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부터 20권까지 내리 읽은 기쁨.
이른바 "은퇴 " 6개월차.
제법 잘 했다고 생각 하는 것이 있다면
1. 강화도에 조그만 채소밭을 일구고, 가꾼 일
2. 브런치 작가 된 일(작가는 낯설고 어색함)
3. 박경리 "토지"를 1~20 권 완독 한 일
4. 커피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추;득한 일을 꼽겠다.
"토지 전 권을 다 읽은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뭐 특별한 일이 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나는 늘 그걸 무슨 목표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생각 해 왔다.
최전방 쫄병 시절 우연히 얻어 읽은 단행본 하나,
대학시설 월간 문학지에서 어렵풋이 보았던 일부,
언젠가는 TV 드라마로 짬짬히 보았던 기억이 늘
그런 욕심을 내게 만들었다.
항상 궁금했었다.TV 드라마도 꼭 최종회에 집착하는 나는 "토지의 결말"이
토지 완간이 1995년인 것으로 알면 그 때 나는 11년차 직장인이었다.
챙겨보면 불가능하지도 않았을 텐데, 암튼 이제야 그것을 할 수 있었으니 내겐 "은퇴 후의 특별한 업적" 일 수 있다.
제 1권의 서문부터 20권의 마지막 까지 연속해서
읽는다는 것 자체도 나에겐 중요한 경험이자 기쁨 이었다.
조금 웃픈 것 같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일도 참 쉽지 않았다.
도서관 가서 빌려보면 작은 글씨에 너무 눈이 흐려왔고, 노트북으로 보면 금새 눈이 피곤해졌다.
빅사이즈 모니터를 설치하고서야 조금 편해지긴 했었다. 나이는 진짜 숫자에 불과 한 건 아니다.
문학사에 빛 날 대작, 대하소설로 꼽히는 "토지" 는 재미도 감동도 많았다.
최근의 베스트셀러라는 몇몇의 소설들의 이야기 구성이나 무슨 환타지 같은 전개는 적어도 내게는
영 마뜩치 않다. 그래서 박완서, 최인호, 조정래님 등등의 소설이 내게는 맞는 듯 하다.
소설, 에세이 등을 포함 한 달 평균 10여권씩 읽었으니 독서에 관한한 나는 부지런한 셈이다.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건 아니고, 어쩔 수 없는 한계 일 수 있는가 보다.
재미있게 읽을 뿐, 그저 수많은 독자 중 한 명 일 뿐.....
그렇게 고대, 기대하던 토지의 결말은 많이 아쉬웠다.
그 지난한 세월을 기다린 해방의 순간, 폭죽처럼 터질 환희 ? 주인공들의 기쁨?
같은 것들이 내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도 엄청 해방을 기다렸는데....
아무튼 실업급여를 받는 이 "실업상태" 에서 오래 기다린 토지 전 권을 다 읽은 것은
참 보람된 일아었고, 귀중한 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