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사람들

30일 시필사

by 정연주

앞으로 세고

뒤로 세어본다.


소수점을 어디에 찍어야 하나

사람들에게 소수점이 보이지 않는다.


행방을 흔들어본다.


소수의 사람들은

발뒤꿈치를 들고


발레를 치료했을지도 모른다.


손에 들고 있던 점들이

빠르게 교차했을지도 모른다.


소수의 사람들, 이수명, 마치



우리가 모두 유일한 소수란 사실은 가끔 나를 슬프게 한다. 부족 공동체 속에 산다는 건, 손의 점을 숨긴 채 서로가 비슷하다고 믿으며, 만나는 것. 정작 해야 할 말은 전하지 못한 채.


보낼 수 없는 안부가 궁금할 땐 명왕성에 보내곤 했다. 털어놓지 못할 고백이 생기면 명왕성에 보내곤 했다. 보이저2호가 지구를 떠나 명왕성에 도착하기까지 12년이 걸렸으니, 어쩌면 남은 생에 답은 듣지 않은 채 죽을지도 모른다는, 안도. 기다리는 사이 보냈다는 사실도 지워지는 망각. 어차피 답은 오지 않을 거라는 단념, 같은 게 생겼다.

태양계 밖으로 보낸 후에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을 땐 나무나 돌에게 물었다. 그들은 온몸으로 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들을 수 없었다.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 그저 나도, 당신도, 나무나 돌도, 각자 들을 수 없는 귀를 갖고 태어난 것뿐이다.


옆으로 돌아누워 두 팔을 뻗어 잠든다. 지구는 둥그니까,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면 나는 당신을 안을 수 있다. 지구과학을 열심히 공부했다면 더 위로가 되었을까?


#소수의사람들 #이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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