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산림욕장 길

by 류성철의 작은여행

세번 째 도전 끝의 성공?

산불조심 기간과 갑작스런 폭우로 각각 입산이 금지되어 할 일 없이

미술관만 보고 갔었다.

서울 대공원 산림욕장길은 7km 정도의 담백하고 시원한 숲 속 길이고 편안한 "쉼터" 같은 길이다.

그 안쪽에는 호수 둘레길과 동물원 길을 품고 있기도 하다.

대공원역 2출구로 나오면 대공원 정문이다.

우선 노인분들이 유독 많은 것에 놀란다.

그래도 삼삼오오 친구들과 어울려 산책하고 밥먹고 긴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시는

우리 선배들이시다.

요행으로 얻기보다 부지런함으로 건강을 만들어가시는 적극적인 어르신들이다.






대공원에서 관리를 해서인지 산림욕장길은

고급지고 깔끔하고 안전하다.

대공원 정문 주변의 그 번잡함도 없고,

시원한 숲 길을 그저 걸으면 된다.

테마별로 4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길거나

험한 길이 아니어서 둥글게 한바퀴 돌면 되는 것이다. 곳곳에 쉼터와 전망대, 안내지도 등등이

잘 마련되어 있고, 지난 겨울 이른바 습설에 넘어진

나무들도 잘 정리 되어 있다.

그저 쉼쉼 한바퀴 돌면 그 뿐이다.

5월 말, 숲은 성장의 맹렬한 에너지로 그득하다.

푸르름은 무거워지고, 이파리들은 빛을 낸다.

봄 꽃이 진 자리에는 작은 멸매들이 덩치를 키워간다.




솔바람이 좋은 어느 쉼터에 40년지기 친구와 둘이 오래 읹아 있었다.

살아온 이야기, 살아 갈 이야기

부모님 이야기... 일흔을 앞둔 남자들의 이야기는 길어도 수다는 아니다.지혜? 경륜? 역사?

어떻게든 적합하지는 않지만, 뭐 비슷하게

스쳐 지나가는 것이 분명 있다.

여름에 베어냈을 소나무 그루터기에서

새 순이 솟아 나고 있다.

미련, 아쉬움, 욕심....?

다시 원래의 큰 소나무로 자라날 가능성은

아주 적을 것이다.

그래도 눈 길 한 번 보내줘야 하지 않겠나?

대공원 정문 오른쪽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

마지막 4구간에는 유독 소나무 숲이 아주 좋다.

3월 경, 이 쪽에서 옥녀봉으로 오르는 길에서도

아름드리 소나무들의 기상이 참 늠름 했었다.




산림욕장 끝지점 조금 아래, 과천 현대 미술관이 있다.

현대미술? 좀 어렵다.

그래도 짐짓 미술관에 들러보는 것은 호사스런 일이다.

언제 현대 미술관을 가 보았을까? 이제 이런 공부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1층에서 거의 옥상까지 백남준님의 비디오 아트 위용이 거만하다 할 정도로 대단하다.

백남준.비디오아트,과천미술관

반갑고 다행스럽게도 3.1 운동 이후 부터 6.25 동란 전후까지의 미술사를 보여주는

"한국 근,현대 미술전 1. "이 열리고 있었다.

학교에서 배웠던 이중섭, 김기창, 이응노 등등거장들의 그림이 가득하다.

전시 팸플릿과 실제 그림들을 보니 좀 알 것 같기도 하다.

친구의 표현대로 숲 속의 코 호강, 미술관에서의 눈 호강

초여름 한나절의 호강 이었다.

미술관 무료 셔틀버스로 대공원 역으로 나와 냉 열무 국수 한 그릇으로

입 호강 하나 더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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