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비가 내린다.
우산을 든 여행자들이 좀 더 여유가 있어 보인다.
땡땡땡 교외선 열차가 다녔을 철길 통로를 따라 걷는 길.
더 오래 전, 일제 강점기에는 판문점, 개성 지나 압록강 근처 의주까지?
그래봐야 가좌역서 원효로 까지 6.3 km 남짓, 왕복으로 12 km 이다.
가좌, 마포 구간으로 보면, 천천히 걸어서 두시간 , 냅다 걸으면 한 시간 반, 왕복으로 4~5시간 이다.
경의선 전철 가좌역에서 홍대, 마포 공덕동을 전철은 땅속으로 달리고,
나는 지상 숲 길로 걷는 산책길이다.
어쩌다 보니, 우리는 늘 지하로 달리며
손에 손에 핸드폰을 들고 쉬지를 못한다.
계절이 없고, 햇 살이 없다.
타는 역과 내리는 역에는 지상에도
나무도 없고, 꽃도 없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도 사람들은 서 있지 못한다.
햇 살이 있고 계절이 있었던,
꽃과 나무가 있던 오래된 철길을
사람들이 천천히 걷도록 만들어 놓은
도시 계획, 건설자들의 발상은 얼마나 멋지고,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땡땡땡 사거리
기차가 다가오면, 종이 울리고 차단기가 내려진다.
기관사는 삐죽이 고개를 내밀고, 흰 장갑의 신호수는 거수 경례를 한다.
철 길에 귀를 대고, 먼 곳의 기차바퀴 소리를 듣는 저 어처구니,
외줄 균형을 잡고 걷는 여자아이의 재미진 표정도 마찬가지....
연남동 카페거리를 지나고 , 홍대역을 지나 서강대 역 위를 걷는다.
예쁜 커피집도, 술집도, 젊은이들도 많다.
더 없이 화려하고 풍요롭고 활기보다 더한 열기로 뜨겁다.
예전에는 교외선을 타면 백마역이나 장흥, 의정부 쪽으로 몰려 갔다.
일산 신도시가 생기기 前,
너른 논바닥 한 켠으로 카페촌이 있었고, 그림이 있는 사랑방 "화사랑" 이 있었다.
도심의 철 길은 공원길이 되고, 그 너른 논에는 35층의 아파트 촌이
벼 이삭처럼 빼곡하다.
길은 한 줄기.
가좌역 1출구서 시작하고, 공덕 1출구서 마친다.
그 5 km 안에서 누굴 만나고, 뭘 마시고
무엇을 먹든 여유가 있는 길이다.
연두빛 신록이 생명 기운을 뿜는 새 봄도 좋고,
더운 여름널 저녁 산책길이어도 좋다.
늦은 오후, 좋은 친구를 만나 더 밝아지는 저녁에
맥주 한 잔이 뭐 호사겠는가.
약속 시간에 늦은 사람은 다음 역에서 내려
기다리고, 빨리 집에 갈 사람은 이번 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된다.
함께 걸어 가는 것.
걸어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을 이야기 하면서 걷는 것.
내 길과 네 길이 존중되고 격려 되는 길.
오랜 친구들을 만나 함께 하기 좋은 길이다.
<여행메모>
1.여행일자: 25.04.22 외
2. 경의선 숲길: 가좌역서 용산 원효로 구간 6.3 km
개인덕으로는 공덕역 까지 갔다가 홍대역 으로 되돌아 오는 정도가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