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첫날.
하늘이 맑아 하늘 공원에 갔다. 공원아래 독일 병정처럼 늘어선 메타세퀴아 길은 詩人의 거리이다.
초가을이면 상사화가 무리지는 곳이다.
천천히 걸으면 詩想이 떠오르지는 않아도
다른 이의 詩를 읽을 수는 있다.
느닷없이 창공을 유영하는 솔개 한쌍을 보았다. 북한산에서 솔개를 보았다고 하면,
사람들은 까마귀아니었냐 하지만, 왕의 비상이 어찌 같을 수가 있나?
오늘은 노을을 보러 갔지만, 솔개때문에
바로 옆 노을 공원이 아닌 하늘 공원으로
올라갔다. 가끔 여기오면 둘레길7,8 km를
걷거나 공원위를 올라가 산책을 한다.
내가 정말좋아하는 북한산 뷰를 보는 것도 늘 기분 좋은 일이다.
난지도 공원은 천만톤의 쓰레기로
쌓아진 섬? 이다.
저기 찬란한 도시빌딩의 찌꺼기로 만든
세상에 다시없는 기적의 성곽이다.
그 위에 또다른 경이로운 공원을 만들어 놓았으니 하늘, 노을 공원이다.
나무들은 다투어 숲을 짓고, 사람들이 모이고, 새들은 둥지를 틀고, 노루와 너구리들이 찾아왔다.
하늘공원의 억새는 축제를 열고,
노을 공원에는 멋진 골프장을 만들었다.
노을공원 골프장은 (내가 알기로)
서울시와 체육진흥공단의 진흙탕 싸움으로
용도 폐기 되었다.
(지금도 다 망가진 9홀 골프장이 그대로 있다)
오늘은 노을이다.
한강물이 하늘빛으로 붉어지고 바람개비
날개가 돌기를 멈춘다.
내일이 설날이다.
저기 그믐날 석양이 저문다.
화곡동,계양산 다시 서해 바다로 ....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새들의 집이 유독
정겨워 보인다.
명절 준비지짐이에 막걸리 한 잔하고 나온
운동길.
섣 달 그믐의 석양일라도
새삼 다를 것도 없다.
그래도 또 또 생각을 모으고 가다듬어 본다.
해뜨고 지는 나날이 늘 한결 같으니
나이테도 없고, 대나무 같은 마디도 없으니
하루,한 달, 한 해를 마디지어 놓고,
시작과 마무리를 되풀이 하는 것 아닌가.
겨울해와 여름 해가 지는 방향이
그래서 노을 풍경이 많이 다른 것이 신기하다.
겨울은 훨 씬 남서쪽이고
여름은 북서 행주 산성 족이다.
다시 "시인의 거리 " 쪽으로 내려오는
어둑한 420 계단길.
느닷없이 들뛰는 너구리 한녀석.
저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