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 책방과 인왕산 숲길

3km 숲 길에서 하루종일 놀기.

by 류성철의 작은여행

우연히 들렀던 청계천 1가 SK 빌딩 로비의 서울 관광 안내소에서 "서울등산관광안내서"라는

작은 책을 얻었다. 아마 외국인을 위한 영문판을 만들고, 한글판도 인쇄 했나 보다.

북한산,인왕산, 북악산, 관악산의 많은 코스를 짧게 짧게 만든 "하이킹 여행" 안내서이다.

山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정도의 안내서는 너무 짧고 간단하다 할 것이지만,

내가 추구하는 "작은 여행과 운동"에는 딱 맞춤인 것이다.

북한산 백운대 올라가면 늘 외국인을 여럿 만나게 된다. 등산로 입구에 아예 임시 안내소를 차려놓고,

외국인이 나타나면 "HI ! May I help you? " 하고

부른다. 등산화 및 스틱을 빌려 주기도 한다.

내 눈으로 보면 외국인들 복장은 등산 해서는 안되는 수준이다. 장갑을 무상으로 줬으면 좋겠더라.

쇠밧줄 난간을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도 외국인 여럿 만났다.


오늘 내가 선택한 길은 6번 인왕산 숲 길. 안내서에 따르면 3.0km 90분의 미니 코스.

사직단 -수성동 계곡- 해맞이 동산 - 가온다리 -청운공원- 윤동주 문학관, 창의문 이다.

옛 날 기억 더듬어가다가 사직단을 놓치고 마을길을 굽이돌고 돌아 수성동 계곡으로 바로 가게 되었다.

혼자 다니면 좋은 점. 단연코 헤매도 좋은 거(?). 편안하게 둘레 둘레 다니면 되는 거다.

윤동주 하숙집터 지나 수성동 계곡에 이르니, 몇 달전 퇴사한 회사의 전기버스가 여러대 운행되고 있다.

반가워 ! 중국 CRRC 의 마을버스

나는 경북궁 1번 출구로 나와 사직 공원 올라 갔지만, 차라리 마을버스 9번을 경북궁 3출구에서 타고

바로 수성동 계곡으로 오는 것도 좋겠다.(숭례문-삼성본관-시청역-경북궁역-수성동계곡)

수성동 계곡. 다시 겸재 선생을 만난다. 이 근처에서 나고 자라셨다던가?

그의 작품 "수성동 "사진이 안내판에 붙어 있다, 水聲은 물소리 이다. 너른 바위와 그 사이 작은 계곡이

물소리가 좋게 생겼다.


다만, 저 위 인왕산 계곡이 너무 짧은 탓에 나는

물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다.

비온 뒤 2,3일이면 늘 물은 없을 것 같다.(8월8일)

연 이틀 비가 많이 와서 물소리 들으러 다시 갔다.(8월15일). 경북궁역 3출구에서 9번마을버스.

청량한 물소리가 정말 듣기 좋았다.

이제아 수성동을 이해 하였다.



겸재 선생의 위력은 2백 수십년이 흐른 지금 더

대단하시다. 그림 우측에 원래 시영 아파트거 있었는데 "좌측 하단 기린교" 발굴을 계기로 아파트를 철거하고 수성동 계곡을 복원 했으니 말이다.

내 사진도 저 기린교에 촛점을 둔다.

기린교를 건넌 4명의 소풍객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서촌에는 중인 신분의 문인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그 분들의 문학을 "위항 문학"이라 했단다.

숲 길 걸으며 처음 배운 역사였다.

그림과 오늘 사진을 비교 해 보면, 정말로

비슷한 사실적 묘사가 배어나다.



인왕산 숲 길코스는 그렇게 사직단에서 출발.

수성동 계곡을 거쳐 "초소책방"을 지나게 된다.

초소책방은 독재시절, 경찰들의 감시방어 초소였다.

인왕산을 개방하면서 그 건물을 재 활용, 개축해서

지금의 책방& 카페를 만들었다.

책을 사는 사람, 파는 사람은 거의 없고,

빵 과 커피 사들고 그 좋은 전망과 시원함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커피와 빵 값이 비싼게 흠결이지만

경비초소를 쉼터로 만든 발상은 GOOOD 이다.

서형13.jpg

도심을 바라보는 VIEW 가 워낙 좋아 그저 커피 홀짝이며, 한나절 앉아 있어도 좋다.

혼자 있는게 좋을것 같다. 마음이 조용 해 지고 싶어서이다.

비가 개이는 광복절 날, 발아래 중구 명동 일대와 남산이 갈끔하고, 멀리 롯데타워가 10분 단위로

구름 속에 숨었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다시 창의문 쪽으로 걸어 나오면 금새 "청운 문학 도서관"이고 그 다음이 시인의 언덕과

윤동주 문학관이다. 이것이 인왕산 숲 길 코스이다.

서형16.jpg

청운 문학도서관.

윤시인, 李箱 등의 문인들이 많이 살았던 동네여서 굳이 文學 도서관인가?

한가로이 책을 읽을 공간으로는 사치스러울 정도로 근사하고 멋지다.

사진은 열람실. 아래쪽 서가에서 책을 골라 여기 올라와 읽으면 된다.

아마 저 아래 경북궁의 왕자 쯤 돼야 이런 곳에서 독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근사하다.

여기 연못 정자에 오르면, 시원한 폭포가 보이고, 물소리가 즐겁다.

이어지는 길은 바로 윤동주 문학관과 시인의 언덕, 그리고 창의문이다.

한양 도성은 북악산으가파르게 이어진다.

사직단에서 시작된 인왕산 깊은 숲 길.

3 km 가 채 되지 않지만, 사직단, 수성동계곡, 초소책방, 청운 문학도서관

그리고 윤동주 문학관, 창의문을 이으면 하루 종일 코스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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