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10코스,우면산 길 7.3 km
걷기 여행에 가장 좋은 길은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 아닐까 싶다.
걷기여행이란, 그저 걷는 것이고 지금 햇살과 나무와 쉼터가 있는 곳이면, 매일 매일 오는 동네 공원이
저 멀리 있는 명소라는 곳에 뒤쳐질 이유가 없다.
오늘 걸었던 양재 시민의 숲(신분당선) 에서
사당역 7.3km 도 편안하고 예쁜 길이다.
무엇보다 점심 먹고 , 2시에 출발 해도 6시 전에
마무리 할 수 있는 서울 둘레길 10코스 아닌가.
6시 사당역 모임을 앞두고, 좋은 친구와 걸었다.
길 안내와 쉼터, 화장실도 잘 갖추어진 편안하고
깔끔한 길이다. 50 년을 넘기는 고교 동기.
늘 자주 만났다 해도, 참으로 오래 되고,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에 새삼 서로를 알아가는 친구.
서로 지나온 길이 사뭇 다르지만, 오늘 이 길은
같이 가는 길이다.
출발지,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 굳은 결기를 나타내는 매화가 막 피려고 한다.
기념관에 들러 새삼 윤의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였다.
성장과정. 학교를 자퇴하고 한학을 배우는 과정, 농촌 계몽, 운동상하이홍구 공원의 의거,
그리고 그해 말 순국
24살의 그 짧은 생애 내내 대단하고 훌륭하고 용감 했다.
오늘은 윤 의사의 漢詩를 많이 보고 읽었다.
김구 선생과 바꿔가진 회중시계. 가슴이 먹먹하고 슬며시 웃음이 나기도 한다.
"선생님, 제 시계는 6원이고, 선생님 것은 2원이니 바꾸시죠. 저는 두 시간만 쓰면 되니까요"
암튼 일본은 아주 나쁘고, 24살 청년 윤봉길은 너무 아깝다.
<천지가 몇 번 돌아 새로운 계절이 시작 됨에, 선비는 매번 기운이 맑고 청량하기를 바란다>
매헌이 조선 중기 정도에 태어 났다면, 꼿꼿하고 결기있는 선비였을 것이다.
24살 청년의 불꽃 의거는 제국주의 시대, 세상을 깜짝 놀라고 감명을 주는 횃 불이었다.
걷는 길 전체가 모두 작은 숲 속 오솔길이다.
딱따구리와 청설모도 보인다.
나무들을 가꾸고, 공원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보인다.
이 나무들은 단체로 "미래목"이다. 생육이 좋고 결함이 없어 앞으로 좋은 숲을 만들도록 가꾸고 있는 중이다.
사람도 즐겁고 나무들도 행복 할 것 같다.
이 숲을 오가는 길이 우면산 숲 길이고, 예술의 전당 뒤안 길이다.
牛眠은 소가 쉬고 잠자는 것이니, 산이 편안한 휴식을 주는 겪이다.
길 안내가 잘 돼 있어서, 동네분들이 아니어도 들고 날 수 있는 다양한 접근성이 좋은 점이고,
토질이 아주 좋아 맨발 걷기에도 좋은- 관리도 아주 잘 되고 있는 - 길이다.
그래도 山이다. 오래 전, 엄청난 산사태가 발생, 전국민이 깜짝 놀란 역사도 있다.
아직은 겨울 나무, 숲 뒤로 3월의 해가 기운다.
봄이 오고 있는 숲, 여름이 되면 저 붉게 익은 해는 푸른 숲에 가려질 것이다.
그 때 걸어도 지금과 같이 청량하고 시원 할 것이다.
날머리는 방배 우성아파트 정문 쪽이다. 조금 나오면 1번 출구.
길 건너 관악산 관음사 쪽으로 들면, 서울대까지 5.7km 를 걷는 서울 둘레길 11코스가 된다.
작년 7월 비가 흩뿌리는 관악산 코스를 걷던 기억이 새롭다.
서울대 앞에서 전에 왔던 기억을 믿고, 서울대 정문으로 들어 갔다가 12번 호암산 코스 들머리를 놓쳐
그대로 삼성산 삼막사로 내려 온 기억이다.
서울대를 가고 싶었나? 저 많은 학생들은 도대체 공부를 얼마나 잘 한거야?
안양쪽 관악산역으로 내려오기는 마찬가지이니 12번 코스도 대략은 걸어 본 셈이다.
지난 2월14일에는 매봉역을 들머리로 구룡산과 대모산을 25년 산행 친구들과 다녀 왔었다.
둘레길이 기본적으로 산 정상으로 올라가기보다, 아래족 허리산을 돌아 나가는 것이어서
구룡산, 대모산을 다 오르지는 않지만, 여기도 상당부분 서울 둘레길 9번 코스와 일치하는 산행길 이었다.
9번,10번,11번, 12번을 같이 이어보면, 약 31km이다.
서울 남부 강남권을 돌아 안양천 길로 나아가는 코스가 된다.
가장 접근성이 좋고, 평탄하며 무엇보다 다니는 사람이 많고,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부분이다.
'작은 여행"은 멀고 근사한 곳을 가는 것이 아니다. 꼭 새로운 길을 걷는 것도 아니다.
가까이 있는 편안한 곳을, 중복되더라도 자주 가는 것이다.
일단, 햇살과 바람이 있는 현관 밖으로 나서자는 것이다.
서울 둘레길은 총 21개코스, 전체길이156.5km
도상 소요시간63시간 45분 <서울시 안내기준>
시청1층이나 각 안내소에서 배부하는 코스안내와
인증 스템프 북을 받아 보면 가슴이 뜨겁게 뛴다.
쉬지 않고 연이어 가면 10일? 2주?
7,8백만원이 든다는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는
'산티아고 순례길' 도 가면 좋겠지만
먼 꿈을 꾸기에 앞서 지금 내가 바로 할 수 있는
이 길을 도전해보면 어떤가.
대략 절반의 코스는 부분적으로 다녀 보았지만,
풀코스로 해 보는 꿈을 자주 자주 헤아려 본다.
같은 꿈을 가진 친구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