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차 신입사원

다시 달려보기로 합니다.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가지 않은 길" 중에서

어쩌면,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의

그 남겨둔 길을 가기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살아가는 길이 두 갈래길을 다 가는 것이 아닌 한가지 길이라고 생각 되지만,

새삼 쫌~ 다른 길을 선택 해 봅니다.

여기서도 숲 속의 두 갈래 길이 없다 할 수는 없겠지만......

41년차 신입사원으로 출근을 시작 했습니다.

다소 머뭇거리기도 했으나, 실상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가을도 움푹~ 깊어가는 계절.

마냥 뛰어나가는 길 대신, 서둘러 알곡을 거두고 갈무리 해야 할 시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 집에서 출퇴근이 어려운 지방

2. 더 작아지는 연봉

3. 이제껏 보다 좀 더 힘들 것 이 분명한 포지션.

그렇게 3가지를 모두 안고, 숲 속의 다른 한 길을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흡족하고 평안합니다.

내가 일 할 수 있는 곳이 , 필요한 곳이 있다는 것

무엇보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해 나간다는 설레임.

그래, 아직은 나도 열심히 일 할 나이지. 내게 퇴직은 있어도 은퇴는 없다!!

깔끔하고 작은 , 오피스텔과 원룸의 중간 쯤 되는 ... 관리소장은 아파트라고 하는 ...

숙소를 하나 얻고, 승용차로 한가득 짐을 꾸려 내려 왔습니다.

생각보다 필요한 살림살이가 많습니다.

더 열심히 일할려고 합니다.

이제 무엇을 배워서 한다기 보다, 그 40년 겪은 세월의 캐리어를 잘 되새겨

한 짐 잘 풀어 내 보고자 합니다.

이제 신입사원 입니다.

<사진 두 컷은 이미 작은 여행으로 소개했던 강화의 석모도 휴양림 산책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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