습의 면을 많이 짚은 반면, 학부모는 다큐 속의 자유분방한 모습에서 아이들이 관심사에 집중하는 것과 학업 사이에서 어떤 방법으로,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하는지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우리 주변의 청소년들은 스스로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기회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을까요? 

학부모 : 아이가 스스로 기회를 가지고 아이템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에서 잘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부모가 활동에서 다음 단계를 위해 결과만을 얻으려고 하기도 해요. 찾는 사람에게만 오는 기회가 아닌 더 많은 아이들에게 교육이 제공되는 곳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학교 안 선생님 : 어떤 상황에서 드러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인 친구들은 굉장히 일반적인 학생들이라고 생각해요. 출연함으로서 동기부여를 받았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잠재력을 다 가지고 있는데 어느때 어떤 기회를 만나 드러나는 모멘텀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요. 출연한 청소년들이 특별해 보이는 것은 그 때가 그들의 모멘텀이었기 때문일지 모르죠.


2. 디지털을 활용한 교육의 현주소

 중학교에서도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했지만 수업은 없고 컴퓨터실은 손꼽게 사용하는 현실에서 바라본 미래학교와의 온도차는 극명했습니다. 청소년에게는 내가 경험하지 못하는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라 쉽게 공감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는 당장 사교육에서도 방법을 찾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큰 인식의 변화라는 점을 짚었어요. 학교 안팎의 선생님은 아이들의 가능성에 집중했습니다. 배움을 접근하는 방식이 아이들로 부터 시작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요.  

청소년 : 오히려 장비나 컴퓨터를 주는 건 평범해요. 집에 가면 있으니까요. 문제는 더 나은 기기를 가지고 있어도 게임이야기만 한다는거죠. 취미와 이야기 주제가 한 쪽으로 몰려있어요. 그래서 여러가지에 관심이 많은 저는 마치 소수자가 된 것 같아요. 반면, 다큐에서는 각자 하는 이야기가 다른 게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애들과 이야기 하고 싶어서 하는 게임도 있거든요.
학부모 : 우리의 이런 논의 중에도 오히려 가장 신선했던 건, 노르웨이 부모가 딸을 미래학교에 보내면서 아시아가 경쟁이 심한나라인데 거기서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거였어요. 이 큰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나와는 똑같은 고민 안했으면 좋겠고, 원하는 것 하면서 살게하고 싶어요. 내 자식 교육을 부모가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나라가 크게 투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학교 안 선생님 : 미래교육에도 교사가 필요합니다. 코딩교육에도 밑바닥에 있는 언어가 중요하지만 이걸 배우진 않아요. 전문가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죠. 한국에서는 가공된 한글 워드를 배운다면, 북한에서는 컴퓨터가 없어도 프로그램 언어와 장비 원리부터 배워요. 접근방식이 다르죠. 어려워서 하지 못하는게 아니예요. 하루면 배울 수 있어요.


3. 우리는 협업을 배우고 있는가

 다큐에서 모두가 흥미로워했던 부분은 협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미래 역량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협업과 소통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지점이었죠. 자유 학기제를 도입하면서 수행평가가 중요해지면서 평가의 기준이 되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어떨까요?

청소년 : 관심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은 노는 시간으로 생각해요. 모임자체를 힘들어하고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아서 협업이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수업의 이유는 협업때문인데 선생님들은 결과만 보셔서 과정평가가 아니라는게 아쉬워요.
학부모 : 협업도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친구들도 누구 하나 낙오자가 없었다는 것이 좋았어요. 경쟁자가 아니라 다 같이 끌어주는 분위기가 보이더라고요. 나중에 자기가 스스로의 힘으로 해낼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학교 밖 선생님 : 자유학기제는 진로를 결정하게 되는 순간에 가까워져서 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진로의 폭을 많이 늘려야한다고 생각해요. 이 문제는 사범대와 교대까지 이어져요. 선생님이 교과수업을 디자인하고 운영하는 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상상을 현실에서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지금은 안되니 나랑 상관 없다는 생각이 쉽게 떠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교육에 대한 다른 생각과 대화, 시도는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요? 

실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미디어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더라고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라는 믿음을 주는 게 그 역할인 것 같아요. 
다큐는 늘 그 시점에서 끝난다고 생각했어요. 늘 현실적으로 생각했죠. 어차피 안되고 아이들은 공교육으로 돌아갈거니까요.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 너무 냉정하게 현실로만 생각하고 자신을 바꾸어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6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10-20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부터 바뀌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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