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은 아직 일러.. 선운사와 도솔암

세쨋 날

by 류성철의 작은여행

만세루 안의 마루, 찻 상 앞에 앉으면 기분이 마음이 편안하다.

기둥이며 천정의 석가래 등이 너무 자연스러워서이다.

說에 의하면 대웅전을 짓고 남은 목재들을 활용 해서 지었기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서산 개심사에서도 그렇듯, 경지에 이른 대목장 분들의 밝은 눈과 넉넉한 마음, 그리고

손 끝에 엉겨 붙은 높은 기술이 녹아있기 때문 일 것이다.

이 큰 건물을 지으면서 기둥을 이어 붙이고, 굽어진 나무로 재목을 삼는 건, 바로 부처의 마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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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위기속의 차(茶)가 당연 맛이 좋을 수 밖에 없을 터이다.

담장너머에는 푸른 차 나무 밭이고 대웅전 지붕 너머는 세상 제일의 동백나무 숲이다.

가을 단풍이 절정이면 산문 밖, 도솔천 물가에 그림자 지운 단풍이 환상이다.

일본 도적질로 끌려가신 지장보살님도 신통력으로 되돌아오신 선운사다.

<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중략...

미당 서정주 님의 詩. 선운사 동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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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은 우람한데, 아직은 일러....

뭐 어쩌랴, 아직 작은 꽃망울인걸....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송창식의 선운사 가사 중에서 -

동백숲 앞 안내판에서 붉은 동백을 마음에 담는다.

동백이 송이쩨 툭 툭 떨어져 다시 바닥의 꽃 밭을

만드는 봄에 다시 왔으면....

서둘러 도솔암으로 방향을 잡아 부지런히 걷는다.

욕심이기는 하지만, 걷는 마음의 여행자가 거길 빠트릴 수는 없지 않은가.

선운사가 있고 그 위에 도솔천이 있고, 내원궁이 있으면 佛家의 천당이다.

4km 남짓 1시간 거리. 사계절 모두 걷기 좋은 길로는 으뜸이다.

선운사와 도솔암 오르는 길 가득 겨울에도 짙푸른 꽃무릇 밭이다.

어느새 선운사 상징이 되어간다. 늦여름 꽃이 만개하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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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암 상징은 13m x 3m 의 압도적 크기의 마애여래좌상이다.

다소 非 불교적인 미륵불로 배꼽 부분의 홈에 "새로이 세상을 바꿀 비기(秘記)가 들어 있었고

민초 농민군 접주 손 아무개가 꺼내 세상을 뒤집을 하늘의 계시같은 모티브가 되었다는 이야기.

2024년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 되어서인지 마애불 앞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있다.

마애불 뒷쪽 꼭대기가 내원궁이다.

내원궁의 기도 소리를 들으며 한 켠 바위에 앉아 계곡과 천마봉 낙조대를 바라본다.

불가의 천당은 몰라도 신비스럽고 멋진 경치이다.

도솔암 일대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 지질 공원으로 화산 분출의 중심부 유문암과 응회암 지질이어서

진흥굴이나 낙조대, 천마봉 등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잘 모르지만, 절벽이나 구릉이 많은 특성이어서 경치가 특이하고 멋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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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저녁 예불뒤의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존불(보물1752호)

가운데가 비로자나불. 사진 오른쪽이 노사나불, 왼쪽이 석가모니불 즉 부처님이다.

법당에 서서 합장을 하면 , 워낙 큰 규모의 불상앞에 자칫 주눅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 만세루가 편하다.선운사는 대 사찰인데, 몇 년사이 더 큰 사찰이 되어 있었다.

도솔암 가는 길 중간에 템플스테이 건물이 압도적이다.

사람은 없다. 아마도 템플스테이가 명분은 엄청 좋지만 그렇게 활성화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수많은 사찰들의 템플 스테이 건축이나 진행 예산이 더 좋은 - 불우이웃 돕기- 곳에 쓰이는 게

좋다고 생각 한다. 절 집은 비대하고 화려 해지지만 부처님의 뜻은 중생 구제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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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해가 저문다.

욕심많은 하루 였나보다.

비우자는 마음, 내려 놓자는 마음은 어디갔나?

내게 마음은 없다.

내소사에 개암사에 선운사에 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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