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부황사지&거우벌레

寺址는 절이 있던 터를 말한다.

번성했던 과거를 회상하고 아쉬워 할 수 있는

곳이 지만 세상사의 무상(無常)을 일깨워 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부황사지는 북한산성 가운데 쯤, 부암동 아래 있다.

부황사지는 내가 참 좋아하는 곳이다.

움막법당이 있으니 빈 절터는 아니지만,

작은 채소밭이 아니면, 거의 사람 흔적이 없어 적막하다.

여기오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다.

꽃송이 안에 들어 있는 것처럼 안온하고

평안하다. 그 누구라도 차 한잔 나눌

이 멋진 평상과 둠칙한 탁자는 늘 비어 있다.

아주 멋진 누각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스무개 남짓 돌기둥, 소담 아담한 작은 부도탑, 1710 년 쯤, 지을당시 어린 묘목이었을

전나무와 느티나무가 일주문 기둥처럼 아님 거기 사천왕 처럼 절을 지키고 있다.

눈을 뜨고 노적봉과 백운대 넘어가는 구름

을 바라본다.

노적봉은 볏가리 쌓아놓은 모양이지만,

"이슬 로"자를 쓴다.

백운대는 "흰구름" 이다.

이슬도 구름이고 구름도 이슬인가

색즉시공 공즉시색 인가


부황사지는 북한산성 용출봉 아래에 있다.

주차장서 4km 남짓 될까

바람이 잘 통하고, 백운대 VIEW가 좋다.느티 아래 평상에서 멍때리기 좋고,

커피 마시기 좋다.

깊은 가을이면 배를 깍아도 사과맛이 날 만큼, 붉은 단풍이 최고인 곳이다.

그래도 절터이니 참선을 하고, 명상을 하고,

전나무 끝에 "내 눈"을 걸고 저 아래 앉은 "나 "를 내려다보기 좋은 곳이다.

8월 녹음은 더 없이 짙고

나무들은 열매 키우기에 분주하지만, 탐방로 곳곳에태풍이 지나간 것처럼 잘게 잘린 참나무 가지가

수북 수북하다. 떨어진 가지에는 반드시 도토리가

2~3 개 달려 있다. 가을이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거우벌레" 란 놈들 짓이다.

너무 작아서 TV 에서 한 번 보았을 뿐이다.

이 놈들이 도토리에 알을 까 놓고, 되돌아 와서

나무가지를 잘라 땅으로 보낸다.


거우7.jpg

이 놈(인터넷 캡쳐) 이다. 길이가 2 cm 정도란다.

땅에 떨어진 알은 유충이 되어 도토리를 파먹고 땅 속으로 숨는다.

봄이 되면 나무로 올라가 똑 같은 짓을 한다.

엄청난 양의 도토리가 떨어지고 있다.

어차피 북한산에는 도토리 먹을 다람쥐가 없다. 다람쥐 구경 한지가 언제인지도 모른다.

다람쥐 없으니 청설모도 떠나 간 듯 하다.

그나마 이 녀석들 때문에 갈참나무 개체수가 조절되나?

느낌상 갈참나무는 줄고, 단풍나무가 늘어간다.

등산객, 들고양이, 야생견만 자꾸 자꾸 늘어간다.


북한산의 많은 사찰들이 대개 폐사지 수준에서 다시 중창, 중건된 곳들이 많다.

특히 북한산성은 쌓을 당시 , 몇 천의 스님들을 동원 했었고, 승병으로

조직되어 있었다. 이른바 "승병대"인 것이다.

나무도, 숲도, 사찰도 큰 덩어리 북한산성 안에서 살아가고 사라지고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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